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부산광역시 전포카페거리는 2017년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세계여행지 52곳 중에 한곳’으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곳이다. 몇 년 전만해도 철물·공구상가가 번성했던 도심 뒷골목의 슬럼가였던 이곳은 지금은 도심 속 여유와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거리로, 아기자기하면서도 이색적인 카페와 식당, 수공예점과 전자 전기 도매상가 및 부품 공구상가가 공존하는 이질적이고 독특한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전포카페거리에서 각양각색(各樣各色), 개성 넘치는 가게를 만들어 화제가 된 사람이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독특한 발상, 정직한 음식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외식브랜드를 만드는 굿펠라스, 정성원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_박미희 기자



최근 SNS를 달군 호르몬동(일본식 대창덮밥) 맛집, 미뜨보루. 숯불에 구워내 진한 숯불향을 즐길 수 있는 대창덮밥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을 주간인물의 취재진이 찾았다. 개성 있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전포카페거리의 골목길을 들어서자, 친숙한 목소리가 취재진의 발걸음을 잡는다.
‘기자님, 저 모르시겠어요?(웃음)’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 그는 3년 전 화제의 돈부리&이자카야 전문점, 마마돈으로 출연한 바 있는 정성원 대표다. 부침이 심한 외식업계,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임대료가 날로 오르는 전포카페거리에서 굳건히 터를 잡고 있는 그를 우연히 만난 기자의 마음은 뿌듯했다.
역시나 외식업에 남다른 끼와 감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다르긴 달랐다. 마마돈의 성공에 이어  제이제이그린타이(타이요리전문점), 쟈니스시(스시전문점), 마마도마(스시전문점), 미뜨보루(덮밥전문점) 등 개성 있는 브랜드를 런칭해 성업 중에 있다. 전포카페거리가 만들어질 때부터 사업을 시작한 1.5세대로, 이 곳에만 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굿펠라스를 설립하고 가맹사업을 하며 한 뼘 성장한 모습이었다. “올해로 외식업에 입문한 지 20년이 됐어요(웃음). 전포카페거리가 생길 때부터 마마돈으로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거리를 지키고 있어요. 마마돈의 인기에 힘입어 굿펠라스를 설립해 가맹사업을 시작했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야심차게 준비한 미뜨보루가 좋은 반응을 얻어 뿌듯해요(웃음). 이젠 전포카페거리를 넘어서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대중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정 대표의 회심작, 미뜨보루는 덮밥 전문점을 운영해온 그의 내공을 담은 업장이다. 미국 유학길에 일식요리 전문점에서 일하면서 외식업에 입문하게 된 그는 일식, 한식, 양식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세련된 요리를 선보였다. 대중의 입맛을 이해하는 폭넓은 안목을 쌓은 것. “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맛이 뭘까?’하는 고민에서 출발했어요. 바로 한국식 바비큐, 숯불에 직화로 구워 화근내가 나는 고기를 가장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핫한 외식 아이템인 대창을 숯불에 구워 덮밥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15평 남짓한 작은 가게를 줄서는 대박 맛집으로 만든 호르몬동(대창덮밥)은 특별하다. 남천동에서 대창 전문점을 운영했던 어머니의 야무진 손맛을 담은 것. 쫄깃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막창맛이 일품이다. 은은한 숯불향과 특유의 풍미로 한번 먹으면 잊지 못할 맛이다.
이곳의 맛에 비결에 대해 묻자, 정 대표는 “음식은 정성”이라며 “기성품, 반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재료준비부터 소스까지 모두 직접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는 경영철학을 말했다.


