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반려동물 시장이 확대된 가운데 반려어(Aqua-pet)로 불리는 관상어가 우리나라 반려동물 순위 3위에 등극했다. 관상어 애호가들의 충성도도 높지만, 수조 디스플레이로 인테리어 효과를 내거나 미세먼지 문제로 공기정화 및 가습 효과의 기능으로 관상어 사육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려어 역시 수족관에 입양하는 것으로 주인의 임무가 끝나는 것이 아니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관상어를 건강하게 케어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배설물이나, 먹이 찌꺼기를 제때 제거하고 주기적으로 물갈이하는 일도 필수다. 이는 반려어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이 망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주간인물은 세계 최초로 고밀도 여과 시스템을 적용해 물갈이가 필요 없는 ‘심즈배면’을 개발한 이를 찾았다. 바로 심규운 대표가 그 주인공. 수족관 관리에 적합한 6개의 특허제품을 출시하면서 마니아층에는 오래전부터 이미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데…. 리틀폰드의 심규운 대표를 주목해 보자. _김정은 기자



반려어의 인기로 수족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주간인물은 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며칠간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며 인물을 찾아 나섰다. 그중 기자의 눈에 유독 띄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심즈배면’. 심즈배면을 설명하는 이들 대부분이 하나 같이 제품에 대한 높은 평가와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대체 ‘심즈배면’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칭찬일까. 호기심은 결국 울산에 위치한 ‘리틀폰드’를 직접 찾아 나서게 했다.
리틀폰드에 들어서자, 각양각색의 수조들의 아름다운 자태와 관상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참이나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던 찰나, 뒤늦게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수족관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수족관 여과기가 이상할 만큼 조용하다는 것이었다.
때마침 작업실에서 나와 반가운 미소로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건네는 심규운 대표. 취재진의 쏟아 내는 질문에 웃음과 함께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네, 그게 바로 심즈배면입니다(웃음).”
심즈배면은 생물의 특성에 따라 기능성을 다르게 부여해 개발한 수조다. 예를 들면 새우전용 이노베이션과 탱크항 타입, 수초항 타입, 거북이 수조, 해수어 수조 등이 있으며 기본형으로 주로 사용되는 다목적 심즈배면도 있다. 소음이 없는 이유는 히터 등 모든 장비가 배면 속에 내장되므로 수조가 깨끗하고, 침실에 놓아도 될 정도로 조용하다는 게 장점이다.
“유수식 여과방식(물이 자연적으로 순환하는 기능)을 도입해 출수모터의 용량을 최소화하여 소음을 줄였습니다. 이어 침전조와 1차 여과조, 2차여과조에서 호기성박테리아와 혐기성 박테리아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므로 수질의 오염을 막고, PH에 변화가 적어 질산염에도 안정적이죠. 또한 배면 침전조에서 완전 배수와 입수가 가능해 수조를 레이아웃하거나 조립할 때도 분진 없이 물을 채우거나 빼서 수조를 운반 및 복원 할 수 있습니다.”



2012년에 출시된 리틀폰드의 ‘심즈배면’은 특허만 6개를 보유한 제품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수조 마니아들에게 각광 받아 왔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서울과 경기지역의 충성고객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심규운 대표는 어떻게 ‘심즈배면’을 개발하게 되었을까.
“저는 어릴 때부터 양어장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었어요. 그래서 부산수산대(현 부경대학교)에 진학해 양식학과를 전공했고, 어류양식 실험실을 제집처럼 생활하며 꿈을 키워 갔습니다. 하지만 기업인으로 명성을 쌓았던 아버지의 사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저도 꿈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활동에 힘을 쏟아야 했고, 그렇게 시작한 일이 인테리어였습니다.”
손재주가 많았던 터라 인테리어 사업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생활의 안정은 찾았지만, 양어장에 대한 미련으로 심 대표의 마음은 늘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인테리어를 맡은 주택지에는 항상 연못을 만들어 주었다고.
“연못을 만들고 싶어서 인테리어를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웃음). 보통의 인공 연못은 관리가 어려워 1년을 못 넘기고 혐오시설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게 안타깝기도 했고요. 그래서 제가 전공한 양식공학을 토대로 양어장의 고밀도 여과 시스템을 적용해 연못을 만들었어요. 쉽게 말해서 양어장을 축소한 형태의 연못이었죠.” 심 대표가 조성한 연못은 별다른 관리가 없이도 오랫동안 깨끗하게 유지되었고, 소유주들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그때 심 대표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수족관’이었다.
“사람들이 관상어를 키우고 싶어도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가 청소와 냄새, 소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3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 길로 인테리어 회사를 나와 단칸방에서 수족관 개발에 열중했죠. 그때 아내에게 참 미안했습니다. 생계를 미루고 수족관을 개발하겠다는 저를 믿고 끝까지 지지해 준 고마운 사람이거든요.” 

작업실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방 한 칸에서 커터칼 하나로 작업을 시작한 심 대표. 잠을 줄여가며 만든 그의 노력은 곧 세계 최초로 물갈이가 필요 없는 수조의 완제품 ‘심즈배면’을 완성해 특허까지 등록했다. 이후 자본금 200만 원으로 지금의 리틀폰드를 창업해 ‘심즈배면’을 세상에 출시했다.



“처음 6개월 동안 한 개도 못팔았어요(웃음). 우연이 이곳을 지나던 신사분이 제품에 호기심을 가지고 구매했는데, 그분이 첫 단골이 되었고, 점차 입소문이 번지면서 심즈배면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도 심즈배면은 이름도 없었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이름과 마크를 만들어 주시고, 온라인 카페 ‘리틀폰드’도 개설해 주셨어요(웃음).”

온라인으로 확장된 심즈배면은 서울과 경기 등에서 더 큰 관심을 받게 되었고, 전국에 있는 카페 회원들에 의해 소개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심규운 대표에게 회원들은 더욱 각별하다. 2012년부터 운영된 카페는 현재 3천 명의 회원을 넘게 보유하고 있다. 이 카페에는 주인장이 따로 없다. 자발적으로 가입을 하고, 각자가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며 서로를 존중한다. 전국에서 모인 회원들이라 자주 볼 수는 없지만, 서로가 늘 가까이에서 응원하고 있다고.
“제게는 가족 같고, 고객이기 전에 든든한 조력자들이에요. 올해부터 ‘한국관상어산업박람회’에 참가해 반가운 인사를 나눴는데, 내년에도 후년에도 박람회를 핑계로 얼굴 뵈러 가려고요(웃음).”

앞으로도 누구나 편안하게 물 생활을 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고 개발할 것이라는 심규운 대표. 그의 마음속 작은 연못을 힘차게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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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속 작은 연못, 세계 최초 물갈이가 필요 없는 다중여과 수족관 ‘심즈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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