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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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혜공왕, 봉덕사 신종을 만들었지만, 종이 울리지 않아, 어린아이를 쇳물과 함께 녹였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선덕대왕신종. 후대 사람들은 종소리가 마치 어린 딸이 어머니를 부르는 듯 ‘에밀레(에미 때문에), 에밀레(에미 때문에)’ 울렸다 하여 ‘에밀레종’이라 불렸다. 경주의 아름다움 중 하나인 에밀레종을 형상화한 페스츄리가 있어 인기다. 경주 성동동에 크루아상 맛집, 오디네르를 운영한 이준호 대표가 문을 연 에밀레 브레드(Emille Bread)가 주인공이다. 가장 경주스러운 페스츄리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색 관광상품의 이야기를 담았다. _박미희 기자

 

“경주에는 여러 빵이 있지만 에밀레종을 형상화한 빵은 없더라고요. 경주의 아름다움 중 하나를 빌려 경주다운 페스츄리를 만들었습니다. 반죽부터 숙성, 발효, 성형까지 수작업으로 정성을 더한 가장 경주스런 페스츄리, 에밀레 빵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셨으면 해요(웃음).” 제품의 착안에 대해 말하는 이준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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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네르 전경


올해 서른의 이준호 대표는 실력 있는 외식경영인이다. 그의 고향은 경주, 1남 1녀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가계를 일으키기 위해 창업에 도전했다. 어머니 지현주 대표와 디자이너인 동생, 이윤지 씨와 힘을 합쳐 2018년, 경주 성동동에 베이커리 오디네르를 열었다. “가계를 일으키기 위해 가족들과 힘을 합쳐 사업을 시작했어요. 제과제빵에는 전혀 문외한인지라 기술을 배우기 위해 무작정 유명한 베이커리를 찾아가 문을 두드렸어요. 기술 전수 비용을 내고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했으니, 선뜻 응해주는 곳이 없더군요. 그중 부산의 유명한 베이커리에서 제안을 받아주셨어요. 그렇게 주경야독으로 기술을 배웠고 절박한 심정으로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2018년, 경주 성동동에 오디네르를 연 이후로도 독학으로 베이킹을 계속 공부했습니다.”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책임감으로 시작한 창업. 그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가 출연했고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야말로 매출이 뚝 떨어지니까, 정말 위기다 싶었죠. 그럴수록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렇게 연구 개발에 매달린 끝에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고요. 배달을 시작하면서 ‘크루아상 맛집’으로 금세 입소문이 났어요. 그러면서 다행히도 매출이 반등해,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웃음).”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나갔다. ‘가장 경주다운 페스츄리를 만들겠다’라는 창업 아이템을 생각해낸 것. “경주는 빵의 도시라고 할 정도로 많은 빵이 있잖아요. 그런데 에밀레종을 형상화한 빵은 없어서, 에밀레 빵을 만든다면 참신할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에밀레종 도안을 그려, 주물 제작을 의뢰했어요. 제조사에서도 ‘에밀레종’ 틀을 만든 것은 처음이라, ‘정말 참신하다’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결이 살아있고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페스츄리를 만들기 위해서 레시피를 계속 연구했어요. 에밀레종의 아름다움을 살릴 수 있는 패키지 디자인과 브랜드 컨셉을 잡기 위해 제품 디자이너인 동생이 많은 도움을 줬고요. 그렇게 올해 초, 경주 사정동에 에밀레 브레드를 열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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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네르의 다양한 제품군

 

경주시외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에밀레 브레드는 ‘경주 빵지순례’에 소개되는 맛집이다. ‘경주에서 선물하기 좋은 디저트 빵’으로 SNS에서 소개되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그린’과 ‘우드’를 메인 컬러로 산뜻하고 감성적인 공간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가장 경주스러운 페스츄리를 표방하는 만큼, 제품 패키지, 공간인테리어에도 경주스런 감성을 듬뿍 담았다. 크림이 들어가지 않은 ‘오리지널’, 안에 ‘바닐라’, ‘초코’, ‘얼그레이’, ‘말차’ 크림이 든 총 5종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외에도 미니경주빵, 미니찰보리빵도 만나볼 수 있다. 개당 가격은 3천 원으로 4구 세트(12,000원), 3종 모둠(18,000원), 8구 세트(24,000원) 등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경주에서 선물하기 좋은 디저트 빵’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에밀레종을 형상화한 예쁜 디자인, 갓 만들어 신선한 맛, 경주다운 특색을 담은 개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기억에 남는 손님에 관해 묻자, 이준호 대표는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경주에서 탬플스테이를 하는 외국인이셨어요. 처음에는 ‘스님들에게 맛보여 드리고 싶다’라며 제품을 사가셨는데, 며칠 있다가 다시 가게를 찾으셨어요. 그분은 ‘빵이 너무 맛있어 다시 사려왔다’라며 ‘가장 경주다운 빵’이라고 거듭 칭찬을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에밀레 빵을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어, 늘 감사할 따름이죠(웃음).”


이준호 대표는 빵에 열정을 담는 베이커다. 빵 만드는데 무엇하나 허투루 하는 법이 없는 열정가. 젊은 그는 자신의 가능성을 실험하며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곁에서 늘 힘이 되어준 가족들과 성원해주신 손님들에게 감사함을 전해요. 처음 마음 그대로 앞으로도 오디네르와 에밀레 브레드를 잘 운영해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열어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쳐보고 싶어요. 이를 통해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베이커리를 만든 것이 꿈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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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레종을 형상화한 가장 경주스런 페스츄리, ‘에밀레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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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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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츄리 맛집이 전하는 새로운 맛, 경주의 아름다움을 담은 ‘에밀레 빵’ - 이준호 에밀레 브레드 · 오디네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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