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사흘간의 가오픈 기간 동안 천여 명의 사람들이 다녀가 화제가 되고 있는 카페가 있다. 가장 부산다운 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진 이 카페는 독특한 이름으로 그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이는 바로 부산 영도 청학동의 신기산업. 카페라기엔 다소 생소한 이름을 가진 이곳은 부산에서 오랫동안 자리해온 제조업 기업이다. 일반인들과의 교류가 전혀 필요치 않은 제조업 기업이 카페란 이름으로 대중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어 찾아가본 신기산업. 그곳에서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성민 대표를 만나보았다._박지영 ­­기자


갑작스런 경영승계
리만사태로 인한 경영악화
위기를 딛고 새로이 일어나, ‘신기(新起)’



부산에서 오랫동안 제조업 기업으로 자리해온 신기산업은 87년에 설립된 청룡금속이 그 전신이다. 미국 코스트코, 월마트 등에 제품을 100% 납품하며 2001년에는 500만불 수출탑을 달성할 정도로 탄탄한 기업이었던 청룡금속. 그러나 30명의 직원이 4명으로, 든든했던 공장을 폐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아버지께서 암으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어요. 경영에도 제조업에도 아무런 지식이 없었던 상황에서 제대로 경영승계가 이뤄질 시간도 없이 대표직을 맡게 됐어요. 그와 동시에 2008년 리만사태로 인해 모든 주문과 거래가 끊겼죠. 그렇게 이곳, 청룡금속이 시작된 영도 옛 창고로 돌아왔어요.” 경영승계에 전혀 생각이 없었던 이 대표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회사의 존폐를 책임지게 되었다. 그가 대표직을 맡으며 가장 먼저 한 일은 해외의 다양한 전시회, 박람회를 다니며 바이어를 모색한 것. 기존의 단일화된 바이어를 다양화하는 일에 몰두했다. “한 곳의 바이어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납품하는 방식에서 보다 다양화된 바이어를 통해 안정적인 경영이 필요하다 생각했어요.” 각종 전시, 박람회를 통해 그는 다이소, 아트박스, 핫트랙스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회사들의 제품을 OEM방식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카카오프렌즈 제품 생산을 시작하는 등 유명한 캐릭터 제품들을 다량 생산하면서 새롭게 일어난 신기산업. 그래서 그 이름 또한 새로울 신(新), 일어날 기(起)로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직원복지를 위한 카페 신기산업
신기산업의 제품 전시와 더불어
부산다운 뷰로 영도 랜드마크로



정식 오픈기간도 아닌 가오픈 기간동안 천여 명의 사람이 다녀간 카페 신기산업. 부산 영도 청학동에 자리한 카페 신기산업은 본디 청룡금속이 시작한, 창고로 사용되던 곳이다. 믿고 따라와 준 그리고 신기산업을 새로이 일으키는데 고생한 직원들을 위한 복지의 목적으로 만든 공간이었으나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가장 부산다운 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지면서 영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카페를 시작한 이유는 직원들 복지차원과 더불어 저희 회사를 알리기 위함이었어요. 일반 사람들이 사용하는 많은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지만 신기산업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 훨씬 많잖아요. 그래서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면서 이곳에 우리의 제품을 전시해 회사를 알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카페 한 곳에 마련된 제품 전시 공간에는 신기산업의 자체 브랜드 제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미니멀한 디자인과 실용적인 제품 그리고 저렴한 가격대로 카페를 방문한 사람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받아 조금은 놀란 기색의 이 대표. 이윤을 창출하기보단 회사를 알리고 싶어 방문한 손님들께 그냥 드리기도 한다고. “생각보다 너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사실 많이 놀랐어요. 저희 카페와 제품 모두 좋아해주셔서 앞의 공장도 카페로 바꾸어 보다 많은 분들이 다녀가실 수 있게 그리고 더 많은 제품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계획 중이에요.”


제조업과 디자인의 접목으로
새로운 시너지 효과 창출
영도, 나아가 부산의 대표기업으로 자리하고파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하고 자체 브랜드 출시로 15개국에 수출하는 등 제조업 기업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는 신기산업. 많은 디자인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신기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디자인 회사가 아니다. “디자인 기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바꾸고 싶지는 않아요. 저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제조업 경력에 있어요. 그 힘을 바탕으로, 단순 디자인 기업에서는 가질 수 없는 제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디자인과 접목,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제조회사로 거듭나고 싶어요.” 자체 브랜드 출시, 카페 오픈 등 독특한 행보 역시 디자인제품을 만드는 제조회사로 거듭나는데 구상한 여러 프로젝트 중 하나라는 이 대표. 그 꿈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직원들을 부자로 만드는 것이다. “저희 직원들이 보통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굉장히 젊은 편이에요. 그래서 다 같이 노력해서 다 같이 잘되는 것, 그게 제 목표에요.” 나아가 영도의
대표기업, 부산의 대표기업으로 자리하고 싶다는 이성민 대표. 그 꿈을 위해 그는 오늘도 바쁘게 뛰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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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박지영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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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과 디자인 접목으로 새로운 시너지 창출-위기를 딛고 일어나, 신기(新起)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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