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막걸리 ‘가야’는 프리미엄 막걸리로 100% 김해쌀로 만든 브랜드다. 조이덕 대표는 2020년 7월 농업회사법인 가야양조장을 설립 후 12월3일 프리미엄 막걸리 ‘가야’를 출시했다. 가야양조장은 경상남도 김해시 한림면 명동리에 있다. 우리나라 전통주에 대한 이념과 철학이 확고한 조이덕 대표를 만나 전통방식으로 만든 전통술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_신지원 기자

예로부터 농사지을 때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함께 했던 것은 우리나라 전통주다. 조이덕 대표는 와인과 맥주만큼 우리 전통주의 세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독일맥주는 독일보리로 만들고, ​프랑스 와인은 프랑스 포도로 만들고, ​일본 사케는 일본쌀로 빚기에 한국 쌀로 빚은 막걸리가 세계로 널리 나가야해요. 전통주도 음식·문화와 결부시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막걸리도 유럽의 고급 와인처럼 명주로 대우받아야 합니다.” 『삼국유사』의 가락국에 대한 내용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요례(醪醴)를 빚었다’는 기록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부터 탁주를 만들어 제사를 지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고, 고려시대 때 송나라 사신을 따라왔던 서궁이 지은 『고려도경』이라는 견문록에도 한국술에 관해 ‘술의 색이 무겁고 독하며 빨리 취하고 빨리 깨며 누룩으로 술을 빚는다.’는 내용이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에는 ‘흉년에 금주령(禁酒令)을 내렸을 때 어기는 백성이나 양반이 있다면 잡아다가 엄하게 다루어야 한다.’라는 내용이 있으나 ‘탁주(막걸리)는 요기(療飢·시장기를 면하다)도 되기에 (금주령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더라도) 그냥 넘어간다’고 언급되어있다. 그만큼 오랜 세월 우리나라 전통술을 즐겨온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주는 쌀로 만든다. 하지만 식량난 해소를 위해 1965년에 발표된 정부의 ‘양곡관리법’으로 쌀을 술의 원료로 쓰는 것이 금지되었다. 이로써, 다양한 우리 술의 전통은 단절됐고 우리 농산물로 빚은 쌀막걸리는 우리 입맛으로부터 멀어져갔다. 수입 밀가루로 만들어야 했던 힘들었던 시절을 반영하기도 한다.
조 대표는 첨가물 없는 쌀막걸리의 순수한 전통 맛에 반해 진정한 우리 술을 만들고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알고 있었던 막걸리 맛이 아니더라고요. 정말 맛있어 전통방식으로 만들어보기로 결심했어요”라며 전통주의 가능성을 봤다고 한다. 조 대표는 위스키 잭다니엘스를 수입하는 ㈜한국브라운포맨에서 15년여 근무하다가 전통주 제조와 유통에 대한 꿈을 향해 창업에 이른다. “저희는 신생기업으로 후발주자이지만 외국계 주류회사에서 쌓아 온 저만의 영업·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통주를 살려보겠다는 이념으로 시작했어요.” 
조 대표는 우수한 품질의 막걸리 생산을 위한 기술습득 뿐 아니라, 전통주 판매에 대한 연구도 끊임없이 한다. “주변에서 무모한 도전이랬지만 창업 마음먹고 2014년 퇴사 후 전통주를 어떻게 판매할지 5년여 동안 고민 많이 했어요. 판로개척이 중요한 건데 술맛은 좋지만 좋은 술을 만들어놓고도 판매를 못하고 있는 걸 봤어요.” 부모님의 근면·성실을 물려받았다는 조 대표는 새벽 3,4시 기상해서 하루를 시작한다. “천 개가 넘는 아이디어가 있다”며 안주하지 않고 레시피 연구에도 매진한다 “한 번 만에 술이 안 나와요. 양조학에서는 보통 50번 이상 똑같은 술을 빚어야 나온다고 해요.”
인공첨가물 없는 순수한 우리 전통방식으로 수작업 제조한 막걸리 ‘가야’는 자연스런 단맛에 와인같은 향기가 난다. “전통술은 진짜 꽃향이 나요. 전통방식은 쌀·찹쌀에서 나는 순수한 향, 발효·숙성과정을 거쳐 천연의 여러 가지 향이 어우러져요.” 막걸리 ‘가야’는 750ml 병당 시중가는 4천원대 중반으로, 병당 2천원 정도 유통되는 막걸리에 비해 비싸다. 발효기간의 차이다. 일반 시중 막걸리 발효기간이 1-3일인데 비해, ‘가야’는 30일이나 된다. 



