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펄떡, 펄떡, 이놈 힘 좋은 거 보이소!”
청정한 통영 바다에 자란 신선한 활어회와 해산물, 철마다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우는 제철 해산물이 넘쳐나는 곳이 여기 통영이다. 맑은 통영이 키운 신선한 활어회와 해산물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무진장횟집은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통영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백년가게에 선정된 무진장횟집은 싱싱한 활어회의 맛에 어머니의 깊은 정까지 담아내는 맛집이다. _박미희 기자


무진장횟집을 운영하는 김정남 대표는 야무진 손맛을 자랑하는 사람이다. 통영에서 내로라하는 일류 주방장이었던 남편과 함께 23년전 통영 도천동에 무진장횟집을 열었다. 제철 해산물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섬세한 손기술로 통영 토박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무진장횟집은 푸짐한 정이 넘치는 맛집이다.
새벽 6시면 가게 문을 연다는 그녀는 참 부지런한 사람이다. 손님상에 내놓을 신선한 해산물을 장만하기 위해 23년동안 한결같이 새벽 장에 나선다. 봄이면 도다리, 여름이면 하모, 가을이면 전어, 겨울이면 방어를 내놓은 이집은 제철 해산물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수십 년간 해산물을 다뤄온 솜씨만큼이나 속이 꽉찬 식재료를 보는 안목이 탁월하다. 선주로 통영 앞바다를 누비며 갓 잡은 신선한 활어를 공급하는 시동생이 있어 더욱 푸진 한상을 차려낼 수 있단다.



좋은 재료를 선별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선도를 유지하는 일이다. 그 일의 첫걸음으로 김 대표는 매일같이 하는 수조관 청소를 들었다. 조금만 게으름을 부려도 금방 선도가 떨어지는 해산물을 관리하기 위해 그녀는 언제나 부지런을 떤다. 거울처럼 빛나는 깨끗한 수조관에 건강한 바다에서 몸집을 키운 신선한 횟감들이 가득하다. 솜씨 좋은 주방장의 손을 거치면 고급 횟감으로 거듭나고 간장 종지 하나, 수저 하나도 직접 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주인장의 손을 거쳐 푸진 한상이 차려지면 이곳이 맛의 고장, 통영이라는 게 실감난다.

그야말로 통영의 바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한 한상. 입에 착착 감기는 한상이 더욱 살갑게 느껴지는 것은 주인장의 정을 듬뿍 담았기 때문이리라. “파는 음식이라기보다는 내 집에 오는 손님을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해요. 10년에 한번, 1년에 한번 잊지 않고 멀리서 찾아오시는 단골손님들이 있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지요. 아무리 멀리 있어도 일을 마치고 저희 집에 와서 매운탕 한 그릇을 드시고가는 손님 때문에 한달에 두번 쉬는 날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날도 많습니다(웃음). 이젠 찾아주시는 손님이 손님이라기보다는 한 가족같아요(웃음).”



“안사람이 차린 상을 받는 것처럼 늘 인정이 넘친다”는 단골손님은 통영 토박이다. “23년을 한결같이 이집을 찾았지만 인근에서 이집보다 잘하는 곳을 찾아보기란 어렵다”며 대신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도 그럴 것이 고향에서 부모님이 직접 농사 지은 고추가루와 마늘을 쓰고, 직접 짠 참기름을 쓴다니 어디 그 정성을 따라갈 재간이 있겠는가. ‘재료가 곧 맛’이라는 주인장의 신념을 묵묵하게 지켜온 집이다. “좋은 재료가 맛의 기본이죠. 제철에 가장 맛있는 활어회와 해산물을 대접할 수 있도록 1년 365일 새벽 장에 가지 않는 날이 없어요(웃음). 물론 두손 손마디에 모두 관절이 올 정도로 고된 일이지만 힘들게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드시고 가시는 손님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통영에서 내로라하는 일류 요리사였던 아버지의 재능을 둘째아들 정휘윤 씨(20살)가 닮았다. 뛰어난 미각과 섬세한 솜씨를 타고난 아들은 고3때부터 요리사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을 계속했다.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는가하면 서울까지 찾아가 최현석 셰프에게 교육을 받았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정휘윤 씨는 “빨리 제대를 해, 어머니 가게를 돕고 싶다”며 “대를 이어 발전하는 백년가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국민추천으로 백년가게에 선정된 일에 대해 김 대표는 “오랜 시간 묵묵하게 한자리에서 노력한 것을 인정받는 것 같다”며 “정직한 음식으로 믿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뚝심 있는 한우물 경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묻자 그녀는 “그저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왔을 뿐 다른 비결은 없다”며 오로지 손님을 온마음을 다해 모시는 ‘친절’을 그 비결로 들었다. [1104]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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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해산물로 통영 토박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23년, 무진장 퍼주는 정(情)으로 사랑받는 백년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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