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 각양각색, 젊은 셰프 4인방

경주 대릉원 후문으로 나와 도보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황리단길이 있다. 고풍적인 한옥들이 줄지어 있는 이 골목은 젊은 감성의 맛집, 아기자기한 수공예점, 사진관들이 들어서면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다. 늘 새롭게 거듭나는 황리단길. 그곳에서 유럽 각 지역의 음식을 프렌치 스타일로 소화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특별한 요리를 내놓은 유러피언 다이닝이 생겨 화제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즐기는 셰프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TAVERNA(타베르나)가 바로 그 주인공. 주간인물은 요리에 인생을 담는 젊은 셰프, 서관수 대표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박미희 기자
“요리는 손님들에게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식이 주류를 이루는 경주에서 유러피언 다이닝하면, TAVERNA를 떠올릴 수 있도록, 믿고 찾을 수 있는 레스토랑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환하게 웃는 서관수 오너셰프. 


올해 스물 여덟인 서관수 오너셰프는 속이 꽉찬 실력파다. 올해 경력 10년차의 젊은 베테랑인 그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프로다. 어려서부터 요리사가 되는 게 꿈이었던 그는 학교에서 요리를 전공했다. 해외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현지 유명 레스토랑에서 실무를 경험했고, 귀국 후 다양한 업장에서 경력을 쌓았다. 자신의 확고한 요리 세계를 자유롭게 펼치고 싶어, 올해 초 고향 경주에서 TAVERNA를 열었다. 한식 일색인 경주에서 문을 연 프렌치 레스토랑. 그 도전 자체가 참신하다는 것이 주변의 반응이다. “요리만큼이나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했어요. 유럽 곳곳을 다니며 현지의 맛을 즐기는 것이 정말 큰 낙이었죠. 각 나라에서 먹었던 맛있는 현지 요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자신 있는 프렌치 스타일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내놓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TAVERNA’는 이탈리아어로 시골풍의 레스토랑을 뜻한다. 그 이름처럼 유럽 각국의 요리를 보다 친근하게 소개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그럴싸하게 모양만 예쁘게 꾸민 캐주얼 레스토랑과 달리 이곳은 소스, 가나쉬 하나까지 공들여 만든다. 시즌별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코스요리를 내놓고 , 셰프의 아이디어를 담은 특별한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재료 준비부터 마지막 데코레이션까지... 치열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손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손이 많이 가는 코스 요리를 감당하기엔 4명의 셰프들만으로는 버겁하다. 하지만 그 북새통에서도 서관수 오너셰프는 평정심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요리의 품격을 지키고 있었다. 흐트러지지 않는 항상심을 가질 수 있는 비결로 그는 손님을 향한 진심을 들었다. "레시피를 연구하고 코스를 짤 때, 언제나 손님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요. 지금처럼 무더울 때는 입맛이 많이 떨어져요. 그래서 산뜻한 향미를 지닌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떨어진 입맛을 돋을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했습니다. 가격도 저희가 받고 싶은 가격이 아니라, 손님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가격으로 책정을 했어요. 무엇보다 다른 업장과 차별화 되는 저희만의 ‘맛’, ‘서비스’, ‘분위기’를 제공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 시즌, 시그니처 메뉴는 크림파스타, 이베리코 뼈등심 스테이크다. 평범한 크림파스타와 달리 브라운 버터를 써서 오묘한 갈색빛이 도는 것이 특징. 오동통한 관자와 표고버섯의 진한 향과 송이버섯의 식감을 지닌 송화버섯, 트러플 오일을 넣어 한층 고급스럽다. 그럼에도 가격은 1만원대 후반대로 대중적이다. 코스 메인 요리로 사랑받고 있는 이베리코 뼈등심 스테이크는 흔히 아는 T본 스테이크와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메뉴다.  돼지고기 중에 가장 풍미가 좋다는 스페인 이베리코 뼈등심을 구워 보리와 감자로 만든 리조또와 곁들여낸다. 여기에 오렌지와 생강을 사용해 직접 만든 특제 소스를 얹어 상큼한 맛을 더했다.

가벼운 단품 메뉴도 인기지만, 셰프의 정성이 느껴지는 제철 코스 요리도 인기다. A코스 2인 기준 5만원 대 후반, B코스 2인 기준 6만원 대 초반. 다이닝 공간 외에 별도로 숙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여행객에도 인기다.  셰프의 열정이 담긴 프렌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이곳은 오픈한 지 얼마되지 않아 미식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 단골손님은 “고풍스러운 경주 한옥에서 프렌치 요리를 즐길 수 있어, 이색적인 경험이었다”며 무엇보다 “직접 셰프들이 주문을 받고 요리에 대해 설명하며 최대한 손님의 입맛을 맞추려는 점이 감동적”이었다는 평을 했다.
 


늦은 밤, 손때 묻은 레시피 노트에 새롭게 구상한 메뉴를 꼼꼼이 정리하는 서관수 오너셰프는 늘 연구하고 노력하는 셰프다. 날로 오르는 재료비, 인건비에도 굴하지 않고 그는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작은 것 하나 허투루 내지 않고, 공들여 준비한 제대로 된 요리를 선보이는 것. 그것이 셰프로서 그의 자부심이다. “요리는 손님들에게 제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있는 그대로 담아야, 손님들이 오해없이 제대로 받아드릴 수 있지요. 그래서 ‘요리는 인생을 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경주에 딱 한군데 밖에 없는 프렌치 레스토랑, 믿고 찾을 수 있는 유러피언 다이닝을 만들어가는 것이 꿈입니다!” [1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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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에서 뜨는 ‘유러피언 다이닝& 스테이’, 젊은 셰프의 영감이 담긴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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