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최근 대구의 별난버섯 다슬기마을이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백년가게에 선정됐다. 백년가게는 2018년부터 소상공인의 성공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업력 30년 이상의 가게(소상공인 등) 가운데서 경영자의 혁신의지, 제품 서비스의 차별성, 영업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하는 제도다. 이번에 백년가게로 선정된 별난버섯 다슬기마을은 대구식 다슬기토장탕으로 26년간 사랑받아온 노포다. 뚝심 있는 한우물 경영철학으로 대를 이어 발전하는 백년가게의 성공모델을 만들고 있다. _박미희 기자


대구 북구 원대로에 위치한 별난버섯 다슬기마을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한식당이다. 북구청 인근 관공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인근 주민들에게는 친근한 노포인 이곳은 대구식 다슬기토장탕으로 유명한 가게다. 26년간 다슬기, 버섯요리를 해온 1대 최정자, 조여정 대표는 인근에서 손맛 좋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대구 백사벌네거리 근처 전신인 오성식당을 운영했던 그녀는 IMF 외환위기로 가계가 어려워지자 다른 업종에서 일하고 있던 남편 조여정 대표와 함께 가게를 열었다.

“IMF 외환위기 당시에 웰빙 트렌드가 생기면서 건강식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늘었어요. 그래서 예로부터 원기회복과 자양강장에 좋다는 다슬기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서울 프랜차이즈의 지점으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장사를 해보니 대구 사람들의 입맛에는 맞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 된장을 적게 넣고 칼칼한 맛을 내기 위해 청양고추를 더하고 구수한 맛을 내기 위해 들깨가루를 더하고 다른 집과 다르게 다슬기탕에 배추 대신 버섯을 넣어 현지인의 입맛에 맞도록 레시피를 수정했어요. 그렇게 대구식 웰빙 다슬기토장탕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지금 본점이 위치하고 있는 옆 건물에 ‘신비다슬기마을’이란 상호로 첫 오픈을 했다. 이후 인근 관공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회사원들이 찾는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지금 위치한 ’별난버섯 다슬기마을’이란 두 개의 상호를 걸고 장사를 하게 됐습니다. 신호등 앞에 위치에 있었기에 늘 줄서는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았지요. 그래서 더 입소문이 났지요. 장사를 하면서 단순히 8천 원짜리 다슬기토장탕을 판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만 원 이상의 가치를 하는 몸에 좋은 건강식을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온 가족이 일해왔어요.”

물 맑은 1급수에 서식하는 다슬기는 예로부터 원기회복과 자양강장에 좋은 건강식으로 유명했다. 건강에 이로운 다슬기를 주재료로 한 다슬기토장탕, 다슬기비빔밥, 다슬기부추전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항암효과가 뛰어난 능이버섯을 주재료로 한 능이약전골, 버섯옛날불고기 등의 다양한 버섯요리와 얼큰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인 경상도 추어탕도 인기 메뉴다.
가게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조여정 대표는 참으로 건실한 사람이다. 20여년을 한결같이 이른 새벽에 직접 장에 나가 신선한 재료를 사온다. 부창부수(夫唱婦隨), 아내 최정자 대표도 뛰어난 손맛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씨로 유명하다. 맛의 비결로 ‘내 가족에게 하는 것처럼,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넣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들의 모습이 따스했다.

“음식은 손맛이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비법은 사랑이라는 조미료를 듬뿍 넣는 것입니다. 내 가족에게 먹이는 음식처럼 정성을 다한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에요(웃음). 요리를 할 때 한 번도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요리를 합니다(웃음).”

뚝심 있는 한우물 경영으로 노포를 지켜온 조여정, 최정자 부부. 그들의 뒤를 이어 가업을 잇고 있는 2대 조상현 대표는 실력파 외식경영인이다. 대구보건대학 조리학과(양식전공)와 대구한의대학교 영양학과를 졸업한 그는 2005 대구음식박람회 조각부문 동상, 2006 지방기능경기대회 양식부문 금메달, 2006 서울국제요리경영대회 양식부문 은상, 2006 대구음식박람회 양식부문 금상, 2007 서울국제요리경영대회 양식부문 금상, 2007 대구음식박람회 양식부문 동상, 2015 식품의약품안전처 주관 ‘삼삼한 요리경영대회’ 대상, 2015 대한민국 국제요리경영대회 ‘힐링요리’ 부문 금상을 수상한 조리계의 재자(才子)이다.


화려한 경력으로 서울에서 양식 셰프로 실력을 발휘하던 그가 돌연 고향, 대구로 내려와 가업을 잇게 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어머니 건강이 급속도로 안 좋아지셨어요. 오랫동안 식당일을 해 오신 터라 어깨며 무릎이며 성한 곳이 하나도 없으셨지요. 그렇다고 멀리서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이 많은데 쉽게 오래된 가게를 접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와 가업을 잇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더불어 무엇보다 어머니, 아버지가 청춘을 받쳐 일군 가게를 물려받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조상현 대표는 부모님의 뛰어난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바쁜 와중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세세한 것까지 살뜰히 손님들을 챙긴다. 주방일이며 카운터, 손님상을 보는 일까지 챙겨야할 일이 많아도 그는 인상 한번 찡그리지 않고 연신 웃는 얼굴이다. 진심으로 손님을 맞는 자세, 부모님이 26년을 묵묵히 해왔던 일을 이젠 젊은 그가 하고 있다. “2년 전 가게를 리모델링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있어요. 코로나19로 경영에 타격이 크지만 변치 않고 멀리서 찾아주시는 손님들이 많아서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 백년가게 선정도 변함없이 별난버섯 다슬기마을을 사랑해주신 손님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 취지에 걸맞게 뚝심 있는 한우물 경영으로 대를 이어 발전하는 백년가게가 되기 위해 노력해나가겠습니다!” 



[1107]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중소벤처기업부 백년가게 선정, 26년을 이어온 손맛, 대구 다슬기토장탕 명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