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몇 해 전부터 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주 한옥마을, 혹은 서울 경복궁이나 창경궁에서 한복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외국인에게도 하나의 관광코스처럼 한복 체험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 고즈넉한 전통 한옥을 체험해 보고, 한복 촬영을 하는 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사람 향기를 그리워하는 현대인들의 회귀본능 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서울, 전주, 경주에 굳이 가지 않아도 된다. 대구 중구 근대문화 골목에 위치한 ‘꽃길사진관’은 이름마저도 아름다운 곳이다. 생활한복 대여 숍으로 시작해 생활한복사진 촬영까지 병행하며 새로운 감성을 만들어 내는 공간. 꽃길사진관 장민영 대표와 함께 사진과 생활한복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_구아리 기자

‘소녀여, 프리미엄 생활한복 입고 꽃길만 걷자’
문화를 알리고 순간의 행복을 함께 하고 싶은 사진관


대구 근대골목투어 제 2코스 근대문화골목 구간 내 위치한 ‘꽃길사진관’은 주변의 고풍스런 분위기와 건물사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이었다. 꽃길사진관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름 그대로 ‘꽃길을 걷게 해줄 것만 같은 느낌’의 다양한 패턴의 생활한복이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여심저격 셀카 포토존부터 조명거울, 다양한 소품까지. 이곳저곳 신경 쓴 느낌이다. 
“저희 ‘꽃길사진관’은 대구시민 및 대구여행객을 대상으로 생활한복을 대여해드리며, 기념사진을 촬영해드리는 곳입니다. 생활한복 대여와 관광지 기념사진, 생활한복 프로필사진 촬영까지 병행하고 있습니다. 상호명인 ‘꽃길사진관’은 일제강점기 감시를 피해 몰래 만세운동을 하며 독립을 염원하고 해방의 꽃을 피운 아름다운 길(3.1만세운동길) 옆에 위치해있어 ‘꽃길’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요즘 ‘꽃길만 걷자, 꽃길만 걷게 해줄게’ 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 말이 유행하기 전에 저는 이미 ‘꽃길’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주변지인들에게 ‘꽃길’오빠, ‘꽃길’형 이라고 불릴 정도로 말하고 다니기도 했고요.(웃음)”
오픈 두 달 째, 입소문만으로 대구여행필수코스 반열에 오른 꽃길사진관의 장민영 대표의 소개말이다.
이상화 고택, 100년이 넘은 역사를 지닌 계산성당, 청라언덕 등이 연결돼있어 대구 근대문화의 역사여행을 하기에 안성맞춤 이 곳에, 특별히 생활한복이라는 콘셉트로 자리 잡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대구하면 동성로, 김광석 거리 등이 대표적으로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고, 어쩌면 관광지로서 대구가 그리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구 곳곳을 꼼꼼히 둘러보면 생각보다 가볼 곳이 많습니다. 특히 골목을 걸으며 살아있는 역사를 체험하는 근대골목은 꼭 들러야만 하는 곳이죠.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기도 하고, 험난한 시대를 살아온 분들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제가 생활한복을 선택한 이유는, 가까운 나라 일본만 봐도 여행을 가거나, 방송, 잡지 등 매체를 통해 보면 기모노를 입고 관광을 하는 '기모노 문화'가 활성화 돼있는 것이 부럽더라고요. 한국에서도 전주나 북촌마을까지 가지 않아도 대구의 근대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 콘셉트에 맞는 것을 찾아보니 한복, 그 중에서도 생활한복이 제격이었고요."

사진 찍는 그 남자의 특별한 일상 
문화체험 기회확대, 생활한복 인식변화에 기여하고파


4년째 웨딩사진 작가로도 활약하고 있는 장 대표는 ‘사진을 통해 사람들의 행복한 미소와 그 순간을 담아내면서 자신도 함께 힐링한다’며 그의 삶에서 사진은 ‘빼놓을 수 없는,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진 전공자가 아님에도 학창시절 방송반 활동과 평소 취미로 카메라를 가까이 한 덕에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닦아온 이다. 꽃길사진관을 오픈하기 전에는 백화점 명품관 담당 MD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사진 찍는 그 남자’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데이트스냅, 프로필 등을 촬영해주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경력을 쌓아왔다. 그러던 그가 사진관 구상, 업체와의 미팅, 셀프 시공에 약 1년을 준비해 개인적으로 오래도록 고민하고 추구하고자 했던 작업을 실현시킨 공간을 탄생시킨 것이 ‘꽃길사진관’이다.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퀄리티 사진을 찍음으로써 사람들에게 문화체험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사진으로 남기는 특별한 추억을 선사해주고 있는 그. 한복·데이트·우정·웨딩본식·돌 스냅 등을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사진에 담아내고 있는 장 대표는 처음에 사진관을 오픈했을 때 간직했던 꿈들을 하나씩 이뤄나가고 있었다.
“외국인들이 대구의 문화와 한국의 한복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을 대구시와 연계해 준비 중입니다. 또한 홍콩 잡지에 ‘대구특집’으로 꽃길사진관이 소개 될 예정이고요. 동성로에서 생활한복을 입고 다녀도 어색하지 않을 수 있도록 문화적인 인식이 바뀌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대구 뿐 아니라 서울, 제주도, 부산, 경주 등 타지에서 꽃길사진관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대구에서 좋은 추억을 남기고 가셨으면 합니다. (웃음)”

‘소중한 순간, 소중한 지금을 담아내는 것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이야기하는 장 대표는 사진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평생을 두고 보고 싶은 사진, 나만의 추억을 곱씹을 수 있는 사진을 만날 수 있는 곳, ‘꽃길사진관’의 성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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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구아리 기자 wp199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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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영 꽃길사진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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