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가뜩이나 멋진 남해 바다를 앞에 두고 풍미 가득한 신선한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다면?
이 설레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장소가 있다. ㈜완벽한인생 브루어리가 2018년 문을 연 브루 펍(brew pub) ‘완벽한인생’이 바로 그 곳.
남해 지역 유일한 양조장이자 국내 최초 바다뷰 양조장인 ‘완벽한인생’은 맥주를 사랑하는 이라면 한 번은 방문해야 할 명소로 알려져 있는데…. 

‘2020 대한민국 주류대상’ 크래프트 맥주 에일 부문에서 2년 연속 대상 수상. 이어 ‘제23회 경남도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경남 대표 관광기념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등 스펙만 들어도 제대로 된 맥주를 만난 기분이다.

맥주뿐만 아니다. 남해특산물을 활용한 음식 메뉴를 개발해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완벽한인생. 앞으로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정학재 대표의 의미 있는 행보를 주간인물이 좇아가 보았다. _김정은 기자


6년 연속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된 경상남도 남해군. 보물섬이라 부를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이곳에는 그림처럼 펼쳐지는 한국 속의 작은 ‘독일마을’이 있다. 1960년대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에 파견돼 한국 경제발전에 이바지했던 독일 교포들이 정착한 삶의 터전이자 독일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관광지로 조성된 곳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과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남해의 독일마을에 수제 맥주 양조장 ‘완벽한인생’이 탄생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켜 연일 화제다.
2층 레스토랑에서 보이는 남해의 물건항 전경도 훌륭하고, 높은 천고에 세련된 분위기. 그러면서도 편안함을 잃지 않는 모던함은 어느 각도에서 카메라를 들어도 포토존이 완성된다.
빼어난 전경과 실내장식도 한몫을 하지만 남해군 최초 ‘위생등급제 별 3개’의 ‘매우 우수 업소’로 지정되는 등 지역 음식문화의 품격을 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완벽한인생 브루어리에서 생산하는 수제 맥주는 남해군 안에서만 유통되는 스타우트 ‘광부의 노래’를 비롯해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의 유명 펍과 레스토랑에 유통 중인 백년초에일 ‘남해’와 아메리칸 에일 ‘은하수’, ‘골든에일’, 영국식 페일에일 ‘달로망’ 역시 지역 홍보와 더불어 관광객의 발길을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현재 완벽한인생은 남해 본점에 이어 하남미사 직영점과 광교 앨리웨이점, 제주 노형점, 경주 황리단길점, 진주 혁신도시점에서 성업 중이다.

“완벽한 인생은 상업적인 이윤에 치중하기보다 많은 사람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활성화할 방침이에요. 회사를 설립했을 때의 초심을 이어가 지역경제에 힘이 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독일마을은 2010년부터 해마다 맥주 축제가 진행돼 왔다. 이는 ‘대한민국 맥주 축제의 원조’로 저마다의 맛과 독특함으로 무장한 다양한 맥주들이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에게도 주목 받았다. 하지만 ‘독일마을 맥주 축제’에 대해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도 있었다. 바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체 맥주 브랜드가 없다는 것.
“파독 광부·간호사의 정착지라는 독일마을의 역사적 특수성과 우리나라 맥주 축제의 원조인 독일마을 맥주 축제의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대한민국 남해에서 생산한 맥주’의 높은 가치를 엿보게 되었어요. 당시 마을주민들을 중심으로도 지역 내 양조 시설 조성의 필요성이 차츰 제기되고 있었죠.”
자신감 있고 신뢰감 주는 언행, 단정한 외모에서 나오는 매너와 위트 있는 말솜씨,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인물. 정학재 대표의 첫인상이다.



정 대표는 일찍이 주류유통업체인 (주)지비케이를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다.
연 매출 50억 원의 탄탄한 회사를 운영하는 수장이자 주류업계에서 이름난 인물로 한국관광공사의 소개와 남해군의 요청으로 독일마을 맥주 축제에 동참해 2011년부터 2014년 축제에 맥주를 납품·유통하면서 기획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남해에서 생산한 맥주’의 부재를 안타깝게 보기 시작했다고.
“수입 맥주를 오랫동안 유통하면서 개인적으로도 ‘내 브랜드가 없다’라는 것에 늘 갈증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맥주를 참 좋아합니다(웃음). 때문에 국내의 유명한 브루펍과 양조장을 찾아 맥주 투어를 하기도 했는데, 훌륭한 맛에 비해 운영적인 부분이나 유통망에서 아쉬운 것들이 눈에 띄더군요. 그러던 중 남해 독일마을의 맥주 축제를 왕래하면서 남해지역의 수제 맥주 활성화에 뜻을 품게 되었고,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한 양조장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결심은 곧 도전. 워낙에 유통업계에서 날고뛰는 인물이라 두려울 게 없었던 그는 내·외부 인테리어에도 집중했지만, 양조 시설에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했다. 1회당 2천ℓ, 연간 30만ℓ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맥주 원료인 맥아와 호프ㆍ효모를 보관하는 창고부터 분쇄기, 발효탱크, 원심분리기, 브루하우스 등 10억 원대 장비를 들였다.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2018년 정학재 대표를 필두로 양조 전문가(이헌근 브루마스터, 이상훈ㆍ김성빈ㆍ안지호 브루어)와 유통 전문가, 비어 소믈리에, 펍 전문가. 네 분야의 전문가가 힘을 합쳐 ‘완벽한인생’은 탄생했다. 말이 신생기업이지 맥주 유통과 브루어리 등 10년 넘게 맥주만 연구해 온 베테랑들이 똘똘 뭉쳐 운영하고 있는 셈. 




