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에 위치한 언양진미불고기는 60여 년 전 언양 최초의 식육점으로 시작돼 현재까지 그 전통과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외식명소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한식당으로 대를 이어 언양불고기의 진미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백년가게’에 선정돼 대를 잇는 명가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 초에는 식약청에서 실시하는 음식점 위생등급제 평가에서 언양에서 처음으로 평가 기준의 85% 이상을 만족시키는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다. 주간인물은 향토음식을 계승 발전시키는 박장호 대표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박미희 기자

“이기 진짜, 언양불고기입니다. 감칠맛이 쫙~ 도는 싱싱한 한우 암소 생고기에 고소한 참기름하고 마늘만 넣어도 이 맛이 나요. 씹을수록 구수하고 진한 육즙이 느껴지는 이 맛, 이기 진짜 언양불고기입니다(웃음).” 언양불고기의 원형에 대해 설명하는 박장호 대표.


언양불고기 단지에서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 박장호 대표는 향토음식을 계승 발전시키는 인물이다. 그의 고향은 언양. 예로부터 도축장과 푸줏간이 모여 있는 언양에서 자란 그는 언양불고기의 유래부터 맛의 변천까지... 언양불고기의 역사를 온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언양은 일제 강점기부터 도축장과 푸줏간이 모여 있는 유명한 한우단지였습니다. 1960년대 이후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모여들었던 근로자들이 이곳의 고기맛을 보고 그때부터 소문이 나기 시작했죠. 언양불고기의 원형은 가정에서 싱싱한 한우 암소에 참기름과 마늘을 버무려 참숯에 구워먹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머니가 해주시던 불고기 맛, 제가 먹고 자란 그 맛을 재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언양불고기의 대명사가 된 언양진미불고기는 60여년의 역사, 2대째 내려오는 외식명가다. 언양진미불고기의 시작은 언양불고기가 유명해지던 시절부터 함께한다. “1960년대 소고기를 잘 다루던 도축업자가 문을 연 ‘진미(珍味)식육점’에서 시작을 했죠. 그때 제가 아내가 서울에서 운영하는 고기집에 물건을 대면서 동업을 했고, 이후 인수해 언양진미불고기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한창 때는 얼마나 손님들이 몰려들던지 6~7시간 동안 줄서서 먹는 일이 예사였어요. 언양을 찾은 분들이 ‘진미, 진미’ 하도 이름을 불러줘서, 언양불고기의 대명사로 전국에 알려졌죠. 60여년의 세월동안 찾아준 손님들이 있기에 지금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언양읍에서 시작한 언양진미불고기는 지금은 삼남면에 자리를 옮겨 성업 중이다. 박장호 대표의 아들, 장남 박상준 씨와 차남 박상진 씨가 대를 잇고 있다. 유사상호가 많아 혼동을 겪는 이도 많지만, 언양불고기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인정하는 원조의 맛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옛날식 언양불고기의 원형을 재현한 ‘진미불고기’다. 질 좋은 한우 암소 생고기에 참기름, 마늘, 간장을 넣어 즉석에서 양념해낸다. 그대로 백탄 참숯에 구워내면 그 풍미는 단연 일품이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말은 이때 쓰는 법. “좋은 고기는 과한 양념을 할 필요가 없어요. 최소한의 양념으로 있는 그대로의 고기 맛을 충분히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죠.”

대중이 인식하고 있는 언양불고기도 인기다. 팔수록 손해라는 이곳의 언양불고기는 만드는 과정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일반적으로 소뒷다리살과 기름기 있는 부위를 주로 쓰는 곳과 달리 구수한 맛을 내기 위해 소뒷다리살에 특수부위를 더해 맛을 낸다. 기름진 맛을 내지 않기 위해 차돌배기 외에는 기름기가 많은 부위는 쓰지 않는다. 간장을 쓰지 않고 오로지 소금으로 간을 하는 것도 특징이다. 숯불 위에 석쇠를 올려두고 300~400번 두드려 동그란 모양을 잡아내며 굽는다. 오로지 고기의 찰기만으로 뭉쳐 텁텁하지 않고 고기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언양불고기를 만들면 아는 사람들한테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죠(웃음). 하지만 멀리서 이곳까지 찾아오신 손님이 고기 맛을 보러왔지, 기름맛을 보러온 게 아니잖아요. 멀리서 언양불고기의 명성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에게 정성을 다해 대접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손이 많이 가고 남는 것이 없더라도 그것이 음식장사를 하는 사람의 자부심이죠.”

명가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언양진미불고기. 찬 하나도 허루투 내지 않는 정성이 담긴 밥상은 언양을 제대로 느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언양진미불고기에 와서 제대로 된 언양불고기를 맛보고 간다’는 기자의 인사에 선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박장호 대표. 대를 이어 언양불고기의 맛을 지켜나가고 있는 그에게서 한식의 내일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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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호 언양진미불고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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