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김용준 대표(왼쪽)와 장인정신이 빛나는 아버지(오른쪽)

 

14만 명의 작은 도시 김천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호두먹빵’. 쫄깃한 맛과 고소하면서 바삭한 식감으로 출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김천을 대표하는 새로운 명물이 화제다. 30년 넘게 베이커리 외길을 걸어온 아버지를 이어 걸어가는 젊은 CEO의 당찬 포부와 열정을 주간인물이 담아냈다. _김민규 기자

전국 팔도를 대표하는 지역특산물은 언제나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다. 하지만 그동안 김천을 대표할 만한 뚜렷한 특산품이 없는 상황에서 출시되자마자 무섭게 입소문에 오르내리는 김천특산품이 바로 ‘김천호두먹빵’이다. 김천호두먹빵이라는 이름은 소개를 담기에 충분했다. 김천의 자랑이자 전국 생산 1위인 ‘김천호두’를 활용한 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보통 호두라고하면 작은 크기의 호두과자를 떠올리지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손에 쥘만한 크기의 ‘빵’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30년 넘게 오로지 빵만 만들어오신 아버지의 노하우와 외식산업을 전공한 아들의 감각적인 브랜딩과 전략으로 출시 1년 만에 만든 성과는 화려했다.
아버지와 함께 직접 빵을 생산하고 각종 지원사업과 오프라인 매장을 관리하는 김용준 대표의 일상에 휴식조차 사치인 듯해 보였다. “이 일을 시작하고는 쉬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어딘가로 이동하는 시간이 저한테는 쉬는 시간이에요. (웃음) 전공으로 외식산업을 공부하면서도 언젠가는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빨리 시작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웃음) 어느날 아버지께서 뭔가를 연구하고 계신 걸 보고는 뭐하고 계시냐고 여쭤봤는데 아버지께서 김천을 대표할 만한 특산품을 개발 중이라고 하셨어요. 저도 사실 김천에서 살면서 한 번도 그런 고민을 해본 적은 없었는데 아버지의 철학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어요.” 
김 대표는 고된 일과에도 불구하고 유달리 웃음이 많았지만 이 일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만큼은 진지해 보였다. “사실은 처음에는 6개월 정도만 도와드리고 보는 눈을 넓히려 취업을 할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아버지와 함께 일을 할수록 배우는 것도 점점 많아지고 무엇보다 김천 지역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든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김천 특산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개발 3개월 만에 ‘김천호두먹빵’이 김천 특산품으로 발탁되기까지 짧지만 고된 여정이라고 했다. ‘김천호두먹빵’이라는 이름은 김 대표의 아버지께서 지은 이름으로 ‘먹빵’의 ‘먹’은 오징어먹물에서 따왔다고 했다. 김 대표는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지원사업이나 사업 관련된 여러정보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고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발로 뛰고 다양하게 찾으면서 얻은 성과는 대단했다.



2019년에 경북국제식품박람회, 부산국제관광전에 참여했으며 KTX김천구미역 로컬푸드매장에 입점하는 성과를 이뤘다. 누구나 힘들다고 하는 2020년에는 구미역사와 동대구역사 매장에 입점하였고 ‘대한민국 동행세일 라이브 커머스’에서 5분 만에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경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상을 수상하고 제1기 로컬크리에이터로 발탁되기도 했으며 벤처기업에도 선정되었다. 이 모든 게 2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세운 성과였다.
김천에서 동대구역사 매장까지는 1시간 30분, 왕복 3시간이 넘는 거리를 다니면서 부지런하게 매장을 관리하고 고객들의 반응을 꼼꼼히 살피는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사실 누군가는 저희가 하는 일을 단순히 빵을 만들어 판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김천 호두는 전국 호두생산량 30%정도를 차지하고 씁쓸한 맛이 나지 않으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의 균형감이 좋은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분들이 김천 호두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문제를 김천호두먹빵을 통해서 해결해 나가고 나아가 많은 고객들에게 ‘김천’이라는 지역을 알리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더 많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김 대표는 아버지의 장인정신에 대해서도 힘주어 설명했다. “아버지께서는 예전에 어려운 시절에도 상품에 대해서는 조금도 대충 만드시거나 타협하시지 않으셨어요. 지금도 저에게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에요. 만약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머지도 전부 폐기처분 해 버릴 정도로 깐깐하시고 기준이 높으세요. 그 덕에 조금 고생은 하지만 (웃음) 일 하나는 제대로 배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해서 어려운 부분은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특유의 웃음과 긍정적인 말투로 답했다. “특별히 어려운 부분은 없어요. 저는 오히려 가족끼리 일하는 걸 추천하는 편이에요. 편하고 신뢰가 있는 분위기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아주 행복한 겁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하루가 온통 일로 가득 차 있었다. 평소에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한참을 생각하고 말했다. “생각해보면 이 일을 시작한 뒤로는 취미가 딱히 없는거 같습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음악을 듣는 게 취미라면 취미인데 사실 그럴 때도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어요. 아직 모르는 것도 많고 처음인 것도 많아서 배워야 하는 것들도 많이 있거든요.” 오히려 일하는 시간이 편하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대학 시절 부지런히 창업동아리에 참가하거나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면서 바쁘게 지내 온 탓인지 바쁜 일상이 익숙해 보였다.    
김 대표는 바쁜 와중에도 현재 2021년 경북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를 목표로 프리스쿨 과정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희 아버지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으세요. ‘내실을 다져야 한다. 그리고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며 멀리 볼 줄 알아야 된다.’ 저는 사업을 하면서 그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기도 하구요.(웃음)”
앞으로 계획이나 이루고 싶은 성과에 대해서 묻자 지금 하고있는 것들에 집중하면서 성급하지 않게 기반을 잘 다지고 싶다고 말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김천을 대표하는 젊은 CEO의 앞길이 기대된다.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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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 지정 명품특산품 ‘호두먹빵’ 대를 이어온 김천을 대표하는 새로운 먹거리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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