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뜨끈뜨끈한 쌀밥에 맛있는 김치를 손으로 찢어 입에 넣는 상상을 해보라. 정말이지 온갖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다. 김치는 메뉴를 불문하고 밥상 위에 꼭 올라야 하는 기본 반찬으로서 이제 건강식품의 기능까지 갖추어 전 세계적으로 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하지만 김치를 담그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 너무 서두르지도, 그렇다고 느긋하지도 않은 적당한 시간에 맞춰 야채를 절이고 알맞게 양념을 버무리고, 또 그에 맞는 숙성 기간을 거쳐야 한다. 정성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여기에 진심 어린 마음까지 담는다면? 맛의 고장 전남 순천에는 ‘김치명인’이라고 불릴 만큼 김치 맛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있다. 더나은김치의 최경은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주간인물은 ‘김치장사’와 사랑에 빠져버린 최경은 대표를 만나 그녀의 삶을 집중 조명해보았다. _김미동 기자


자원봉사자에서 김치 장인까지


더나은김치에 들어서자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김치 향이 코끝에 맴돌았다. 택배 작업이 한창인 그곳에서 만난 최경은 대표는 바쁜 와중에도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남편이 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최 대표가 갑작스레 ‘김치 장사’에 뛰어든 계기가 무엇일까. 그녀는 봉사활동에서 시작되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자원봉사자로 있을 때, 모두 함께 모여서 점심을 먹곤 했어요. 그 때 더 맛있게 먹고자 직접 담근 김치를 갖고 나갔었는데, 봉사자분들이 제 김치가 맛있다며 팔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원래 음식 하는 걸 좋아했거든요. 하지만 이걸 어떻게 파나 싶어서 조금씩 나눠드리니까 더 문의가 들어왔어요. 그래서 한 분, 두 분 팔다 보니 어느새 전국에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게 ‘더나은김치’의 시작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가게 봉사활동에서 시작된 더나은김치는 매달 수익의 일부를 소외된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놀라운 가게’ 39호점일 뿐만 아니라 최 대표의 1인 창조기업으로서 벌써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제 그 맛을 인정받아 서울, 경기는 물론 제주도에서도 구매 문의 전화가 빗발칠 정도라고.



모든 재료는 국내산으로
인공 화학조미료가 아닌
표고버섯과 함초,
정성으로 맛을 내다


더나은김치의 모든 메뉴는 최경은 대표가 직접 손맛으로 담가 그 맛이 일품이다. 그녀의 김치는 잘 절인 야채에 깊은 맛이 배어있고, 싱겁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알맞은 간이 입맛을 돋운다. 영롱한 보랏빛을 띤 장아찌는 새콤달콤한 맛이 반찬으로 제격이다. 한 번 먹으면 빠져나올 수 없다는 그 맛의 비결이 궁금했다. “모든 재료는 꼭 국내산을 써요.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곳에서 재료를 사야 하니까, 장은 제가 직접 봐야 마음이 놓여요. 또 건강을 위해 인공 화학조미료 대신 유기농 표고버섯과 함초로 맛을 낸 육수를 사용하고요. ‘내 가족이 먹는다’ 생각하고 마지막 뿌리는 참깨까지 국내산으로, 꼼꼼하게 신경 씁니다.” 덕분에 최경은 대표의 하루는 남들보다 일찍 시작하여 밤이 늦어서야 끝이 난다. 재료준비 때문에 새벽부터 일어나 온종일 김치를 담그고 고된 택배 작업에 매진해도 ‘맛있게 먹었다’는 한 마디에 힘이 난다는 그녀.

‘배움이 곧 열정’
장사와 교육으로 인생의 2막을 열다



뒤늦게 장사를 시작하여 인생의 2막을 열었다는 최 대표. 그녀는 ‘장사가 인생을 바꿔 놓았다’며 밝게 웃었다. “장사를 시작한 이후 삶이 활기차고 즐거워졌어요. 소중하고 감사한 인연들도 많아졌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손님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연구합니다.” 덕분에 더나은김치는 친정엄마처럼 넉넉하고 푸근한 인심을 자랑한다. 백화점의 반도 안 되는 가격이지만 맛과 양은 두 배라고. 직접 쪄서 택배 상자에 끼워 보내는 찰밥은 이미 고객들 사이에서 극찬 대상이다. 꽁꽁 얼린 생수를 아이스팩 삼아 넣어 보내는 것은 덤. 다양한 SNS 마케팅을 활용하여 고객과 끊임없는 소통을 이어가는 것 또한 그녀의 포근한 방식 중 하나다.

그뿐만 아니라 최경은 대표는 장사 노하우와 창업 스토리 등을 기반으로 하여 전국 각지에 강사로 활동 중인 교육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명강사 코칭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 이마트 순천점 문화센터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최 대표는 그녀 자신 또한 다양한 교육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며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계속해서 배우고 싶어요. 배워야만 뇌가 굳지 않고 유연해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열정이 샘솟거든요.”
최경은 대표는 어머니의 장사 인생을 응원하는 세 아들과 함께 ‘더나은김치’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방향성을 밝혔다. “규모가 커진 만큼 김치를 제조할 수 있는 공장을 만들고 기업으로 이끌어갈 예정이에요. 저는 계속해서 김치를 만들고, 아들들이 운영을 맡아 계속해서 나아가야죠.” 앞으로도 무조건 모든 재료는 국내산으로, 인공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아 맛좋고 건강한 김치를 만들겠다는 최 대표. 그녀의 정성스런 고집에서 자부심이 엿보였다. 현재 6차 산업에 맞춰 김치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연구 중이라는 그녀의 힘찬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아름다운가게 순천중앙점 활동천사 대표 역임
•아름다운가게와 함께하는 기부파트너 놀라운가게 39호점
•전남 소상공인 상생 협동조합 이사
•전남 소상공인 연합회 홍보국장
•순천 상인봉사단 사무국장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 강사
•이마트 순천점 문화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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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은 김치연구가·순천 더나은김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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