• 최종편집 2024-04-08(월)
 



평소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도전하기 어렵다는 스쿠버다이빙과 프리다이버를 통해 느끼던 열정을 친환경 코스메틱 제품시장에 쏟아부은 젊은 창업가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명지대 창업보육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저희 ‘복스하우스’의 바디워시 제품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간편하게 샤워하고, 여유로운 아침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천연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여 온 가족이 모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어요. 비타민 폭탄(비타민 A, B, C, E)은 샤워와 동시에 생기를 충전시켜주며, 12가지 허브 추출물은 영양분이 풍부하고 피부 진정 효과에 탁월합니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확신뿐만 아니라 환경에 무해한 소비문화 정착에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이야기하는 젊은 CEO의 행보를 따라가본다. _김민규 기자

청년 사업가 김태규 대표의 시작은 ‘친환경’이나 ‘코스메틱’과는 거리가 먼 의류 전공에서 출발했다. 사회생활을 패션유통업계에서 시작했지만 그보다 항상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세상에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지인의 소개로 새로운 일자리가 있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 일이 바로 ‘친환경 세제, 화장품’ 관련 일이었어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신생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제 성격상 무엇 하나 대충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일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죠. 예전부터 어떤 일을 시작하면 그 일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편이에요. 그때는 새벽까지 안자면서 일하기도 했으니까요.”
신생기업에서 2년 동안 바닥부터 실력을 갈고닦은 노력과 경험 때문에 현재 스타트업을 운영하는데 많은 밑거름이 되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소규모 인원이었지만 누구랄 것도 없이 열정적으로 일을 한 덕분에 전 직장은 크게 성장할 수 있었고 그때 김 대표는 자신에게도 사업의 DNA와 열정이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평소 일도 열심이지만 일만큼이나 관심이 있는 분야가 바로 스포츠였다. 평범한 것보다 도전과 모험을 좋아하는 그가 빠진 운동은 바로 ‘스쿠버다이빙’. 예전에 해외에서 스쿠버다이빙 리조트에서 일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스쿠버다이빙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사실 이 일을 하기 전에는 프리다이빙을 배워보고 싶었어요. 너무 일에 스스로를 몰아붙이다 보니까 몸도 많이 지치더라구요. 그래서 평소에 스쿠버다이빙도 좋아하다 보니 해외로 나가서 일을 배워볼까 하다가 예전 경험때문에 ‘친환경 화장품’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의 사업 아이템은 경험에서 나온 것이었다. “예전에 리조트에서 근무할 때 지역의 더운 날씨와 물에 자주 들어갔다 나오는 일의 특수성 때문에 샤워를 자주 해야 했어요. 그런데 제가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서 평소에도 화장품이나 바디케어 제품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미국이나 유럽에는 피부에 자극도 덜 가고 친환경을 모티브로 한 코스메틱 제품이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해외에서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다가 문득 왜 우리나라에는 그런 제품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서 직접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브랜드까지 만들게 되었습니다.”



김 대표가 복스하우스를 만들던 시기가 바로 코로나19의 유행과 맞물려 있었다. 아무리 자신있는 창업가라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겠지만 그는 용기가 필요한 결정을 내렸다. “위기가 역으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제품을 구상할 때는 여행용으로 휴대하기 간편하게 용기도 작게 만들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모든 걸 바꿔놓았습니다. 그건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코로나19 때문이라는 좋은 핑계가 될까 오히려 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습니다.” 그는 갑작스런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조금의 지체도 없었다. 제품 사이즈, 구성, 예상 소비자와 시장까지 모든 부분을 손봐야 했지만 손실을 최소로 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 덕분에 2021년에는 신제품 런칭 계획으로 가득하다. 올인원로션을 시작으로 향기가 강조된 핸드&바디로션, 식초로 만든 린스, 소금으로 만든 치약까지 재료와 아이템이 더욱 다양해질 계획. 여기서 공통된 부분은 언제나 ‘친환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김 대표는 현재 소속되어 있는 명지대 창업보육센터에도 고마움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사실 운이 좋게도 좋은 기회에 이곳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센터에 ‘창업 매니저’분의 코칭을 받아 회계, 노무, 인사, 투자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실무적인 조언을 많이 얻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함께 할 인재들을 구할 계획입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저의 사업 가치들을 좋은 인재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사업으로 인한 수익 창출 외에도 ‘친환경 소비 문화 정착’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장기적으로는 이윤을 조금 덜 남기더라도 환경에 해가 덜 되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브랜드가 살아남을 것입니다. 소비자와 환경에 이익을 주는 소비문화에 대해서 해외에서는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받아들이는 문화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편리함’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거창하진 않지만 이런 소비문화를 개선하는데 일조하는 것 또한 복스하우스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몇 년 사이에 이루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 물었을 때 김태규 대표는 미국의 ‘닥터브로너스’나 국내의 ‘아로마티카’와 같은 친환경 코스메틱 분야를 선도하는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직 저희 브랜드는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분야에서 제가 얻을 수 있는 성과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는 아직 저희 제품과 같은 친환경 코스메틱 제품을 경험해보지 못한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그저 친환경적으로 보이는 디자인이나 외형적인 부분에 초점이 치우쳐져 있거나 친환경이라는 기준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아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친환경 제품이라고 해서 기능적으로 결코 모자라거나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근차근 소비자들에게 저희 제품이 가진 진정성을 잘 설명해나가면 언젠가 믿음을 드릴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바쁘게 전화가 울리는 김 대표에게 평소 취미나 관심사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도 그의 대답은 ‘친환경’과 닿아있었다. “저는 예전부터 물에서 노는 걸 좋아했어요. 스쿠버다이빙과 프리다이빙을 좋아해요. 하지만 요즘엔 시간이 많이 없어서 제가 키우는 반려견이랑 산책을 하거나 집 앞에 있는 텃밭을 가꾸면서 시간을 보내는 편입니다.”
복스하우스의 아꾸아 리퀴드솝은 ‘숙성’ 단계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흔히 사람들은 샴푸나 바디워시라 하면, 공장에서 몇 가지 재료를 섞어서 빠르게 만들어내는 제품을 떠올린다. 하지만 김 대표의 브랜드 제품은 시간이 필요한 ‘숙성된 친환경’을 원료로 만들고 있었다. 환경을 먼저 생각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젊은 CEO 김태규 대표의 올해가 기대된다. [1110]

주간인물(weeklypeople)-김민규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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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추출물로 만든 친환경 코스메틱 브랜드로 화제! 스트레스를 씻고 수분과 에너지를 충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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