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우리나라는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 가장 먼저 미역국을 먹이고 해마다 태어난 날을 기념하며 미역국을 먹는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풍속으로 그 기원은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당나라의 백과사전인 ‘초학기’에 따르면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미역을 뜯어먹는 뒤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고려(고구려) 사람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인다”고 기록되어 있어 미역은 오랫동안 건강식으로 우리의 식탁에 올라왔다. 명나라 의학서 ‘본초강목’, 조선 최고 의학서 ‘동의보감’ 등에 출산, 부인병 등 산모에게 최고의 약이라 평가받은 미역은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이 풍부하고, 미역이 가진 알긴산 성분은 오염물질의 체외 배출, 비만방지 및 다이어트, 피를 맑게 하는 등 미역은 일상 속 우리의 건강을 챙겨온 보양식이었다. 하지만 수요에 따른 생산을 따라가기 위해 공장건조미역이 대세를 이루며 미역 고유의 영양가가 손실되어 건강식으로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이에 미역 고유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를 되살리고 보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위해 태양광건조미역을 선보이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부산 송정의 ‘다릿돌미역’. 먹는 이의 건강을 생각하는 김진홍 대표와의 특별한 인터뷰를 준비해보았다. _박지영 기자


전기감리사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김진홍 대표는 2006년 송정청년회 회장을 맡으며 미역과 인연이 닿았다. 청년회장직을 수행하며 자신이 나고 자란 송정 지역의 굳은 일을 도맡아하며 송정 어민들의 애환을 알게 된 것이 그 시작. “지금 송정지역은 해운대구에 속하지만 예전엔 기장군에 소속되어 송정미역 역시 기장미역으로 널리 사랑받았습니다. 하지만 해운대구로 편입되며 질 좋은 송정미역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되었죠. 안타까운 마음에 시작된 일이 어느새 송정미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고 ‘다릿돌미역’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산모의 순탄한 출산을 기원하고 기력 회복을 위해 먹었던 건강식 미역의 의미를 되살리고 예로부터 최고의 미역이 난다고 알려진 해운대 청사포, 구덕포, 송정 바다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송정미역을 알리기 위해 ‘다릿돌미역’이란 이름으로 전통방식인 태양광건조방식 미역을 선보이고 있는 김 대표. 귀한 정성을 들인 ‘다릿돌미역’은 해운대특산물로 지정되며 웨스틴조선호텔, 신세계면세점 대한민국 특산품 등으로 납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자연의 햇살아래
한 가닥 한 가닥 정성스레 건조
미역 고유의 영양소를 품은 ‘다릿돌미역’


우리가 흔히 먹는 미역국의 미역은 대부분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는 공장건조미역이다. 물미역을 대량으로 삶아서 소금에 절여 보관했다 필요한 만큼 씻어 열풍기로 건조하는 공장건조미역은 습기에 강해 오랫동안 보관이 용이, 생산자도 소비자도 편리해 널리 이용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삶고 씻는 과정에서 미역이 가진 식이섬유, 칼슘, 철, 알긴산 등 유익한 영양성분이 손실되기 쉬워 식품영양학적으로 가치가 낮아진다. “본래 미역은 귀한 날 먹던 음식입니다. 출산을 한 산모가 첫 식사로 먹는 것도 미역국이고 태어난 날을 기념하며 먹는 아침도 미역국입니다. 이는 미역이 가진 영양학적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이지요. ‘다릿돌미역’은 미역 본연의 영양학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태양광건조방식으로 미역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릿돌미역’은 건조시기를 정월대보름이 지난 2월 중순부터 수온이 높아져 미역의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4월초까지로 한정하여 가장 풍부하고 질 높은 영양소를 품은 때의 미역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더욱 귀하고 가치가 높다. 하지만 기존 태양광건조방식은 큰 단점이 있었다. 바로 골태 현상. 물에 담그면 부드럽게 풀어져야할 미역이 흐물흐물 녹아버리는 것이다. “태양광건조는 공장건조와 달리 완벽하게 물기를 제거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간혹 건조되지 않은 미역이 발생, 골태 현상이 나타나버리죠.” 태양광건조방식 미역에 대한 신뢰도가 걸린 만큼 김 대표는 골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건조줄에 한 가닥 한 가닥 미역을 널어 건조하는 방식이다. 알긴산 성분으로 인해 서로 잘 붙는 성질을 지닌 미역을 서로 붙지 않게 한 가닥씩 너는 방식은 여간 손이 많이 가는 게 아니다. 또한 건조과정에서 질 나쁜 부분을 모두 제거해야하고 습기도 잘 먹고 부서지기도 쉬워 관리가 까다롭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것이 바로 ‘다릿돌미역’. 여기엔 먹는 이를 생각하며 귀하게 정성을 들여 최고의 미역을 선보이고자 하는 김 대표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미역의 가치 알아줬으면
사람과 바다를 잇는 가교 역할 하고 싶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그에 따라 바빠진 일상 속 우리의 식문화 역시 간편하고 빠른 식품을 선호하는 문화로 변화하고 있다. 간편식의 대세 속에 수많은 식재료들이 편리하게 먹을 수 있게 가공되고 있지만 미역은 그 영양학적 가치를 보존을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에서 느리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 귀한 음식에서 이제는 한 끼를 소비하는 식재료로 전락함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는 김진홍 대표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미역의 가치를 알아봐주길 바란다고. “출산을 한 고래가 회복을 위해 미역을 먹는 모습에서 시작되어 오랫동안 영양식, 건강식으로 검증받아온 미역의 가치를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는 ‘다릿돌미역’의 다릿돌처럼 사람과 바다를 잇는 징검다리,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앞으로 점점 더 나빠지는 환경 속에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기본이 음식입니다. 밥이 보약이라고 하듯 조금 귀찮더라도 건강을 위한 음식을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나의 입, 나의 몸에 들어가는 음식인 만큼 음식의 식재료들이 오는 강, 바다, 땅 자연을 아끼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안전하고 깨끗한 먹거리에 힘쓰고 싶다는 김진홍 대표와 ‘다릿돌미역’.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정성 가득한 그들의 행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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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박지영 기자 wp199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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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건강식으로 자리해 온 귀한 날의 음식, 미역 - 더 귀하게 정성들여 당신의 식탁으로 ‘다릿돌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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