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농사는 하늘과 땅이 해줘야 가능하지요. 농부는 그저 방향만 정할 뿐입니다"라고 전한 박 대표. 


코로나19 여파 및 장기화로 수출길이 막혀 농업인들의 사기 저하 등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힘을 북돋아 주는 희소식을 듣고 이번 주간인물에서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모전 1길 329에 자리한 ‘천안포도영농조합법인’을 방문했다. 최근 호주 포도수출단지로 지정을 받아 국내 최초 거봉포도를 수출한 천안포도영농조합법인은 현재까지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두바이, 싱가폴, 홍콩, 인도네시아 등 활발한 수출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약 50여 개 농가와 함께 땀 흘리고 있는 박용준 천안포도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_김민진 기자


지난해 천안시 전체 포도 수출량(109t)의 98%를 차지한 천안포도영농조합법인의 수출실적은 무려 107t(88만 8000달러)이다.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에도 꾸준히 수출 중인 박용준 대표이사는 “나라별로 지역마다 단 한 곳만 독점계약을 하는 것이 천안포도영농조합법인의 특징이다”라고 밝히며, “예를 들어 호주는 브리즈번·시드니·멜버른 각 지역의 한 업체와 계약 체결하여 고품질 우수농산물인 천안 거봉포도의 가격수준도 떨어뜨리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내이자 천안포도영농조합법인을 함께 이끌어가는 김성녀 코디네이터와 함께

천안 토박이, 박용준 대표이사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농사짓는 것을 보며 농부를 꿈꿨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강인한 이미지와는 반대로 꽃도 좋아해 농업계고등학교 원예학과를 전공한 박 대표는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전공인 원예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재활치료 중에 마음속 오랜 바람이었던 ‘농사꾼’의 꿈을 이루기로 결심했습니다. 천안의 대표 특산물로 전국 어디에서나 거봉포도가 유명하지요. 포도농사는 대형 농기구가 필요치 않으며, 허리를 굽히고 하는 작업이 많지 않아 나이·성별 관계없이 50~60대 노후준비를 하면서도 충분히 가능한 작목입니다. 농촌인구의 고령화를 감안해도 적절한 규모라면 과도한 노동력과 시간이 요구되지 않는 포도농사를 저는 적극 추천하지요. 2005년, 천안포도영농조합법인이 설립되어 올해로 15년이 되었습니다. 2015년은 우리나라 신선농산물 과실류 가운데 처음으로 대중국 시장 장벽을 넘어 거봉포도가 국내 최초 독점으로 첫 수출을 한 해였지요. 수출의 목적은 단연코 거봉포도의 우수성을 알리고 내수시장 불황 타개와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인터뷰 현장에서 맛본 친환경 천안 거봉포도는 알이 굵고 당도가 높아 감칠맛이 풍부했다.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급 청과물 수입도매업체인 Aus Asia Produce 사의 Than Troung 대표 또한 천안포도영농조합법인을 방문해 한국의 재배, 관리 과정을 직접 보면서 높은 품질의 거봉포도를 자국 시장에 소개하고 싶은 생각이 확실해졌다고 한다.


“밝은 녹색의 튼튼하고 싱싱한 줄기 보이시죠? 국내에서 수입된 포도는 대부분 마른 갈색의 줄기를 보게 되는데요. 기자님이 드시고 계신 이 거봉포도는 한 달 뒤, 뉴질랜드에서도 지금과 같은 상태로 맛볼 수 있습니다. 수출 뒤, 시장조사 등으로 현지를 방문하면 잠잘 시간도 없이 계속 돌아다니며 직접 먹어보고 확인하지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배워야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힘도 생긴다고 저는 믿습니다. 특히, 농업에 대한 새로운 기술에서만큼은 더욱 열정적으로 배우는 것 같아요(웃음). 앞으로도 장사꾼이 아닌 농사꾼으로서, 제 자신이 자만하지 않도록 늘 조심하고 초심을 기억하며 농가를 위해 앞장서서 일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박용준 대표는 자본금 200만 원으로 시작해서 부산, 김천, 남원, 화성 등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만난 분들의 도움을 잊지 않고 이름을 다 나열하며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수출에 대해 잘 모를 때부터 도와주신 리마글로벌, 그 당시 천안시청 농업정책과 오세광 주무관님, 박재웅 유통팀장님, 하영숙 검역관님 및 검역본부, 김문규 도의원님, 유영오 시의원님, 주명식 시의회 의장님, 박완주 국회의원님, 농촌진흥청, 천안시농업기술센터,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사)한국포도회, 농산물 품질관리원, 그리고 현재 천안포도영농조합법인을 함께 이끌어가는 길상훈, 강명옥, 박두호, 엄주봉, 이성기, 조기문, 유복형, 이상윤, 김영기, 박용하, 권영구, 김관식, 김도문, 김성섭, 김진태, 김태형, 민광현, 민병길, 박영환, 박종민, 박종옥, 변상기, 연종흠, 유병만, 유병용, 윤충호, 이건호, 이상문, 이안종, 이영우, 이영준, 이영호, 이용선, 이점미, 이정섭, 김표례, 이지복, 이한상, 임유택, 정금성, 정태환, 조규원, 조중환, 조청식, 주학식, 홍영기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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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천안거봉포도' 독점 수출! 알알이 맺힌 농부의 땀방울로 일궈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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