조 대표는 가야양조장만의 퀄러티를 갖기 위해 수입농산물을 쓸 수 있는 일반양조 면허 대신, 지역농산물을 100% 써야 하는 ‘지역특산주 면허’를 받았다. “부모님이 재배한 쌀과 김해가야뜰쌀을 사용해요. 주원료가 쌀·누룩·효모·물인데, 쌀은 수입쌀이나 묵은쌀이 아닌 ‘2020년 햅쌀’로 만들었어요. 누룩은 김해지역에서 생산하는 곳이 없어서 우리나라 3대 곡자(누룩)중 유명한 진주곡자를 쓰고 있는데 향후에는 김해지역에서도 누룩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휴경지 활용으로 농가의 부가가치 창출도 언급한 조 대표는 “일본에는 사케 전용쌀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막걸리 전용쌀은 없다.”고 아쉽다며 “휴경지 활용해 양조용 전용쌀을 재배하면 농가 부가가치도 높이고, 토종밀을 재배하여 전통누룩을 만들어 많은 전통주 양조인들이 사용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양곡을 소모하기에 술 만한 것이 없다’고 했을 정도로 쌀을 가장 많이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은 가공이며, 그 중에서도 단연 술을 만드는 것이다.
“청결·위생도 철저히 하고, 저희는 첨가물 없는 전통방식이기 때문에 최대한 동일한 술맛을 유지하려고 힘써요.” 또한 마케팅을 위해 막걸리 이름이나 포장라벨에도 신경을 쓴다. 김해는 6개 가야 중 금관가야지역에 해당한다. ‘가야’막걸리 병을 보면 옛 가야의 철기문화가 떠오르는 청색 라벨에 금관을 상징하는 황금색이 눈에 띈다. “받아들이는 분들이 김해평야의 황금들녘이라고도 하던데 원래는 김해 왕관이에요. 황금을 뜻한 겁니다.”
중·노년층은 물론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애썼다. 20대들 대상의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도 좋았고 와인전문소믈리에·호텔 셰프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12월 초 판매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주문이 쇄도했다고 한다. “지역에 우선 뿌리 내려야 해요. 술을 처음 입문하게 되는 20대 젊은이들이 전통방식의 전통주를 접함으로써 나이 들어가면서 젊을 때 먹었던 그 맛을 그리워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술이 진정한 우리 술인지, 왜 우리 술이 중요한지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젊은 분들이 전통주를 많이 찾아주길 바래요.”
이번 2021년 신축(辛丑)년 새해를 맞아 설날명절선물세트 1000세트를 제작하는데 새로운 제품 ‘님그리다’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사람마다 각자의 ‘님’이 있잖아요. 사랑하는 ‘님’부터 부모님·친구·친척 등이 될 수도 있고요. 이번 새해 첫날 차례에 일본식 정종 대신 우리 김해만큼은 전통술 ‘가야’ 막걸리를 올리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조 대표는 “‘가야양조장’ 하면 ‘정직한 술을 만드는 곳,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로 누구나 감탄할 수 있는 막걸리!’로 인식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인터넷으로도 만날 수 있어 전국에서 구매 가능하다”고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가격만 비싸다고 프리미엄급이 아니고 전통방식과 인공감미료 없이 우리농산물로 만들어야 해요.” 전통방식의 전통주는 기다림의 미학이 있는 매력 있는 술이다. 정직한 술, 우리 진짜 술을 만들고 싶다는 조 대표.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어 혼신을 다해서 몸과 마음 다 쏟아 부어 정성스런 술을 만들고 싶다. 창조하는 것이 결국 혁신이다. 제가 만든 막걸리 ‘가야의 자부심으로 앞으로 다양한 것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계속 주고 싶다”며 자신에 차 있는 모습이 엿보였다. 김해쌀로 만든 막걸리인 만큼 김해 지역에서 우선 기반을 쌓고 경남도에서 전국으로 확대해나가고 싶다는 조 대표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1109]
 
주간인물(weeklypeople)-신지원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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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료 없이 우리농산물 사용한 가야양조장의 수제 전통막걸리 ‘가야’, 정직한 술 · 정성스런 진짜 우리술 만들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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