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50여 년 전, 경주 안강시장에 사람들로 발 딛을 틈없는 작은 식육식당이 있었다. ‘일성’이라는 간판을 내건 이 집은 직접 발골 작업한 우수한 한우와 한돈을 정직하게 판매하였고, 한우와 한우내장으로 만든 전골은 큰 인기를 얻었다. 친구들과 소주잔을 건네던 청년이 손자의 손을 잡고 다시 찾는 집, 그 유서 깊은 손맛을 이젠 후대가 이어나가고 있다. ‘기본을 지켜 단단하게 오랫동안 이어간다’는 뜻의 ‘외바우’란 이름으로 경주 안강과 포항에서 형제가 업장을 운영하며 전국맛집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맛집이다. 50년 전통의 맛과 문화를 이어가는 외바우(문서상 업력은 39년)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백년가게에 경북에서 유일하게 선정돼 그 저력을 다시금 증명했다.  _박미희 기자



몇 해 전, 경주를 대표하는 맛집으로 주간인물을 장식했던 송순주 대표를 주간인물이 다시 만났다. 환한 웃음으로 취재진을 맞이하는 그녀의 친절한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주양동민속 마을을 찾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띌 뿐이다. “현지인과 국내 관광객은 물론이고 경주를 찾는 외국인들이 맛있게 식사하시고, 오히려 고맙다고 할 때면, 참 보람돼요. 그래서 손님도 행복하고, 주인장도 행복하고, 직원도 행복한 외바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경주 현지인들은 물론 관광버스를 타고 온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맛집, 외바우의 명성은 높았다. 2010년 소상공인대회 지식경제부장관상 표창, 모범업소 경주시장상 표창, 농산물품질관리원 원산지표시 우수음식점 등 화려한 이력에 최근 백년가게 선정까지 더해졌다. “이번 백년가게 선정은 50여 년 동안 지켜온 외바우의 정신을 인정받는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우, 한돈을 알린다는 자부심을 지니고 전통의 맛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명가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독거노인 무료식사 대접을 비롯한 다양한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경주시민들이 사랑하는 맛집으로 거듭난 외바우. 그 성공 비결에 대해 묻자, 송 대표는 자신 있게 음식부터 내온다. 원플러스 이상 투플러스 등급의 질 좋은 한우에 낙지, 버섯을 듬뿍 넣어 사골육수까지 든 ‘버섯한우낙지전골’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안성맞춤인 메뉴다. 그리고 한돈삼겹살에 낙지, 버섯을 듬뿍 넣고, 특제 고추장 양념을 더한 ‘辛버섯낙불삼철판’은 그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깊은 맛을 내는 철판볶음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정직한 맛, 50년 전통의 맛을 녹여낸 한 상이다.
 


“남편은 오랫동안 식육식당을 운영한 집안에서 자라, 고기 보는 안목이 탁월해요. 저도 시집오고나서부터 시댁 어른들을 따라 장에 다니면서 좋은 식재료를 고르는 것부터 배웠죠. ‘재료가 맛이다!’, 좋은 재료를 고집하고 정직하게 판매하는 것이 저희 집의 비결입니다.” 내놓은 작은 반찬 하나도 허투루 내지 않은 외식명가, 외바우. 이곳 음식을 더욱 맛있게 느껴지게 만드는 비결은 주인장의 따뜻한 마음 때문이다. 손님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할 수 있도록 살피는 그녀의 세심한 배려는 이곳을 인생 맛집으로 기억하게 만드는 이유다.
“손님이 애써 찾아온 보람이 있도록 손님의 상황을 살펴 기대한 음식이 더 배가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마음을 써드리므로써 작은 감동으로 기쁨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고, 음식 하나로 행복한 추억을 얹어 갔으면 좋겠다는게 기본 마음입니다. 그래서 아기 포대를 준비하고, 땀 흘리는 분들을 위해 면수건을 준비하는 등 소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런 마음에서에요. 그리고 경주를 찾는 분들이 외바우를 통해 경주를 좋게 기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대를 물림하면서 원형을 보존한 전통의 맛을 잃는 여느 곳과 달리, 이곳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음식에 대한 진정성과 외식경영인으로서 탁월한 경영 마인드로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 “우리 한우, 한돈를 알리고 50여년 전통의 맛을 이어나간다는 자부심을 갖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맛집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외식 명가, 대를 잇는 100년 가게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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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순주 외바우 안강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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