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코로나19로 외식업계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배달, 포장 서비스가 중요해지며 전국의 맛집을 집에서 맛볼 수 있는 택배음식 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런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부산 참치명인’의 이름을 걸고 전국의 소비자들을 만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부산 4대 일식조리기능장 중 하나인 이정태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주간인물은 뚝심 있는 한우물 경영으로 소상공인의 성공모델이 되고 있는 이정태 대표의 이야기를 담았다. _박미희 기자


이정태 대표는 부산을 대표하는 참치명인이다. 2019년 부산광역시 명인선정위원회에 의해 명인 번호(19-04)를 부여받은 부산 4대 일식조리기능장이다. 그의 이름을 건 이정태본참치는 전국의 미식가들이 찾는 외식명소로 유명하다.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CEO인 이정태 대표는 뚝심 있는 한우물 경영을 해온 사람이다. 1997년 조리계에 입문한 그는 2007년 부산 중앙동에 10평 남짓한 가게에서 본참치를 개업한 이후로 4번의 확장·이전을 거쳐 지금의 100평 규모의 업장으로 키워냈다. 언제나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담아 본(本)참치로 첫 상호명을 지었을 만큼 투철한 장인정신을 지켜오고 있다.
“2007년 중앙동에 10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서 15석으로 첫 가게를 열었어요. 보수적인 상권에서 청년이 참치집을 연다고 하니까 유명한 삼계탕집 사장님께서 ‘이 동네에서 장사를 잘 하려면 무조건 ‘싸고’, ‘맛있고’, ‘양 많으면’ 성공한다’며 조언하시더군요. 남들이 보기엔 단순한 이 말이 지금에 와서 보면 정말 내공 있는 조언이란 생각이 들어요. 매일 ‘어떻게 하면 손님을 잘 모실까’ 고민하며 극진한 마음으로 손님을 대접했죠. 아무리 바빠도 가시는 손님을 배웅하며 인사드리는 것을 잊은 적이 없어요. 단 한번 일하느라 잠시 정신을 판 사이에 인사를 못 드린 손님이 그냥 나가신 일이 있었어요. 한파에도 한달음에 중앙동 지하철까지 손님을 찾아 나섰지요. 다행히 그 손님과 뒤에 통화할 수 있어 죄송한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손님을 모시는 것, 그것이 본참치의 정신입니다.”
뛰어난 맛과 서비스로 인정받은 이곳은 찾아오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손님들이 많아져 가게를 확장·이전하기를 4번. 그 사이 전국에 유사상호의 가게가 생길 정도로 유명세를 치렀다. 이로 인한 오해를 풀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새 상호를 냈다. 가맹문의도 많았지만 본점 운영만을 고수하는 것이 이정태 대표의 뚝심 있는 한우물 경영철학이다. “전국에 본참치는 많지만 이정태본참치는 이곳이 유일합니다. 저희는 프랜차이즈 사업이나 지점을 운영하지 않아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것보다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를 지니며 전국에서 찾아오는 외식명소를 만드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 태’ 이름 석 자를 걸고하는 이 집 음식은 참 요리답다. ‘참치집이라기보다는 코스 요리 전문점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단골손님의 추천사답게 나오는 요리마다 셰프의 정성이 담겼다. 무엇보다 메인요리인 참치 요리는 인근에서 따를 자가 없다. 거친 파도를 헤치며 늘 푸른 바다를 누볐을 참치, 그 생동감 있는 맛이 혀끝에서 느껴진다. 선홍빛 빛깔부터 구미가 당기는 참치는 부위별로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고 입안에서 퍼지는 고소하고 눅진한 기름 맛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참치명인이 깐깐하게 고른 질 좋은 참치를 15년의 노하우로 해동하고 숙성해 깊은 감칠맛을 더했다. 섬세한 칼질로 썬 참치회 한 점에 ‘왜 참치를 최고의 횟감’으로 여기는지 수긍이 가는 맛이다. “참치는 어떻게 해동하고 숙성하느냐, 어떤 솜씨로 썰어서 손님상에 내놓느냐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에요. 저희는 열댓 명의 숙련된 셰프들이 모든 요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직접 만듭니다. 코스요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참치 요리를 개발해 내놓고 있어요.”

