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순純한쌀빵 빵순. 純(순)자는 ‘순수하다’ ‘순박하다’, ‘진실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빵집이름대로 재료가 순박한 빵집으로 첨가물을 넣지 않고 죽염으로 맛을 내고 우리쌀로 만든 쌀빵집이다. 경상남도 산청군 산청읍 친환경로 2685에 위치하고 있다. 죽염을 사용해 쌀빵만의 맛 차별화를 위해 노력을 해온 황국진 대표. 주간인물은 그가 운영하는 순한쌀빵 빵순의 이야기를 담았다. _신지원  기자

먹으면 먹을수록 빵 고유의 맛이 살아난다. 쌀·보리·귀리·죽염·사탕수수 원당 등을 이용해 쌀빵을 만든다는 황국진 대표는 죽염이 핵심이라고 한다. “저희 빵은 일반 소금보다 15배 비싼 죽염이 들어가고 비정제 사탕수수 원당을 사용합니다. 쌀은 경기도 이천 쌀을 사용해요, 죽염은 미네랄도 풍부하고 천연유황성분이 있어서 몸에도 좋고 맛을 내는데도 중요합니다. 쌀빵의 맛과 식감을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했어요.” 직접 만든 죽염은 아버지 가업을 이어오면서 쌀빵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매일 새벽5시30분 출근해 빵을 굽는 황대표. “요리는 다 똑같은 것 같아요”라며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정성스럽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사태 이후 오히려 매출이 올랐어요. 힘든 시국이지만 많은 분들이 빵집을 계속 찾아주시는 만큼 책임감도 느껴져요. 방부제 넣지 않고 당일생산 당일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산 팥을 직접 삶아 만든 단팥빵은 담백한 맛으로 인기메뉴이고 식빵 또한 인기가 많다. 그 외 대부분의 종류가 판매로 이어지고 있어 쌀빵맛집임을 확인할 수 있다.
표백제·유화제나 보습제 등을 쓰지 않는 쌀빵은 알레르기 반응이 적어 아토피가 있는 피부에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침이 많이 분비되는 서양인에게는 딱딱한 빵도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한국인들에게는 부드러운 쌀빵이 맞아요. 또한, 소화를 돕고 콜레스테롤 및 혈당 조절, 체내 지방축적 억제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요.” 바른 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순한쌀빵은 건강상의 이유로 찾는 분들도 많다.
황대표는 대학에서 한식을 전공하고 경기도에 있는 대기업계열 유명리조트에서 근무하다가 고향으로 내려와 아버지 가업을 이어 직접 만든 죽염을 납품하는 일을 했다. “우연찮게 쌀가루를 만들게 되었고 쌀 종류에 따라 빵 맛이 잘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테스트를 했어요. 6년여 동안 연구하다가 쌀로 빵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운영한지 3년 정도 됐어요.” 

2018년도 산청 본점 오픈 후 같은 상호명을 사용하는 빵집 뿐 아니라 다른 상호명으로 오픈한 곳들도 여러 군데 있다. 모두 황대표한테 쌀빵 만드는 기술을 배워 창업한 곳들이다. “진주,함양,부산 기장군 정관과 대구에도 있습니다. 창원에도 저희 쌀가루 납품 들어가는 빵집이 있고요. 제가 만든 프리믹스(빵이나 과자 따위를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기본이 되는 재료들을 혼합해 놓은 가루)를 사용해서 빵을 만드는 곳들이죠.” 
로열티를 받지 않는 황대표는 체인점 개념보다는 제빵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재료납품과 창업을 위한 교육에 힘쓰고 있다. “가맹점의 개념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로열티는 받지 않습니다. 같이 잘 살자 그런 의미로 나눔의 의미를 가지고 싶어요. 추후 직영점을 확대할 예정이에요. 직영점을 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공존 상생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요.” 자신이 터득한 것을 전수해 줌으로써 창업을 돕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수직구조를 깨는 그런 수평관계구조의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수익이 나면 수익은 일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분배해 가져갈 수 있는 그런 구조를 예전부터 만들고 싶었고 그렇게 하고 있어요. 무조건 투자금이 있다고 오픈하는 게 아니고 직접 배우신 분들만 오픈하게 하고 있어요.”
제빵 경력이 많다고 맛있는 쌀빵을 만드는 건 아니다. “기능장 이십년 넘는 분들도 쌀빵의 제맛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밀빵 하시던 분들은 밀빵과 비슷하게 만들려고 하는데 쌀빵과 밀빵은 반죽 온도부터 다릅니다. 쌀은 예민해요. 처음 하시는 분들은 가르쳐준 대로만 하니 오히려 맛있는 쌀빵 맛을 내더라고요. 밀가루빵을 오래하다가 쌀빵을 접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쌀빵을 배우는 게 더 쉬워요.” 
‘순純한쌀빵 빵순’이라는 브랜드는 서울대 미대 출신 작가의 손에서 나왔다. “데칼코마니 작품을 하시던 분이셨는데 산청점 오픈하기 전에 제가 만든 빵을 먹어보고 ‘브랜드 하나 만들어줄게’ 하더니 2~3일 있다가 순한쌀빵 그림까지 선물로 주시더라구요.” 황대표가 만든 빵을 먹어보고 맛있다고 하는 손님들이 많다. “전 세계 빵을 먹어봤다고 하는 빵 마니아도 저희 가게 빵을 먹고 맛있다고 하신 분이 있고, 외지에서 귀촌 귀농하신 분들도 많이 와요.”



황대표는 “아버지의 ‘핵심을 찾아내라’는 말씀이 쌀빵 만들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아버지가 코치를 해주신 것에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아버지가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모든 게 원리는 다 똑같다. 뼈대는 하나니깐 그 뼈대를 잘 봐라. 단순해야 하고 복잡하게 만들면 맛이 없어진다’고 하시더라고요.” 황대표는 맛을 위해 키포인트를 찾으려고 항상 노력하는 쌀빵집 대표다.
내가 더 먹기 보다는 나 자신이 덜 먹어도 좋은 재료로 만들고 싶다는 황대표는 두 번 세 번 오게끔 고객들의 재방문율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맛있는 빵을 만들 것이라는 다짐을 보인다. “부처님 말씀 중에 덕을 많이 쌓는 제일 좋은 방법은 나도 좋고 남도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말씀이 참 좋아서 제가 좀 덜 먹어도 좀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만들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저는 토탈 계산만 하지 원가계산을 안 해요. 원가계산하면 빵 못 만들어요. 음식장사는 원가 계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그런 마인드로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에요.” 믿음과 신뢰로 건강하고 더 맛있는 빵으로 보답한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산청 거주자 뿐 아니라 타 지역 택배도 가능해 순한쌀빵 빵순을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택배는 드셔보시고 재주문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앞으로는 온라인판매도 해보려고 합니다. 메뉴 추가해서 지금 빵가게와는 또 다른 아이디어로 기획 중인데 쌀로 만든  패스트푸드 쪽으로 연구 중이에요. 현재 공장도 좀 더 시설 보완해서 확대할겁니다.” 앞으로 좀 더 전문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보육원 혹은 산청 지역아동센터 등에 빵을 기부하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는 황대표. 성실하고 베푸는 자세로 꾸준히 나아가겠다는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그의 쌀빵에 대한 열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바라고 응원을 보낸다. [1109]
 
주간인물(weeklypeople)-신지원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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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염으로 맛을 내고 우리쌀로 만든 쌀빵전문점 ‘순한쌀빵 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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