“펍이기 전에 맥주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보니 다른 팀과 협업할 일도 잦고,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여러 단계를 거치고 있습니다. 때문에 각 분야별 직원들의 권한과 책임, 그리고 그들의 자부심을 존중하며 직원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돕는 게 제 역할이자 회사가 성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직원과의 관계를 넘어 지역과도 마찬가지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상생’ 관계라는 점이 ㈜완벽한인생 브루어리의 큰 경쟁력이라고 봅니다.” 
내실 있는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는 정학재 대표. 법인회사를 설립한 배경에도 함께 노력해준 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그는 앞으로도 구성원이 같은 꿈을 꾸는 브랜드, 직원들의 비전을 생각하며 지역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적극적으로 뛰면서도 늘 겸손함을 잃지 않는 그의 경영이념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쓰지 않아요. 남해맥주도 우리 인생도”
제23회 경남도 관광기념품 공모전 대상 ‘광부의 노래’
2020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크래프트 맥주 에일 부문 2년 연속 대상



㈜완벽한인생 브루어리의 빠질 수 없는 자랑, 수제 맥주는 ‘2020 대한민국 주류대상’ 크래프트 맥주 에일 부문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할 만큼 유명하다. 대한민국 주류대상은 2014년을 시작으로 올해 7회째를 맞이했으며 국내 주류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주류행사다.

이어 제23회 경남도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로써 ‘광부의 노래’는  명실상부한 경남 대표 관광기념품으로 인정을 받았고, 대상을 수상하며 받은 개발장려금 200만 원을 향토장학금으로 기탁해 또 한 번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19년 출시한 ‘광부의 노래’는 스타우트 특유의 쓴맛이 강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제조한 크리미한 스위트 스타우트다. 이미 많은 이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국내 유명 대회에서 영예로운 상을 연이어 수상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한데, 이 기특한 맥주를 왜 지역 내에서만 유통하는 것일까.



“우리나라 산업화의 주역이었던 파독 광부의 노고와 희생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탄생한 맥주가 ‘광부의 노래’입니다. 지역 어르신들과 교류하면서 깊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점차 소외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출발했어요. 전 세대에 그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면 전국 유통을 고려해보겠습니다(웃음).”
실제로 완벽한인생에서 판매량이 가장 높은 맥주이기도 하지만, 대형 브랜드부터 타 지점의 요청, 내부 영업팀의 권유에도 꿋꿋이 지역 유통만 고집하고 있는 정 대표.
광부의 노래가 가진 고품질과 남해 지역 내 유통이라는 희소성을 더해 독일마을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매년 지역민들을 초청해 만찬 행사를 하는 이유도 그들의 노고를 기억하기 위함이다.

‘브루어들의 소신대로 맥주를 생산한다’라는 정학재 대표의 철학 아래 브루잉에 집중하고 있는 ㈜완벽한인생 브루어리의 양조 전문가들. 이곳의 수제 맥주 제조의 차별화를 묻는 말에 “보통의 수제 맥주가 4주 정도의 발효 및 숙성과정을 거치는데 반해 보다 깊고 안정된 맛을 위해 5주의 생산과정과 100% 냉장유통을 원칙으로 한다.”라며 “흔히들 수제 맥주는 일반 맥주보다 향과 맛이 강해 한 잔 이상은 마시기 힘들다고 하지만, 이러한 의견을 적극 수렴해 모두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맥주를 만드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대중의 취향에 맞췄다고 해서 마냥 가벼운 맥주만은 아니다. 남해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맥주를 생산하는 등 브루어리만의 개성도 놓치지 않고 있다.



“7종의 시그니처 수제 맥주 중, ‘남해 백년초에일’은 남해에서 생산되는 백년초 열매를 사용해 남해의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표현한 맥주입니다. 매력적인 빛깔과 상큼한 맛으로 여성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은하수로 유명한 남해를 바탕으로 이름을 지은 ‘은하수 아메리칸에일’은 꽃향과 열대과일의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며, 시트러스한 향과 쌉싸름한 끝 맛이 돋보이는 영국식 풀바디 '달로망 페일에일'은 남녀 모두가 선호하는 맥주입니다.”

맥주 외에도 남해 특산품을 이용한 새로운 먹거리 아이템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는 완벽한인생. 메뉴 이름인 ‘삼동면’은 남해의 특산물 멸치를 넣은 파스타 요리로 인기몰이 중이다. 또 남해산 시금치를 갈아 넣은 수제 소시지와 남해의 흑마늘로 만든 ‘화전샐러드’. 흑마늘과 오징어 먹물로 색과 맛을 낸 ‘석탄치킨’ 등 맥주와 함께 곁들여 먹기 좋은 요리도 훌륭해 남해 맛집으로 꼽힌다.
‘반복되는 인생의 순간에 잠시 쉼표를 찍고 맥주 한잔을 즐길 수 있다면, 그 순간이 바로 완벽한 인생일 것’이라는 완벽한인생의 의미처럼 남해의 정취가 한층 더 짙어지는 곳 완벽한인생에서 쉼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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