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가을이 물들었다.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길을 따라 담양의 가을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5월의 일렁이는 초록빛 물결을 이루던 길에 11월의 샛노란 가을이 물들었다. 가을의 향기를 더해주는 진한 커피 한잔의 매력은 담양을 더욱 아름답게 기억 하게하는 요소다. 여기 1970년대 지어진 오래된 농협곡물창고를 레트로 감성이 묻어나는 공간으로 리뉴얼한 카페가 있어 화제다. 담양을 넘어 광주, 전남에서 찾아가 봐야할 이색 카페로 화제가 된 서플라이가 바로 그 주인공.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지역 문화계에 활력이 되고 있는 사람, 안준 대표를 주간인물이 만났다. _박미희 기자


담양의 핫플레이스, 서플라이는 아름다운 담양의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공간이다. 1970년 대 지어인 농협공판장 건물을 리뉴얼해 뉴트로적인 감성이 곳곳에 묻어난다. 옛것 그대로의 따뜻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붉은 벽돌과 화려한 샹들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조명이 어울려 이국적인 감성을 자아낸다. 옛날 농협공판장이 있을 때부터 놓여있던 입간판, 창틀을 그대로 살려 멋스러움을 더했다. 형형색색의 네온 간판으로 젊은 개성을, 층고를 높게 터 시원한 개방감을 표현했다. 이렇듯 오래된 ‘옛것’과 젊은 ‘유니크함’의 극단적 조화로 이색적인 감성을 자아내는 공간에서 만난 안준 대표는 열정적인 청년 사업가의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올해 서른여섯의 안준 대표는 원래 실력 있는 공간디자이너로 광주, 전남에서 이름을 알린 사람이다. 카페, 레스토랑 등 다양한 상업공간과 주거공간을 디자인하며 공간에서 생명력을 불어넣던 그는 많은 아티스트들과 마에스트로들이 서로 교감하며 영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6여 년 전, 서플라이를 열었다고. “각양각색, 개성 넘치는 젊은 마이스트로들과 아티스트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공급하는(supply) 공간을 만들고 싶어 카페를 열었어요. 카페 공간을 넘어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로 손님들을 맞이하겠다는 게 제 생각이었죠.”



지금은 창고형 카페들이 하나, 둘 늘어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거듭나고 있지만 그가 6년 전, 카페를 열 때만 해도 모두가 만류하는 분위기였다. “마치 내 집처럼 멋지게 인테리어를 하고, 마지막에 건축주에 열쇠를 넘기고 떠나면 왠지 모를 공허함이 몰러오더라고요(웃음). 애정을 갖고 꾸민 공간을 계속 보며 가꿀 수 없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보며 가꿀 수 있는 제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카페를 열겠다고 생각했어요. 외국처럼, 폐공장이나 노후화된 건물을 리뉴얼해 뉴트로적 감성이 있는 카페를 연 곳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영감을 얻었죠. 일부러 담양에서 오래된 공인중개사를 찾아 이 자리를 소개받았어요. 70년대 지어인 농협창고 건물이라, 낡고 녹슬어 손볼 곳도 많고, 지금의 잔디밭에는 가건물이 세워져 갑갑했었죠. 심지어 건물주 분은 카페를 한다고 하니 ‘젊은 친구가 돈 버릴 것 같아, 걱정스러워 그러니 그만두라’며 되레 설득을 하시더군요(웃음). 처음의 걱정과 달리 지금은 저희 카페를 자주 찾는 단골손님이 되셔서 큰 힘을 얻고 있어요.”
그는 뛰어난 예술 감각을 담아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듯 공간 디자인을 했다. 자칫 삭막할 수 있는 공간에 플로리스트인 아내가 디자인 플랜테리어를 둠으로써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건물 원형을 잘 살려내는 것에 중점을 뒀다’며 브랜딩의 핵심에 대해 설명했다. “옛날 건물은 단열이 잘 되지 않아 단열에 신경을 쓴 것과 큰 창을 낸 것 외에는 거의 건물 원형에 가까워요. 특히 세월의 때가 묻은 듯 멋스러운 붉은 벽돌은 지금은 사려도 해도 살 수 없는 귀한 자재입니다. 이렇듯 건물 원형을 최대한 살리면서 구석구석 극단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디자인 요소를 넣은 것이 핵심이죠.”



공간의 매력만큼이나 뛰어난 커피 맛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유의 향과 풍미가 살아있는 콜드브루 커피가 이곳의 대표 메뉴. “누가 내려도 일정한 퀼리티의 커피를 내놓고 싶어 콜드브루 커피를 처음부터 내놨어요. 처음에는 납품을 받았는데, 뒤에 맛이 변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직접해보자는 생각으로 커피기계와 설비를 갖춰 콜드브루 커피를 만들고 있어요. 특유의 향과 풍미가 살아있는 콜드브루 커피, 서플라이만의 개성 넘치는 콜드브루 커피를 한번 드셔보세요.”
카페로는 이례적으로 최고급 음향시설을 갖춘 이곳은 때때론 공연장으로, 젊은 작가들의 공예품을 살 수 있는 프리마켓으로 변한다. 작년에는 옥상달빛의 ‘2018 정말 고마워서 갑니다’ 콘서트가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카페를 넘어 다채로운 문화콘텐츠가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것. “이젠 창고형 카페가 많이 생겨서, 더 이상 공간으로서 경쟁력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담양에 가면 꼭 찾아야하는 카페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 부지 안에 새롭게 짓고 있는 100평 규모의 카페를 곧 오픈해 더 좋은 공간에서 손님들을 맞이할 계획입니다.”
주말 최대 1,000여명이 찾는 담양의 이색 명소로 거듭난 카페 서플라이. 이로 인해 골목에는 색다른 카페들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골목에 새로운 활력이 됐다. 담양 본점의 성공에 이어 광주 치평동에 2호점을 열었고, 곧 첨단지구에 3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안준 대표는  브랜딩 전문기업, 디자인 서플라이를 통해 클라이언트들의 다양한 ‘Needs&Wants’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세월의 때가 묻고, 낡은 공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 클라이언들이 꿈꾸고 원하는 공간을 환상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업공간으로서 경제적 가치와 목적성을 충실히 만족시키는 공간을 만들고 종합적인 브랜딩을 통해 새로운 공간 디자인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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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농협공판장 건물을 리뉴얼한 뉴트로적 감성 돋보이는 복합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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