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최근 경주 하이코에서 열린 2019년 경상북도 건축대전에서 이상길 허민아 대표의 빌라그레이스가 건축문화상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웃과의 소통의 장을 만든 효과적인 공간 구성과 미니멀한 스타일의 건축미를 인정받아 대상의 영예를 안은 것. 주간인물은 새로운 건축문화를 이끌어나가는 참신한 건축가 부부, 이상길 허민아 대표의 이야기를 담았다.  _박미희 기자

경북 경주시 손곡2길 7-9에 위치한 빌라그레이스는 경주의 푸른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소박하고 서정적인 무드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올해 경북 건축대전 건축문화상의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이 집은 젊은 부부건축가 이상길, 허민아 대표가 지은 집이다. 서울 유명 건축회사에서 실력을 발휘하던 부부는 건축가로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건축가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아이들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팍팍한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인 경주로 내려왔다. 꿈에 그리는 집을 짓기 위해 부부 건축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세월은 수년. 설계부터 시공 마무리까지 모두 두 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빌라 그레이스를 만들기 위해 아내와 수없이 많은 시간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했어요. 아내를 클라이언트라고 생각하고 제가 그린 도면을 두고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도했죠. 아내도 건축가다보니, 제가 얼마나 고심해서 건축 설계를 해왔을지 충분히 감안해서 듣고 보다 나은 대안을 제시해줬어요. 집을 지으면서 아내와 의견이 다를 때도 많았지만, 지금와 생각해보니 아내가 없었더라면 집을 짓기까지 서너 배의 시간을 더 걸렸을 거 같아요(웃음).”



서울에서 아파트 생활을 했다는 부부는 틀에 박힌 기성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이웃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공간을 꿈꿔왔다고. “아파트에 살면 옆집에 누가 사는 지, 알지 못하게 되잖아요. 평생 남의 집만 그려주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과연 내가 살고 있는 거주환경은 좋은가? 막 크는 아이들을 생각해보니, 안타까운 점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고향인 경주로 내려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이웃과 벗하며 사는 집을 꿈꾸게 됐어요. 그 과정에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바로 다가구 주택을 짓는 거예요.”

빌라그레이스는 귀농, 귀촌을 결심하기 전에 일정기간 동안 거주하며 시골마을의 장단점을 충분히 경험해볼 수 있는 다가구주택이다. 작은 마을을 배치의 컨셉으로 잡고, 기존 시골마을의 골목길과 단절을 추구하지 않고 그 좁은 골목이 건축물과 연결될 수 있도록 건축물을 배치했다. 언제나 정겨운 이웃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골목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이곳 손곡길은 경주의 대표 관광단지인 보문단지에서 차로 5~1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에요. 번화한 중심가에서 벗어나 시골의 한적한 여유와 목가적인 정서를 만끽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췄죠. 하지만 도로 정비 부분이 미흡해 좁은 골목길이 많습니다. 이 골목길과 단절을 추구하기보다는 좁은 골목이 건축물과 연결될 수 있도록 건축물을 배치했어요. 언제나 동네 정겨운 이웃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격없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웃음).”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열린공간이지만 중앙마당과 개별마당을 각각 계획함으로써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구분했다. 귀농, 귀촌을 위해 묵는 투숙객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개별마당을 계획한 것. “약 100평의 중앙마당은 모두를 위한 공간이에요. 이곳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기도 하고, 클래스(키즈쿠킹, 목공예, 플라워 등)와 버스킹 공연, 파티가 열리는 공간이에요. 반면 단층으로 계획된 다가구주택에는 개별마당을 둬 사생활 침해를 받지 않으면서 바베큐 파티, 개인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투숙객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도 이같은 공간 구성이에요.”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의 건축물은 미니멀 라이프를 구현한 디자인으로 지어졌다. “처마, 지붕, 기둥, 벽면 어디 하나에도 군더더기가 없이 딱 필요한 만큼 건축적인 요소들을 넣었어요. 지나침이 없이 딱 필요한 만큼 미니멀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소박한 빌라그레이스의 느낌을 표현하다고 생각합니다.”

눈을 감으면 들리는 풀벌레 소리와 바람소리, 10월의 푸른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큰 창. 쏟아지는 따뜻한 햇볕. 이 모든 것이 이곳 빌라그레이스를 찾으면 공짜다. 서울에서 느낄 수 없는 경주만의 푸르른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정한 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휴식을 제공해주고 있다.

첫째, 하윤 둘째, 라윤이를 키우며 화목한 가정을 이룬 부부 건축가. 그들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단다. “저희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는 가족들이 묵으시면 참 보기 좋아요. 저희 아이들 장난감을 빌려드리도 하고, 아이들끼리 친구가 되어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죠.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해요. 앞으로 하윤이, 라윤이를 위해 이곳에 식물원과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게 제 꿈입니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빌라그레이스에 묵는 분들이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좋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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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경상북도 건축대전 ‘건축문화상 대상’ 수상, 경주, 푸른 자연을 품은 다가구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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