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기분 좋게 한 잔 하고 싶은 점심, 분위기에 취하고픈 밤바다 앞, 답답한 퇴근길에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할 때가 있다. 잔 끝을 채우는 부드러운 맥주거품, 꿀꺽꿀꺽 목을 타고 흐르는 시원한 쾌감에 답답함이 해소되며 기분이 전환된다. 그래! 맥주는 이 맛이지! 바야흐로 수제맥주 전성시대. 지난 5월 맥주 관련 규제와 주세법 완화로 지역 수제맥주들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문학의 동네 통영에서 독일맥주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어 통영으로 한 걸음에 달려갔다. 독일의 정통맥주를 표방하는 라인도이치는 지역 내 수제맥주로 유명한데 그와 어울리는 음식들이 더 화려하다. 통영앞바다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서 라인도이치 손무성 대표를 만났다. _허유림 기자


가장 맛있는 맥주는 양조장에서 갓 지은 맥주다. 이 신선함에 어울리는 음식이 있으면 환상조합이다. ‘라인도이치’는 통영자연이 주는 화려한 오션뷰로 호평 받고 있는데 더 중요한 건 내부다. 내부에 들어서면 이국적인 매장에 한 번 반하고 거대양조장에 두 번 반한다. 이 양조장을 보는 순간 맥주를 마시고 싶은 욕구가 치솟는다! 라인도이치 방문자는 쉽게 볼 수 있는 이 양조장을 위해 손 대표는 20년을 연구했다.




“2002년 뜨거웠던 월드컵의 현장에서 수제맥주가 잠깐 등장을 했습니다. 그때 짧게 붐이 일었는데 그때 수제맥주를 생산하며 서울을 중심으로 소규모 양조장을 갖춘 매장들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죠. 그 계기로 아버지께서 통영에서 수제맥주사업을 시작하셨는데 지금 생각하면 시대를 앞선 판단이었습니다. 당시의 수제맥주시장의 규모나 법적인 문제나 유통과정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오래가지 않았습니다만 저는 본격적으로 수제맥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원인이 됐습니다. 그때부터 수제맥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수사모(수제맥주를 사랑하는 모임)’에서 만난 인연 중 사업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라인도이치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라인도이치의 수제맥주는 독일정통맥주를 표방한다. 양조장은 독일에서 직수입한 설비다. 브루마스터 랄프(Ralfgerwert)는 손 대표의 父가 수제맥주사업을 시작할 때 함께 일했던 독일 수제 명장인데 지금은 라인도이치의 설비와 퀄리티를 책임진다. 여기에 400년의 어마어마한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Bdbgmbh의 세계적인 주조정통방식의 기술이 더해졌다. 라인도이치의 수제맥주는 제맥작업, 발효, 숙성까지의 기술이 독일 정통기술이다. 그렇게 제조된 라인도이치의 수제맥주에는 바이젠, 헬레스, 필스너등의 독일 정통 스타일과 레드비어, IPA와 같은 팝업라인으로 구성된다.“
바이젠은 라인도이치의 시그니처 맥주로 독일의 대표적인 밀맥주다. 밀맥주는 밀맥아와 보리맥아를 반반씩 섞어 만드는 방식으로 부드러운 맛과 상큼한 과일향이 일품이다. 과일향은 맥주의 발효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이다. 헬레스와 필스너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라거비어로 청량감이 뛰어난 맥주들이다. 헬레스는 몰트향과 흡향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고 필스너는 상대적으로 흡향이 강조된 맥주다. 레드비어는 달콤한 몰트향을 앞세워 목넘임이 부드러운 붉은색 맥주다. IPA는 다른 맥주에 비해 홉을 많이 사용하여 쓴 맛과 강한 향이 특징이며 묵직한 바디감을 즐길 수 있는 맥주다. 선호하는 제품에 따라 샘플링으로도 즐길 수 있다.





라인도이치의 또 다른 매력은 서울에서 통영으로 파견온 셰프가 책임지고 만드는 음식이다.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그램스그라운드(gramps ground)는 지역내 펍/양식 레스토랑인데 이 곳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들을 라인도이치에서 만날 수 있다. 맥주와 잘 어울리는 가든 샐러드, 게살 크림 누들, 등심스테이크, 명란크림파스타 등이 있다. 가든 샐러드는 전 연령대에 호평받는 맛으로 새큼한 맛과 야채가 어우려져 아이들도 잘 먹는 음식이다. 게살 크림 누들은 쌀 누들로 매콤함과 게살의 풍미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통영의 신선한 재료는 덤이다.


오랫동안 연구한 수제맥주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손 대표는 가진 인적네트워크를 라인도이치에 쏟아 부었다. 손 대표는 인복이 넘치는 사람이다. 라인도이치의 양조장, 메뉴는 라인도이치의 심장과 같은 역할인데 가벼운 인연도 질긴 인연으로 만드는 손 대표의 진심이 지금의 라인도이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 대표는 10년 넘게 영업을 하며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방법에 능숙한 사람이었고 음식과 맥주의 조화를 즐기며 새로운 문화를 꿈꾸는 사람이었다. 라인도이치의 수제맥주로 사람들의 마음을 전하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 그 결과 1년 전 까지만 해도 직장인으로 살았던 손무성 대표는 1년 후 수제맥주 ‘라인도이치’ 대표로 제 2의 삶을 시작했다.



“라인도이치의 로고는 통영 한산도 대첩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깨끗한 물과 해산물과 지역축제는 라인도이치에 주어진 선물입니다. 라인도이치가 주관하는 코스여행을 만들어 통영을 만나는 사람들에게 양조장을 탐방시켜 주고 싶습니다. 맥주의 시장은 넓어지고 있습니다. 캔맥주와 파우치 맥주등 다양한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중입니다. 어느 좋은 날 맥주한잔 대접하겠습니다.” 인터뷰를 할 동안 단체 테이블에서는 휠체어를 탄 손님이 가족들과 함께 맥주가 담긴 점심을 즐기고 있었고 한 쪽에는 2인석에서 연인들이 부산스럽게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기자가 본 어느 여름날 라인도이치의 풍경이었다. 치맥, 피맥, 혼맥, 북맥, 낮맥!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공간. 라인도이치다. [1098]

주간인물(weeklypeople)-허유림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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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나폴리 통영에서 즐기는 독일정통수제맥주, 서울에서 통영으로 파견된 셰프가 선사하는 맥주와 음식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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