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 발 내딛고자 시작하는 게 창업이지만, 새로운 인생을 위해 자세를 낮추고 한발 물러나 시작한 이가 있다. 바로 ‘이애영푸드’를 창업한 석정환 대표의 이야기다. 4년 전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빼곡한 해운대에서 10평 남짓한 떡볶이 가게를 창업해 문전성시를 이루게 한 장본인이자, 창업 2년 만에 직영점만 4곳을 확장, 선보인 매장마다 성공진출을 거듭하며 화제의 외식 브랜드를 론칭한 인물이다. 올해 38세의 젊은 경영인으로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지만, 사실 15년 전부터 사업가로서 입지를 다져 온 잔뼈가 굵은 인물이기도. 지금부터 석정환 대표의 기민한 행보를 만나 보자.  _김정은 기자


‘이애영떡볶이’, ‘이애영푸드. 상호만 들었을 때는 연륜이 있는 여성 대표이거나 가업을 예상했는데…. 기자의 예상은 단박에 날아갔다.
“호를 알리면 장수한다는 옛말이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에 어머니의 성함으로 가게를 창업했습니다.” 병환으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이애영떡볶이’로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석정환 대표. 그의 진심이 전달된 덕분인지 건강이 호전된 어머니는 그의 사업을 지지하고 있단다.
“사실 떡볶이 만드는 방법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분식점 창업을 기획했어요. 다만, 어렸을 때 즐겨 먹던 떡볶이 맛을 재연하고자 했고, 요즘 인기 있는 자극적인 소스보다 누구나 부담 없이 먹고 좋아할 수 있는 맛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렴한 메뉴 가격이지만, 그 가격에 그치는 서비스가 되지 말자는 생각으로 창업을 했다는  석정환 대표. '한 사람의 단골이 열 사람이 되어 돌아온다'는 경영 이념으로 “이윤창출에만 목적을 두는 장사는 소비자와 멀어지는 지름길이며 외식업은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인색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도전에 거침이 없는 진취적인 기질과 호방한 성격. 어려울 것 없이 탄탄한 가도를 달려왔을 것 같은 석 대표. 사업가 집안의 차남으로 태어나 부유한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 더욱이 어머니까지 병마와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그는 20살에 한집안의 가장이 되었다. 전역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또래보다 한해 늦게 입시를 준비해 부경대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퇴근과 동시에 오전 수업을 듣는 날이 더 많았다고.

“어릴 때부터 성공에 대한 갈망이 강했습니다. 대학 동기들은 교직자나 공무원이 대부분인데 저에게 맞지 않은 일이기도 했고, 또 그 나이 때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해 경험을 위주로 많은 일을 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일은 어느덧 장사가 되었고, 해운대에 위치한 유명한 외식업까지 석 대표가 운영했던 가게들은 이내 사업으로 번창했다. 열정적이고 지는 걸 싫어하는 성격, 무엇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고집은 사업가로서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던 그였다. 하지만 돌연, 33세에 이뤄 놓은 가게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한다.

결혼을 앞둔 시기였는데, 일에만 치여 낮과 밤이 없던 시간이 가족들에게 미안했습니다. 너무 치열하게만 살아 온 것은 아닌지 자신을 돌아보게도 되었고요.” 그때 마침 석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이 떡볶이다. 손을 대기 시작하면 어쨌든 끝을 보고야 마는 성격은 작은 분식점을 운영하면서도 나타났다.




부산 해운대에서 시작한 15평 규모의 점포는 월 5,500만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이애영푸드의 모태 브랜드 ‘오빠분식’의 탄생이었다. 오빠분식의 인기로 가맹문의가 쏟아졌지만,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완벽하게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간판만 내어주기식의 장사는 원치 않았다는 석 대표. 오빠분식의 성공으로 전문화된 메뉴 편성과 운영을 강화해 프랜차이즈 ‘이애영푸드’를 기획한 그는 2년 사이 직영점만 4개 오픈, 현재 5호점까지 운영하며 떠오르는 분식 브랜드로 입지를 확고히 잡았다.

이애영떡볶이 반여동 본점에 이어 양산에서 지점을 개설할 때도 당시 상권이나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기 전이라 주변의 만류가 심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 있었고, 예상은 적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단지 아파트가 형성, 일대 가게들의 점포비나 임대료는 몇 배로 상승하게 된다. “분식점이라고 해서 이제 상권도 고려하지 않고 창업을 하면 안됩니다. 무조건 저렴한 점포 자리만 찾는 가맹점은 저도 도와드릴 수가 없어요. 그리고 같은 메뉴만 편성하는 것도 시대와 맞지 않고요.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에 만족하기보다 움직이고, 일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영애푸드의 성공비결을 엿들어 보자면, 양념에 비법을 두는 여느 떡볶이 브랜드와 달리, 비법소스 베이스에 쌀떡을 끓인 후 양념과 버무리는 게 맛의 비결이란다. 또한 언제 먹어도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는 소스의 비율과 불 조절에 특화된 기술로 차별화를 둔 것.
이어 탄탄한 내실로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꾸준히 개발할 계획이라는 이애영푸드. 얼마전 출시한 신 메뉴 이애영부대찌개는 가성비를 채운 맛과 가격,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식사메뉴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앞으로 함께할 가맹점의 매출 다각화를 위해 지금부터 활약 중인 셈이다.

또 하나, 석 대표가 가장 귀하게 생각하는 것은 ‘함께하는 직원들’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성장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좋은 직원들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의 성품을 알아보는 오너의 눈도 필요할 것이다. 그들을 존중하는 태도와 오너로서 지켜야 하는 선을 넘지 않는 것. 그것 역시도 석 대표가 오랜 기간 터득한 경영자의 자세가 아닐까.
끝으로 앞으로 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석 대표는 “어머니께서 15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셨습니다. 저도 제 역할의 책임을 다 채우고 나면 남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살고 싶어요.” 라고 전했다. 깊은 울림이 있는 자신의 목소리를 가진 석정환 대표. 그의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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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소스의 비율과 불 조절, 특화된 기술로 맛 차별화-떠오르는 외식 브랜드 ‘이애영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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