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겉 바싹, 속 촉촉한 맛으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돈까스. 노르스름한 튀김옷을 벗고, 새까맣게 다시 태어난 돈까스의 변신이 화제다. 제주산 흑돼지, 누룩 소금으로 맛을 낸 시오톤의 쿠로카츠가 바로 그 주인공. 주간인물은 좋은 재료, 공 들인 조리법으로 프리미엄 돈까스 시장에 도전하는  젊은 청년들을 만났다. _박미희 기자

"저희가 만든 음식을 드시고 손님들이 웃으며 나가는 업장을 만들고 싶어요. 주방에서 손님들이 다 드시고 남긴 빈 접시를 볼 때 정말 일하는 보람을 느끼지요. 시오톤을 흑돼지 돈까스의 대명사로 만들고 싶습니다(웃음)" 환하게 웃는 박정규 대표.

올해 서른 다섯의 박정규 대표는 요리에 열정이 가득한 젊은 베테랑이다. 일식을 전공한 동생, 박영규 씨(34)와 대구 수성시장에 흑돼지 돈까스 전문점 시오톤을 운영하고 있다. 가족경영으로 꾸려가는 이 작은 가게는 주말이면 이색적인 흑돼지 돈까스를 먹기 위해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작은 것도 소홀히하지 않고 손님에게 가장 좋은 것만 내놓겠다'는 주인장의 깐깐한 고집과 뚝심이 느껴지는 업장. 이곳은 각종 메스컴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여러가지 돼지 품종 중에 마블링 지수가 높아 가장 맛이 좋다는 제주산 흑돼지 생고기만을 쓴다. 저온숙성으로 돼지고기의 풍미를 끌어올리는 것과 달리 이곳은 누룩 소금을 이용해 감칠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이끌어낸다. 좋은 재료에 대한 고집, 그 철학을 담아 상호명도 시오톤으로 지었다고. "일본어로 시오는 소금을, 톤은 돼지를 뜻해요. 주재료인 흑돼지, 발효소금에 착안해 상호명을 '시오톤'이라 지었습니다. 일본 유명 돈까스 전문점들도 다양한 돼지고기 품종별로 돈까스를 만들어요. 여기에 착안해 한국에서 가장 맛있다는 제주산 흑돼지로 돈까스를 만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누룩 소금을 발효시킨 액체로 돼지고기를 숙성시켜 깊은 감칠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이끌어냈지요."


'돈까스가 새까맣다?' 돈까스하면 떠오르는 노르스름한 튀김 옷은 온데간데 없고 새까만 돈까스의 등장에 처음 본 손님들은 놀라곤 한다. "처음엔 '돈까스가 다 탔다'면서 놀라신 손님들도 있으셨지요(웃음). 놀라지 마세요. 이건 타서 검은 것이 아니라, 일부로 검은 색을 내기 위해서 만든 겁니다.  주재료인 흑돼지를 강조하기 위해서 일부러 오징어 먹물로 만든 식빵을 만들어 빵가루를 내서 돈까스를 튀기고 있어요."

주재료인 흑돼지를 강조하기 위해서 방법. 쿠로카츠(쿠로 일본어로 검은 빛깔)를 만들기 위해 그는 인근 제과점에서 오징어 먹물을 사용한 식빵을 만들어 검은 빵가루를 만들어 쓴다. 누룩 소금으로 감칠맛을 더한 도톰한 제주 흑돼지 생고기에 검은 습식 빵가루를 묻혀, 중저온의 온도에서 부드럽게 익히는 것이 노하우다. "고온에서 튀기면 빠삭한 식감을 즐길 순 있지만, 촉촉한 육즙이 달아나버려요. 제주도 흑돼지가 가지고 있는 풍부한 육즙을 그대로 즐기려면 중저온의 온도에서 부드럽게 익히는 것이 노하우죠. 육즙이 빠지지 않도록 완벽히 익히지 않고 잔열로 나머지를 천천히 익혀 내놓고 있습니다. 직접 만든 소스와 트러플 소금, 레몬 소금에 찍어 먹으면 맛있어요."

이곳은 부위 별로 다양한 메뉴를 내놓고 있다. 흑돼지 등심 부위 중 극소량만 나오는 특등심을 주재료로한 '상로스', 흑돼지 등심을 주재료로한 '로스', 흑돼지 안심 부위 중에 가장 중앙 부위만을 손질한 '샤토브리앙'이 대표 메뉴다. 모두 180g 넉넉한 양에 가격은 1만 5천원에서 ~2만원 선. 좋은 재료를 선별한 젊은 셰프의 정성이 느껴지는 한끼다. 


온종일 펄펄 끓는 기름 앞에서 일하다보면 데이거나, 다치는 일도 부지기수. 무더운 여름, 뜨거운 불 앞에서 일하는 게 힘들어 보이도 하건만, 형제는 언제나 밝다. 그들은 온종일 정성을 쏟은 돈까스를 먹으러 일부러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하면 어느새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주방에서 손님들이 싹싹~ 다 먹은 빈그릇을 받으면 얼마나 기분 좋은지 몰라요(웃음). 정성을 다해 공들여 만든 음식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먹고 나간 손님들이 언제나 만족하며 환하게 웃으며 나갈 수 있는 음식점, '흑돼지 돈까스하면 시오톤'을 떠올릴 수 있는 게 하는 게 꿈이에요. 앞으로 좋은 식재료, 공든 조리법으로 만든 프리미엄 돈까스 전문점을 열고 싶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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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가 새까맣다?’ 제주산 '흑(黑)' 돼지로 맛을 낸 쿠로카츠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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