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가습기 살균제 사태, 생리대·기저귀 독성물질 검출 사건 등 일련의 유해물질 사건이 사회의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유해물질 문제는 비단 생활용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조선소와 대형 건설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에어그라인더(사물의 절단과 연삭에 쓰이는 에어공구)에서 유해물질 논란이 일고 있는 것. 한 중소기업이 인체 유해성이 적은 엔프라 소재로 만든 에어그라인더를 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작지만 강한 기업, 엘제이그라인더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_박미희 기자



유해성 논란 잠식시킬
차세대 에어그라인더 출시
국내외 시장에서 호평




“에어공구 분야의 국산화를 위한 노력, 더 나은 기술 진보를 위한 도전을 계속해나가겠습니다.” 환하게 웃는 전창수 대표.
그는 엔지니어로서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이다. 독보적인 기술력과 창의적이 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전 대표는 2014년 1인 기업으로 엘제이 에어공구를 설립했다. 자동차산업, 공구산업, 정밀측정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담아 기술력으로 산업을 선도하는 강소기업을 일구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문을 연 엘제이 에어공구는 에어공구 산업을 선도할 스타트업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랜 연구와 투자 끝에 3년 만에 기존 에어그라인더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모델을 생산해낸 것. 기존 에어그라인더 제품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고 수명이 길며 성능이 우수한 제품이다. 무엇보다 이 제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유해성이 낮은 부품으로 제작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기존 에어그라인더의 날개부품으로 사용되어온 베크라이트는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소재입니다. 이 소재는 WHO(국제 세계 보건 기구)의 하부기관인 IARC(국제 암 연구 기관)에 의해 Group 1 폐암유발물질로 지정된 포름알데히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조선소, 대형건설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에어그라인더는 사물을 절삭하고 연삭할 때 내부에서 가루가 발생해 날리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하고 환경오염을 가속화시킵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기존 에어그라인더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안정성을 확보한 차세대 제품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유해물질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한 전창수 대표는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1인 기업으로 시작해 연구 개발에 어려움이 컸지만 기술 진보에 대한 열정은 어떤 역경도 딛고 서게 한 힘이었다.
“기존 에어그라인더에 사용되어온 베크라이트는 100년이 넘게 사용되어온 소재입니다. 이는 에어그리인더에 가장 적합한 소재였기 때문입니다. 안정성을 지니면서도 기존 소재의 성능을 향상 시킬 대체재를 찾는데 어려움이 컸습니다. 시제품을 생산하기까지 수많은 소재를 테스트했고 그때마다 금형을 새로 제작해야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를 했습니다. 제품화가 된 이후에 수많은 필드 테스트를 통해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어려운 과정에 끝에 탄생한 엘제이에어공구의 에어그라인더는 어떤 제품일까. “기존 소재에 비해 엔프라는 유해물질이 적게 함유된 소재입니다. 엔프라는 금속에 도전하는 플라스틱 5종을 지칭하며 1958년 미국 DuPont사가 발명했습니다. 산업보건법상 화학물질 유해성 안전판단 기준이 되는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제출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이 소재로 날개부품을 만들어 안정성과 성능을 높였습니다. 기존 에어그라인더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고 수명이 길며 작업 효율성이 높아 산업 현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는 안전성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선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회소외계층과 함께 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어
에어공구 산업의 국산화를
위한 도전 계속 돼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서 자체 기술력으로 업계를 선도할 차세대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어려운 도전이다. 하지만 그는 엔지니어로서의 자부심과 투철한 기업가 정신으로 국산화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한국 공구 제품은 일본 제품의 가격 4/1에 지나지 않아요. 그만큼 많은 부분 해외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에어그라인더도 제품의 가격이 높다면 더 좋은 부품을 개발하기 위한 시도가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제품 가격 대비 부품 가격이 너무 높다보니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소극적이었던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듯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이 크지만 중소기업이 자체 기술력으로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한다면, 역으로 한국 제품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어떤 변화의 움직임이 있어야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현장의 힘 있는 목소리를 전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시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반 설비를 갖추기가 어려워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제품을 생산하기까지 설비와 공간을 대여해주는 정책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만든 시제품도 중소기업이 만들었다면 제품 테스트 자체를 꺼려하거나, 써보지도 않고 외면하는 세태가 안타깝습니다.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많은 엔지니어들의 땀과 노력을 인정하고 중소기업의 제품에 대해 열린 태도로 다가가는 문화가 마련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진보를 향한 뜨거운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에어그라인더를 포함해 에어공구 산업을 선도할 차세대 모델 개발을 위한 연구와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것. 탄탄한 기술력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인정받는 강소기업을 일구는 것이 전창수 대표의 꿈이다. “창업할 때 사회소외계층과 함께 꿈을 키워갈 수 있는 기업을 이루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중장년층,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우리 사회에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 탄탄한 기술력과 우수한 품질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인정받는 강소기업을 일구겠습니다. 앞으로 에어공구 산업 분야의 국산화를 위한 뜨거운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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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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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공구 분야의 국산화를 위한 첫걸음 - 안정성과 성능을 높인 차세대 에어그라인더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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