업체에서 손질한 대창을 사용하지 않고 매장에서 생(生) 대창을 손질해 쓴다. 신선한 야채, 과일을 듬뿍 넣어 만든 특제 소스로 맛을 더했다. 노련한 솜씨로 숯불에 직접 구워낸 막창을 듬뿍 담았는데도 가격은 9천원으로 저렴하다. 호르몬동에 이어 부타동, 스테끼동, 우삽겹동, 도리동 등 다양한 덮밥 메뉴도 인기다. 소고기, 돼지고기의 다양한 부위를 선택해서 맛볼 수 있고, 제대로 구워낸 고기 맛을 느낄 수 있다. 카페 같은 공간에서 정갈한 1인 상차림으로 맛보는 다양한 덮밥은 그야말로 ‘가심비’와 ‘가성비’를 충족한다. 한 단골손님은 “맛집인 만큼 줄서는 사람들이 많아 먹기가 힘들다”며 “1시간 반을 기다려서 먹을 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라며 호평했다.
미뜨보루 전포본점은 1일 최대 매출 170만원을 기록하며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여기저기에서 가맹문의가 줄이어 현재 전포본점, 남포점, 부산대점, 덕천점, 남천점, 장산점 등이 성업 중에 있다. 최근 대형 유통몰과 백화점 입점 제의를 받으며 신규 프랜차이즈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일식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정 대표가 만든 마마도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성비 좋은 스시 전문점’으로 입소문이 난 것. 캐주얼한 분위기의 공간에서 1만 원 대,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스시를 맛볼 수 있어 인기다. 마마도마의 브랜드 경쟁력에 대해 묻자, 그는 “기존 캐주얼 스시 전문점과 달리, 두툼한 네타(초밥 위에 올라가는 재료)를 올리는 것이 비결”이라며 “철저한 식재료 관리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고 신선한 스시를 맛볼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마마도마 역시 전포점의 인기에 힘입어 남천점, 망미점, 남포점, 덕천점, 부산대점, 해운대점 등이 성업 중에 있다. ‘맛’과 ‘가성비’,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브랜드로 빠른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것. 참신한 메뉴와 경쟁력 있는 사업 아이템으로 눈길을 끌며 연이은 가맹문의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탄력을 받고 있다.



굿펠라스는 마마돈, 미뜨보루, 마마도마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사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정성원 대표는 ‘상생(常生)’의 프랜차이즈 정신에 대해 말했다. “마마돈, 마마도마, 미뜨보루 모두 요리를 모르는 사장님들도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기술이전과 경영 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15평 내외의 소규모 점포에서 창업할 수 있고 가족경영으로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는 경영 시스템이 특징이에요. 상권분석, 인테리어, 기술이전, 경영교육 전반을 본사가 책임지고 진행하고 있고, 폐점율을 낮추기 위해 꾸준한 관리에 힘쓰고 있습니다.”

외식업 20년차, 베테랑의 노련미가 느껴지는 그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외식업에 잔뼈가 굵은 그에게 외식업의 본질에 대해 묻자, 그는 “외식업은 관심 있고 애정이 있어야하는 사업”이라며 “요리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자세와 손님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이런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건실한 점주님들과 함께하고 있어 든든하다”고 전했다.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정성을 다해 기획한 외식 브랜드가 사랑받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손님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새로운 것을 찾아 레시피를 개발하고 기획하는 과정이 참 재밌어요.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메뉴를 맛보고 손님들이 좋아하는 걸 볼 때마다 희열을 느끼죠(웃음). 줄서는 가게를 만드는 일은 이렇게 작은 일에서부터 재미를 찾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장사란 본디 돈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굿펠라스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들도 같이 가게를 꾸려온 직원들이라고. 스스로를 ‘인복(人福)이 많은 사람’이라고 일컫는 그에게서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가끔씩 저보다 더 사장처럼 가게를 돌보는 직원들을 보면, 깜짝 놀라곤 해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직원들이 고마울 따름이죠(웃음). 저와 저희 직원들도 가게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점주님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스타트업 외식기업으로서 점주님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 더불어 잘사는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부침이 심한 외식업계, 날로 높아지는 인건비 부담과 어려운 경기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서민들에게 가장 와 닿는 사업 역시 외식업이다. 그러니만큼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외식기업을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라고. “어렵죠. 인건비도 임대료도 계속 오르는데 소비심리는 위축되고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외식업은 비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민들에게 가장 와 닿는 사업 역시 외식업이니까요. 반짝 유행했다 사라지는 외식 브랜드가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자주 찾는 외식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이 제 꿈입니다. 소상공인들과 함께 성장하는 외식기업을 만들어 나가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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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비’, ‘가성비’ 충족하는 각양각색(各樣各色) 외식 브랜드로 화제! 새로운 외식문화 만들어가는 젊은 외식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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