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고도화된 기술력은 산업 분야 전반을 현대화 시키며 생활의 편리를 도모하고 산업 발전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유독 농업과 목축업 어업 등 1차 산업에 있어서는 그 발전 속도가 더디었다. 경상북도에서 활발한 축산업 발전 지역으로 꼽히는 고령은 현대화된 시설과 설비로 한국 축산업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축산업을 제시하고 있는 고령의 변화에 주목해보자. _정주연 기자

경상북도 고령지역에서 세 번째로 1억 원 이상의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한 우수농장의 대표이자 고령군축산단체협의회 이기홍 회장. 고령에서 17년 넘게 축산업을 해오며 그는 지역사회 발전과 주민들과의 화합을 위해 꾸준히 봉사와 나눔 활동을 이어왔다. 30여 년 동안 축산업 외길을 우직이 걸어온 그는 고령 축산업이 현대화를 통해 지역사회의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축산업과의 30년 인연
한결같은 열정과 노력으로 
끊임없는 자기계발


농업계고등학교 축산과를 졸업한 이기홍 회장은 용인자연농원 양돈사업부에 학교장 추천을 통해 입사하며 축산업에 발을 들였다. 몇 십만 평에 이르는 규모에서 5개 파트로 나누어져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축산업을 경험하게 된 이 회장. “180여 명의 사람들이 파트별로 일처리를 하니 농장임에도 불구하고 공장처럼 일사불란하게 작업이 이루어졌어요. 하지만 한 파트에서 장기간 근무하다 보니 전체적인 부분을 배우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핵심 부서로의 발령은 이 회장이 보다 높은 기술력을 습득해 축산업에 비전을 갖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그는 대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과감히 버리고 지방 종돈장으로 향했다. 복지는 열악했지만 배운다는 일념으로 10년 넘게 양돈의 성장과정과 질병, 사료의 비율 등 종부사 관리 분석과 제반 사항을 수기로 기록하며 분석하고 익혔다. 이 회장이 인터뷰 도중 보여준 노트는 당시 그가 얼마나 세심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임했는가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모든 분야에서 그러하듯 성공에는 꾸준한 기초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통찰력도 생기는 법이죠.” 본인만의 축사를 꿈꿨던 그는 높은 연봉을 과감히 뒤로하고 고령으로 내려오는데 당시 고령의 축산업은 그 발전 속도나 수준이 미비했다. 이에 지역 양돈 농가를 찾아 그동안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영 컨설팅을 시작했고, 함께 이루어진 사료 판매 사업이 동반 성장을 이루며 그는 고령에서 첫 양돈농가의 시작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

양돈농가의 현대화
지역주민들과 상생발전 도모


“당시 양돈농가는 노후화된 시설과 열악한 환경으로 주민들의 주요 민원 대상이었습니다. 심한 악취와 위생이 주된 내용으로 저는 축산업도 시대에 맞춰 현대화될 필요가 있고, 그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농가의 주인이 바뀌는 것조차 폐업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민들에게는 원망의 대상이 되었고, 축산업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없애기는 쉽지 않았다. 노후화된 농장을 매수한 그는 당장의 이익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를 시작했다. 내부 구조는 물론 외형까지 리모델링을 통해 친환경적 현대화 시설과 설비를 갖췄고 미생물비료와 생균제를 배합한 사료로 악취를 잡아갔다. 현재 이 회장과 그의 가족들이 운영 중인 농장은 이 회장의 노하우와 최신 설비를 집약해 만든 내부에 제조 공장을 연상시키는 깔끔한 건축 시공법이 더해져 깨끗하면서도 악취가 나지 않는 농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주민들에게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탓에 그는 농가 주변 역시 벽화 그리기와 도로 개선 사업을 통해 축산업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2012년 가축 분뇨 해양투기 전면 금지 이전부터 이를 예측했던 이 회장은 2009년 퇴비장 준공을 시작으로 대형 액비처리 시설을 갖추고 액비 살포차량을 구입하여 양돈농가는 물론 경종농가와 친환경 농업의 동반 성장에도 이바지했다.

축산업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선보인
대가야축제 ‘돼지 생태 체험관’
컨설팅센터 통해 지역 특성화된 축산업 이루고파


2016년 대가야축제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체험관으로 많은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회장이 직접 운영 중인 실제 양돈농가의 축소판으로 현대화된 시설은 물론 한돈의 출생부터 성장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돼지 생태 체험관’을 선보인 것. “일상에서 보기 힘든 축사의 돼지를 직접 보는 것은 물론 새끼 돼지 젖 먹이기 체험 등을 직접 할 수 있습니다. 돼지의 생김새와 습성, 품종, 울음소리 등을 재밌는 설명과 곁들여 우리 돼지 한돈에 대해 친근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축산업의 발전 과정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깨끗하게 사육되는 현대의 축산업 현장을 보여주며 양돈농가와 한돈에 대한 일반인들의 친밀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한 것. 올해 역시 대가야축제에서 ‘돼지 생태 체험관’을 선보이며 대가야축제는 보다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로 꾸며졌다.  
고령의 지역 특성화 사업으로 축산업을 발전시키고 싶다는 이 회장은 현재 (사)대한한돈협회 고령지부장과 고령군축산단체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고령군민과 함께 성장하며 상생할 수 있는 축산업을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그는 현재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을 컨설팅센터로 탈바꿈해 직접 교육을 진행하며 경영 컨설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산 전문가와 MOU를 체결해 축산인들이 시대에 걸맞은 농가를 운영해 건강한 한돈을 높은 생산성을 갖고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입니다. 또한 유능한 인재의 등용으로 조직을 보다 시스템화 시켜 고령의 축산업이 국내 축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게끔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성장을 도모할 것입니다.” 

이 회장은 평생을 걸쳐 축산업 한 길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으며 이론과 현장 실습을 병행하며 독자적인 노하우를 쌓아왔다. 단순히 돼지를 키우는 일에 국한되지 않고 생산성이 떨어지고 노후화된 농가의 매입부터 현대 시설을 갖추기 위한 각종 인허가 절차와 친환경 공법의 사육과 시설 연구까지, 축산업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이어온 것. 하지만 여전히 축산업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안타깝다고 전한 이 회장은 적극적인 사회 환원을 통해 축산업 역시 지역 발전을 위한 중요 산업임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여유를 부리며 성공을 이루어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사업을 함에 있어 모든 것을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축산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뛰어난 인재를 발굴해 그들의 성장을 돕고, 꾸준한 연구와 노력으로 지역사회 및 주민들과 화합을 통해 상생발전을 이루어낸다면 고령의 축산업은 물론 한국의 축산업은 더욱 경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대가야 520년의 도읍지로 선사시대 및 고대국가 시기의 역사와 문화 유적이 산재되어 있는 역사 문화도시인 고령은 철기문화의 발전과 안정된 농업 기반을 바탕으로 후기가야를 주도했다. 자체 발전을 통해 주변 가야 지역으로의 진출도 단행하며 후기 가야 시대의 문화와 경제의 중심에서 활동했던 이곳에서 지역의 대표 브랜드로 축산업을 발전시켜 또 한 번 부흥을 꿈꾸는 이가 있었다. 이기홍 회장과 고령, 그리고 축산업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1026]
 
주간인물(weeklypeople)-정주연 기자 wp199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이기홍 (사)대한한돈협회 고령지부장ㅣ고령군축산단체협의회 회장 ㅣ우수농장 대표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