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코로나19는 밀키트시장의 확장을 부추겼다. ‘해먹는’ 음식의 시대에서 ‘꺼내먹는’ 시대로의 확장과 시·공간을 초월해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판매영역을 넓힌 것이다. 이제는 방문하지 않아도 지역의 맛집을 ‘홈쿡’ 할 수 있다.

부산 별난수작요리팩토리를 방문했다. 홀에 앉은 손님 대신 한쪽에는 밀키트의 상징 스티로폼상자가 가득했고 진공포장기 소리가 매장을 울렸다. 발 빠른 찜닭밀키트 출시로 이미 온라인 소비자들에게 간편한 한 끼 식사로써 호평 받고 있는 별난수작요리팩토리(이하 별난요리) 강명성 대표를 만났다. _허유림 기자


10년 전 전남 영광에서 죽어가던 호프집을 살려낸 강 대표의 비법은 ‘정직함’과 ‘성실함’이었다. 당시 한 프랜차이즈의 호프집을 인수하게 됐는데 본사의 물류는 대형 식자재 마트에서 판매되는 기성품이었고 메뉴제조교육은 부실했다. 정직한 마음으로 사업을 일구고자 했던 그에게 다가온 현실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매일 마트를 왕복하며 비싸더라도 질 좋은 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단순 눈속임용 음식이 아니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손님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고민하게 됐죠. 그러다보니 수제요리를 시작하게 됐고 나중에는 모든 요리가 수제요리가 됐습니다. 닭요리를 그 때 많이 했죠. 꼭 우리가게여야만 하는 손님들에게 감사한 마음들을 서비스로 솔직하게 보여드렸더니 나중에는 입소문이 나 대기하는 손님들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구요(웃음).” 이 후 부산으로 와 치킨배달을 시작했다. 당시 아내의 배에는 첫 아이가 있었다. 한 배달앱에서 우수업소로 인정받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지만 인체에 유해한 유증기 때문에 아내와 아이의 건강을 생각해 메뉴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새로운 메뉴를 고안하기 시작했다. 그 때 강 대표의 손에서 수제 찜닭이 탄생했다.

별난수작요리의 시그니처메뉴는 안동찜닭과 마약찜닭이다. 기교없는 소스는 강 대표의 내공이 담긴 수제소스다. 사업초창기에 진공포장기를 사서 온라인 판매와 배달사업을 함께 준비했다. 온라인밀키트와 배송판매를 시작하며 오프라인매장에서 먹는 맛을 집에서도 맛 볼 수 있도록 고민했고 피드백을 통해 지역민에 맞는 찜닭에서 기호에 맞는 찜닭으로 밀키트의 판매방향을 바꿨다. 밀키트 구성에는 찜닭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레시피가 동봉되는데 꼭 강 대표의 진심어리고 서툰 마음을 닮았다. 원칙주의자인 그의 꼼꼼함이 통한 것일까. 한 배달앱에서 두 달만에 400개 이상의 리뷰가 남겨지며 그 노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한 산모고객님께서 아이와 먹기 위해 저녁식사로 찜닭을 주문하셨어요. 기본적으로 닭내장은 손질되어 나가는데 배송이 도착하니 닭 뼈로 인해 진공 포장지가 찢어져 신선도의 문제로 고객님께서 전화를 주셨더라구요. 진공 포장에 밀봉 포장을 한 번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부터 이중포장을 하게 됐습니다. 경제 불황에 코로나까지 어려운 시기 냉장고 내 다른 재료들을 활용하여 한 끼 식사로 푸짐하게 드시라고 소스를 넉넉하게 제공하고 있고 재료의 신선도를 위해 처음부터 진공 포장을 고집했습니다. 당면은 특히 불린 상태에서 진공포장 됩니다(웃음). 조리법으로도 맛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량컵이 없는 고객님들이나 정수물이 아닌 수돗물을 사용해 조리를 하는 고객님들도 있을 것 같아 물을 따로 추가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더 간편한 조리를 위해 고심했죠. 저희가 고생을 해야 고객님들은 편해진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손님들의 피드백이 큰 힘이 됩니다.”
지난 1년은 온라인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온라인 몰에 입점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상세페이지를 제작해야하는 난관에 부딪혔다. 디자인 기술과 감각, 레이아웃, 배열 등을 배우며 어렵게 상세페이지를 제작했고, 현재는 유튜브로도 소통을 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강 대표를 이끄는 원동력에 대해 물었다. 그의 옆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이 있었다. “오랫동안 요식업을 운영한 제가 갑자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이유가 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 자영업을 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제 아이들은 이 세상이 전부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넓은 세상을 접하고 바라보는 시각을 가졌으면 좋겠고 세상은 넓고 할 일은 정말 많다는걸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부터 바꿔보고자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별난요리의 브랜드화를 꿈꾼다. 메뉴의 다양화를 통해 식품제조업에서 유통구조를 만드는 팩토리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늘 그래왔듯 정직하게 맛으로 승부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는 냉면+석쇠불고기 조합의 메뉴를 출시했고 곧 보쌈메뉴도 준비 중입니다. 단일메뉴가 아닌 다양한 메뉴들을 맛볼 수 있는 유통망을 별난수작요리팩토리의 브랜드화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습니다. ‘왜’라는 고민을 늘 하는 제가 피곤하다고 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 뭐든 알려줄 수 있는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믿고 찾아주시는 고객님들께 신뢰도 함께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형님과 형수님께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변화하고 발전하는 별난수작요리팩토리가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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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수제찜닭 질 좋은 밀키트로 승부한다” 메뉴의 단일화 아닌 다양한 메뉴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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