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터키쉬 커피는 현존하는 커피 추출 방법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추출방법이다. 체즈베(Cezve), 이브릭(Ibrik)등의 정통 도구를 이용해 섭씨 300도로 달궈진 모래에서 커피를 끓여내 ‘샌드 커피(Sand Coffee)’라고도 불린다. 에스프레소보다도 더 가늘게 그라인딩한 후 끓여 설탕 혹은 향신료를 취사선택하는 만큼 다른 커피 추출방식보다 훨씬 부드럽고 향이 강해 풍부한 크레마와 풍미의 정점을 느낄 수 있다. 커피 가루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아직은 시기상조인 듯 하나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카페 ‘쿰’에서는 터키쉬 커피를 한 번 더 브루드 해 내어줌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_장서은 기자


윤지윤 대표가 터키쉬 커피의 매력에 깊게 빠져든 건 어쩌면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중학생 때부터 가야금을 전공해 예술에 몸을 담으며 커피는 단순히 ‘좋아하던 것’이었다는 윤 대표. 원두를 다루는 지인을 통해 다양한 커피를 경험 하던 중 터키쉬 커피를 접하게 된 그는 본격적으로 터키쉬 커피의 세계에 빠져들게 됐다.
“터키쉬 커피를 마시고는 말 그대로 ‘센세이션’ 했던 것 같아요. 커피의 거친 맛이 부드럽게 다가오고 떠올라있던 커피가루들이 점점 가라앉으며 한 모금 한 모금마다 다른 산미를 느낄 수 있었죠. 커피 한잔에서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당시 국내에서는 터키쉬 커피를 제대로 맛 볼 수 있는 곳이 많이 없었어요. 특히나 대구는 불모지였죠. 이 맛을 모두가 경험 해본다면 충분히 대중화가 될 수 있는 커피일 것이라는 생각에 터키쉬 커피를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카페 ‘쿰’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웃음).”

터키어로 ‘모래’를 뜻하는 ‘쿰’. 윤지윤 대표는 모래에서 고온으로 끓여내는 커피인 만큼 모래의 입자도 중요해 호주에서 수입해 온 모래를 사용한단다. 뿐만 아니라 터키쉬 커피의 추출법에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는 상태의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며 ‘쿰’만의 커피가 완성되고 있었다.
“커피의 풍미가 깊거나 진하다고 하면 단순히 쓴맛이 진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터키쉬 커피는 쓴맛의 진함이 아니라 커피의 ‘바디감’이 진한 것이죠. 쓴 맛과는 다르게 여러 가지 커피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만큼 시중에 판매하는 원두는 터키쉬 커피의 추출법과는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직접 로스팅을 여러 차례 시도해 저희에게 맞는 원두를 직접 찾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최근 경주에서 터키쉬 커피를 선보이고 싶다는 예비 창업주님께서도 직접 찾아와 저희 원두와 기기를 가져가 주셨어요(웃음).”



대중화가 되지 않았던 터키쉬 커피를 시작 할 당시 제대로 배울 수 없었다는 윤 대표는 항상 테스팅을 하며 후에 샌드 커피를 찾는 예비창업가들을 위해 힘썼다. 게다가 추출 방법으로 인한 커피 가루가 남는 터키쉬 커피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에는 힘들었을 터. 대중들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윤지윤 대표 덕분일까 점차 샌드 커피를 찾는 예비 창업가들과 소비자들이 생기고 있다.
“호불호가 나뉘는 만큼 ‘불호인 분들께는 어떻게 어필을 해야 할까?’, ‘어떻게 접목해 터키쉬를 알리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항상 한 것 같아요. 그러다 모래에서 끓여 나온 커피를 한 번 더 브루잉을 해 마치 핸드드립 같은 커피를 내어드리기 시작 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해 터키쉬 커피를 2가지 방법으로 맛보실 수 있게 했죠. 또 떠오르는 가루를 걷어내고 크림을 올려 부담스러울 수 있는 진한 바디감을 중화시켜 마치 ‘꼼빠냐’ 느낌의 커피를 선보이니 많이들 찾아 주시더라구요(웃음).”

대구 수성구의 작은 동네에 자리하고 있는 카페 ‘쿰’은 위치에 상관없이 멀리서도 커피의 맛을 즐기러 찾아와 단골이 되기까지도 한다. 특히 터키쉬 커피는 찾아주는 연령대가 다양해 오히려 어르신들이 단골이 되기도 한단다. 윤지윤 대표는 “지금 터키쉬 커피를 다루는 모든 분들의 많은 노력을 통해 좋은 커피를 선보였기에 지금까지 왔고 앞으로도 충분히 대중화가 될 것”이라며 내일을 꿈꿨다.
“아직까지 처음 경험해 보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내가 이 자리에서 터키쉬를 잘 해내야지라는 생각으로 오랫동안 터키쉬를 알리고 싶어요. 한번이라도 경험을 했던 분들이 또 커피 맛이 생각나서 주변에도 찾아가고 다시금 이곳을 찾아주기도 하겠죠(웃음). 언제든 맛있는 터키쉬가 먹고 싶은 날 생각이 나서 찾아 왔을 때 열려 있는 곳이 되고 싶어요. 트렌드에 맞춰가는 곳이 아니라 10여 년이 지나도 멋스럽고 편안하게 앉아 있다가 갈 수 있는 공간이고 싶습니다. 맛있는 커피를 먹으며 공간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 자리에 오랫동안 남아 있겠습니다.” 



[1100]

주간인물(weeklypeople)-장서은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300도가 넘는 고열의 ‘모래’에서 추출하는 ‘터키쉬 커피’ 높은 온도만큼 풍부한 크레마와 풍미로 긴 여운을 남기는 Sand Coffee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