여기는 간장 하나부터 다르다. 시중에 유통되는 일본 간장은 흰살생선과 잘 어울리고 기름기 많은 참치에는 잘 어울리지 않아 직접 간장을 달여 쓴다. 김도 좋은 원초를 선별해 만든 돌김을 쓰고 참치회를 먹을 때 느끼함을 잡아주는 쯔게모노도 직접 만들어 낸다. 생일인 손님들을 위해 서비스로 미역국과 조기구이를 내놓고 유아를 동반한 가족단위 손님들을 위해 유기농 야채를 갈아 저염도로 만들어낸 이유식을 서비스로 제공할 정도로 세심하게 손님을 배려한다.

이곳이 더욱 특별한 것은 최근 양식에 성공한 욕지도 생참치회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시중에서는 주로 미국산, 멕시코산, 스페인산 축양참치를 냉동한 상태로 수입해 해동해서 먹어왔다. 최근 한국의 참치 소비가 늘어나자 2015년 해양수산부에서 수산물 유망품목으로 지정해 참치양식을 독려해왔다. 그 결실로 2018년 첫 출하가 된 이후로 우리 바다에서 자란 참치를 신선한 생참치를 먹을 수 있게 된 것. 이곳에서는 수시로 이정태 대표가 해체한 욕지도 생참치회를 즐길 수 있다. “냉동참치가 믹스커피라면, 생참치회는 원두커피에 비유할 수 있죠. 커피 소비가 늘면서 믹스커피보다 원두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듯이 앞으로 참치 소비가 늘어나면 점차 생참치에 대한 선호가 늘어날 것입니다. 이런 시장의 변화에 앞서 생참치를 내놓고 있어요.”
이정태 대표는 성공에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는 사람이다. 그는 부산 일식계의 몇 없는 조리기능장이다. ‘조리계의 사법시험’이라 불리는 조리기능장 시험은 조리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이후 7년 이상 현장 실무경험을 증빙해야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 최상위 단계의 시험이다. 조리기능장 시험은 필기시험 합격 이후 궁중한식, 한과, 병과, 떡, 음청류, 만두류 등 약 150가지의 한식으로 치러지는 공통과제와 일식, 양식, 중식, 복어 등 4가지 전문과정 중 선택과제로 치러지는 두 가지의 실기를 통과해야하는 고난이도의 시험이다. 그는 6개월 동안 10시간 이상, 강도 높은 수련을 계속하며 시험을 준비했고 그 결과 이례적으로 단 한번에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30대를 뒤돌아보면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쉬어본 적이 없었어요. 돌이켜 보건데 그때 남들과 똑같이 했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주방에서 청춘을 다 보냈지요. 그동안 쌓은 숙련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기술을 새롭게 습득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조리기능사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가게 운영도 뒤로한 채 오로지 수련에만 매진했어요. 고되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직업인으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동주대학교 호텔조리학과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풍부한 실전 경험과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조리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역을 키워내고 있는 것. 날로 치열해지는 외식업계에서 성공의 비결에 대해 묻자, 이정태 대표는 관록이 묻어나는 혜안을 말했다. “업장을 성공시키는 것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목표점을 향해 자동차를 잘 운전하려면 첫째, 튼튼한 엔진과 둘째, 방향을 잡아주는 조향장치가 잘 작동돼야합니다. 자동차의 엔진은 주방을, 조향장치는 홀 운영에 비유할 수 있지요. 두개의 쳇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가야 비로소 업장을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주방이 잘 운영돼야 좋은 요리가 나올 수 있고 홀 운영이 잘 돼야 비로소 손님들을 감동시키는 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맛’과 ‘서비스’ 어느 하나도 소홀함 없이 최선을 다 할 때 비로소 성공한 업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외식업계는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배달, 포장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졌고 전국의 맛집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택배음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그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바로 부산 참치명인의 이름을 건 택배음식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 “예전에는 음식점이 성공하면 전국에 지점을 내며 시장을 넓혀나갔지요. 하지만 이제는 굳이 지점을 내지 않아도 택배를 통해 전국의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중의 참치택배는 대부분 소비자가 직접 참치를 해동한 후 숙성해 썰어야만해서 그 번거로움이 컸어요. 무엇보다 참치는 어떻게 해동하고 숙성해 어떤 솜씨로 썰어내느냐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부산 참치명인이 깐깐하게 고르고 15년의 노하우로 해동, 숙성해 썰어낸 참치를 집에서 편하게 맛보실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서 이정태본참치를 부산 대표 외식명소로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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