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건축은 동결된 음악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쓴 괴테는 음악과 건축을 하나로 보며 찬란한 정의를 내렸다.
‘건축’은 각 요소들 시간, 장소, 재료, 기술, 경제 그리고 개인의 천재성이 함께 작용하여 이루어진 ‘종합 예술’이다.
‘건축’은 인간의 창의성이 미치는 범주 내에서 높고, 낮은 음조를 넘나들며 울리는 문명의 가장 사랑받는 ‘선율’이다.

김태윤 건축가는 1mm의 간극으로 귀결되는 뛰어난 건축물을 위해, 치열하게 건축의 요소를 조율하는 젊은 건축가다. _박미희 기자

“특정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으려, 매번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비(非)건축의 건축화에 관심을 두고 탐구합니다. 대지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더 좋은 건축물을 짓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입니다.” 자신의 건축 철학에 대해 말하는 김태윤 건축가.

그는 지역 건축 문화를 이끄는 젊은 건축가다. 훌륭한 건축가였던 부친의 뒤를 이어 건축가가 된 김태윤 건축가는 뛰어난 건축 감각을 지닌 사람이다. 경상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국립 파리-라빌레트 건축학교(ENSAPLV)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프랑스 건축사(HMONP)이자 프랑스 건축협회 정회원이다. Atelier Christian de Portzamparc, Massimiliano Fuksas Architecture, Loci-Anima  Architecture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9년간의 프랑스 생활을 마치고 2018년, 경남 창원시에 엠플레이건축을 설립했다. 엠플레이건축은 창의적 사고로 참신한 도전을 계속하는 젊은 전문가 집단으로 지역 건축계의 활력이 되고 있다. “건축은 1cm, 1mm의 작은 간극으로도 결과물에 큰 차이가 날 수 있어요. 그래서 작은 차이일 수 있는 미터(m)도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뜻에서 ‘M’ play architecture라 이름 지었습니다.”
최근 마산보건소 증축을 위한 설계 공모에 당선되어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당선작은 집합과 다양성으로 도시를 해석하고 이를 건축물에 창의적으로 잘 적용해 증축하는 평면 구성이 명쾌하고 기능적인 분화가 우수한 계획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의 호평을 얻었다. “대지가 갖고 있는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애썼어요. 보기 드문 수직 증축이라 공간이 갖고 있는 한계가 컸습니다. 좁은 공간에 최대한 창을 내어 환기와 채광이 좋도록 공간 구성을 했고 지역의 높아지는 복지 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기획을 했습니다.”


그는 대지의 한계를 받아드리고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건축을 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인천 강화도, 디저트 카페 아뚜드스윗(A TOUT DE SWEET)이다. 이곳은 인근 지역에서 찾아보기 드문 아름다운 건축물로 화제가 됐다. “이 대지는 강화도 중심가라 오션뷰가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넓은 주차장의 모서리에 자리했었죠. 지역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생활도로가 주차장 뒤로 연결되어 있고 주변은 온통 크고 작은 주택과 상업 시설로 둘러싸여 있어 지리적 환경적 장단점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카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외부보다는 안으로 머물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어요. 1층 카페는 거친 벽에 의해 숨겨져 있고, 주차장과 5층 높이의 상업시설을 마주 보게 해 외부를 향해 오픈된 공간보다 내부로 시야가 집중되는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발코니와 만나는 곡선 입면을 구성해 외부로부터 주거공간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동시에 내부로 자연채광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어요. 전체적으로 노출 콘크리트를 쓰고 밝은 내부 조명을 써서 뮤지엄의 작품처럼 카페의 디저트가 가장 돋보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김태윤 건축사는 현재 경남대학교와 인제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획일화된 틀에 갇히지 않는 열린 사고를 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고 있는 것. “예를 들어 창원의 대표적인 화가, 문신을 생각하며 건축물을 지어보라는 과제를 내줘요. 인물이 갖고 있는 고유한 스토리를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어떤 스타일에도 얽매이지 말고 자신만의 색깔을 담아낼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자기 복제를 하는데 그치는 건축가가 아니라 열이면 열, 다른 색깔을 지닌 건축물을 건축할 수 있는 건축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아름다운 공간과 머무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뛰어난 건축물을 위해서, 김태윤 건축가는 오늘도 치열하게 고민한다. 하나의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매번 새로운 접근으로 뛰어난 건축물을 탐구하는 그의 차기작이 기대된다. [1120]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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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새로운 접근, 끝없는 탐구로 새로운 심미안(審美眼)을 열어가는 젊은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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