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최근 모동중학교는 ‘2018 부산다행복학교’로 선정됐다. 부산다행복학교는 학교 구성원의 참여와 소통을 바탕으로 서로 협력하며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문화를 바꿔 나가는 학교를 말한다. 뛰어난 학교문화를 지닌 모동중학교는 ‘2018 부산다행복학교’로 선정돼 교무업무시스템 구축, 운영에 필요한 교육실무원 1명과 학교문화혁신을 위한 운영비를 지원받게 된다. 자율학교로 지정받아 창의적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고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만드는 대표적인 모델 학교로 운영된다. 주간인물은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육 현장에서 땀 흘리는 사람, 김종호 교장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박미희 기자



“좋은 학교는 학생들에게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곳이며, 좋은 교육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찾게 하고 그것을 가장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환하게 웃는 김종호 교장.

작년 그가 교장으로 부임한 모동중학교는 우수한 학교문화로 주목받는 곳이다. 사상구 모라동에 위치한 이 학교는 1994년 설립돼 현재 339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차상위 계층을 포함한 기초생활 수급자가 전체 학생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복지학교지만 학생들의 표정은 여느 학교 학생들보다 밝다. 소통과 화합의 정신으로 우수한 학교문화가 있는 명품학교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소통의 정신으로 학생에게 먼저 다가가는 교사,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밝은 학생, 열린 태도의 학부모들이 하나 되어 우수한 학교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이에 모동중학교는 ‘2018 부산다행복학교’로 선정되며 공교육 회복 모델 학교로 거듭났다. 학교 구성원의 참여와 소통을 바탕으로 서로 협력하며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문화를 바꿔 나가는 학교로 선정된 것.

이런 긍정적인 변화의 중심에는 소통과 화합의 리더, 김종호 교장이 있다. 36년 교직에 몸담은 그는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인물이다. 그의 교육철학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공부하라’고 해본 적이 없어요. 다만 항상 물어보죠. ‘좋아하는 것이 있니? 있으면 몇 개나 있니?’ 그럴 때면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 쭈물대는 학생들에겐 ‘꼭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한다, 하나 둘이 아니라 여러 개를 찾으라’고 해요. 왜냐면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이 곧 꿈이 될 것이고, 그것은 더 나아가 진로와 직업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교육의 지침으로 삼는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탈무드의 명언이 시대와 동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지 말고 물고기를 좋아하게 하라’, 그 말이 더 맞지 않을까요. 매체와 인터넷이 발달된 시대에 좋아하기만 한다면 물고기를 잡는 법은 아이들이 더 잘 찾을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 스스로 적성과 흥미를 발견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 꿈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준비하는 곳이 바로 학교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성적 위주의 주입식 교육 대신 그는 학교 구성원들과 더불어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그는 학부모, 교육유관기간, 교육정책기관과 함께 ‘모라·덕포 지역 마을교육공동체 학교’ 조직에 참여해 교육현안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선착순으로 신청한 학생과 가족들에게 가족여행을 보내주는 ‘가족 애(愛) 프로그램’을 실시해 학생과 학부모간의 대화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체험학습과 방과 후 학습으로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를 개발하는 열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오랜 교직생활 동안 그는 학생들 스스로가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육법을 개발해왔다. 선진 교육법에 관련된 저서 3권을 출간했고, 수업연구 발표대회에서 1등급으로 선정돼 뉴질랜드와 호주의 교육연수 기회를 얻었다. 최근에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네팔 오지 학교 재건을 위한 후원금을 기탁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했다.

매일 아침 교문에서 아이들을 맞이하는 김종호 교장. 스스럼없이 교장실을 찾는 학생들이 많을 정도로 그는 친근한 선생님이다. 공부하라는 잔소리 대신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칭찬하는 인자한 선생님, 그가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점심시간에 식당에 클래식을 틀었어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클래식은 지루하고 머리 아프니, 가요를 틀어 달라’고 하더군요. 순간 ‘클래식이 더 좋잖아’라고 말하려다 문득 제 생각이 났어요. 저도 그 나이 때 ‘우리 부모님은 너무 고지식하다’며 답답하게 생각했거든요. ‘아이들의 언어와 행동을 어른의 입장에서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지 아이들이 틀린 것은 아니구나’하는 걸 느꼈죠. 그래서 매주에 한번은 가요를 틀어요. ‘아이들이 무슨 생각이 있겠어, 무조건 어른들이 옳다’고 하는 건 잘못된 거예요. 아이들도 어른과 똑같은 유목적적 개체로 존중하고 받아드리는 것’ 그것에서부터 소통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공교육 발전을 위해 어떤 변화의 움직임이 필요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교육 발전을 위한 힘찬 메시지를 전했다. “앞으로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색 있는 교육, 학생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교육이 이뤄져야할 때입니다. 지식 교육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었다면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문화와 예술, 다양성을 존중, 배려하고 소통이라는 시민의식의 교육으로 나아가야합니다. 이것은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야할 때입니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은 우리 교육현장에서 일고 있고 이는 큰 울림이 되어 우리 교육의 발전을 이끌 것입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명품 모동중학교를 만들겠다는 그와 행복한 만남의 동행이었다. 

 

김종호 교장은 매일 아침 정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마중한다. 아이들을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는 것, 그것이 눈높이 교육의 시작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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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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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다행복학교’ 선정-공교육 회복 모델 학교로 거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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