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 오상희 공부하는 반찬가게, 아요반(아기엄마가 요리하는 반찬) 대표・아요반교육원협회 회장 기후미식회 대표 / 한일국제발효치유협회 회장

아요반1.jpg 아요반인물.jpg



먹는 음식이 우리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동안 질병의 원인을 외부 요인에서 찾는 일에 익숙해졌기 때문. ‘아요반’은 음식이 약이 되고자 하는 곳이다. 국내 최초 식물기반 베베(이유식), 베이비(유아식), 키즈찬(어린이)을 통해 9대 필수 영양소와 장내 건강한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을 균형적으로 맞춘 식단을 제공하며 식습관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교육까지 진행하고 있다. 올바른 음식 문화와 사회적 가치를 전하고 있는 오상희 대표를 만나기 위해 울산으로 향했다. _김유미 기자

 

 

바른 먹거리를 공부하는 엄마들이 만든 브랜드 ‘아요반’

이유식, 유아식, 해독주스, 쿠킹클래스, 베이킹까지

 


치위생학을 전공하고 16년 간 근무했던 치과 근무를 마지막으로 결혼과 출산으로 전업주부로 가정을 지켜보던 오 대표, 재주 많던 그녀는 미래에 대한 대비와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 정신으로 용기를 내 창업을 결심했다. “워낙 활동적인 성격이라 집에만 있기 너무 갑갑하더라고요. 예전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고 먹는 일에 진심이었던 터라 집 가까운 곳에 자그만 반찬가게를 차렸어요. 친정어머니께서 손맛이 아주 좋은 분이라 도움을 받았지요(웃음).”

부업거리로 생각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가게는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깔끔한 오 대표의 감칠맛 나는 반찬들은 늘 품절사태를 맞았고 결국 직영점 한 군데를 더 오픈하며 그녀는 승승장구했다. 


“사업하랴 육아하랴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버니 신이 났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피곤이 느껴지고 자꾸 살이 빠지면서 몸에 이상반응이 오더군요.”

“단순히 좀 쉬면 되겠거니”라고 생각했다는 그녀, 하지만 더욱 심해지는 증상에 혹시나 찾아간 대학병원에서 ‘갑상선암 1기’라는 진단명을 받게 된다. “믿을 수가 없었죠. 아직 젊은 나이에 세 아이들까지, 정말 막막했습니다.”

오 대표가 남들보다 더욱 혼란스러웠던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즈음 시아버지가 재발암으로 인해 뒤늦게 항암치료를 받으며 고생하는 모습을 곁에서 생생하게 지켜봤기 때문, “내 병에 대해서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그 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요반3.jpg 아요반5.jpg 아요반7.jpg 아요반8.jpg 

 

채식 식단 통해 물혹 변성으로 치유돼

제대로 된 식습관 알리는 것이 우선

 


그때부터 우리 몸과 음식, 식재료, 환경에 대해 공부하시 시작한 오상희 대표는 결국 “내가 먹어온 음식들이 해를 끼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식육점 아주머니랑 절친일 정도로 고기를 좋아했어요. 그런데 공부를 할수록 채식 식습관이 우리 몸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좀더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 비건 베이킹, 요리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요. 여기서 하나, 저기서 하나를 차근차근 배워갔지만, 종합적으로 정리해서 알려주는 곳을 찾을 수가 없더라구요. 답답한 마음에 직접 공부하고 실천해간 내용들을 정리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그녀는 수술 없이 물혹변성으로 치유된 상태다. 


건강을 되찾은 오 대표는 이듬해인 2018년, 아요반을 오픈했다.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영유아들에게 만이라도 제대로 된 식습관을 알려야겠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채식 지향 아기 반찬가게로는 국내에서 최초였다. “모든 신문 기사에 붉은 육류가 대장암의 원인이라는데 이유식에 암을 일으키는 식재료가 필요할까요? 실제로 자본주의를 늦게 받아들인 중국을 비롯해, 선진국에서는 5세 미만 아이들에게 소고기 먹이는 걸 자제하라고 합니다. ‘소화시키지 못하니 권장하지 않는다’는 거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귀한 음식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이유식 때부터 소고기를 먹이라고 합니다. 정작 아이들의 몸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말예요.”


아요반은 엄마들의 입소문으로 인해 현재 울산 본점, 울산 덕하점, 울산 북구점이 운영 중이다. 서울, 강릉, 광주 지역 오픈도 예정되어 있다. “지금까지 굳건히 함께 해주고 있는 아요반 식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우리 지역에도 아요반을 만들어달라는 엄마들의 문의를 많이 받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사업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아요. 확실한 신념을 가진 분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

일주일 중 3일은 이유식과 유아식을 만들어 판매하고 이틀은 채식 요리지도사과정 수업을 한다. 어른들을 위한 ‘기후미식회’라는 비건 카페 겸 스튜디오도 오픈해 맛있는 채식 문화 확산에 애쓰고 있다. 오 대표는 “기후미식회가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지금은 엄마들과 아이들이 함께 채식 식단을 즐기고 모래 놀이, 물놀이도 즐기는 아지트처럼 되어버렸다”고 웃어보였다. 

 


한일국제발효치유협회 초대회장 맡아, 자연재배・곡물효소에 관심

탄수화물 줄인 채식…건강·다이어트·탄소배출 저감 '일석삼조‘


아요반1.jpg

 

계속된 초청 강의에 전국을 누비는 그녀는 얼마 전, 한일국제발효치유협회 초대회장까지 맡게 되면서 더욱 바쁜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하지만 “건강한 식단을 알리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며 웃어보였다. 

“얼마 전에 경남교육청 교육연수원에서 진행하는 <영양사역량강화과정> 강의를 다녀왔는데 영양사분들의 말씀을 듣고 생각이 많아졌어요. ‘자신은 요리를 하지 않는 엄마이니 학교 급식에서 영양을 채워달라’, ‘급식에 고기가 많으면 좋겠다’, ‘급식 때문에 아이 식습관을 망친다’는 말씀을 하신답니다. 정말 엄마, 주부들이 공부해야 합니다. 건강한 집밥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를 만들 수 있어요. 지구도 마찬가지구요.”

-실제로 채식 식단은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 개개인의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기후위기를 막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내년 초에는 죽 프랜차이즈를 준비하고 있어요. 레토르트가 아닌, 정말 건강한 죽을 내놓을 겁니다. 아이들과 어르신들, 그리고 환자분들 만큼은 제대로 된 음식을 드셔야 한다는 생각에서 준비하게 되었어요.” 이와 연계해 오 대표는 유기농을 넘어 자연재배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국에 자연재배로 생산되는 쌀・보리를 매수해 사용하고 있는 것. 누룩과 발효에 대해서도 공부 중이다. “효소는 소화 기능을 향상시키고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이 됩니다. 위와 장이 약한 분들에게 필수적이지요. 그중에서도 곡물 발효를 통해 효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한일국제발효치유협회 회원이시자 일본 몬베츠에서 150년간 일본전통방식 그대로 자연재배로 누룩공방을 운영하고 계신, 우시오 미소공방 대표님과 함께 연구하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의 식습관이 성인이 돼서도 이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영양학, 식문화 교육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고기 단백질을 먹어야 힘이 나거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데 사실은 지나친 단백질 섭취는 성조숙증, 노화를 유발해요. 청소년 ADHD 증후군이나 학교 폭력, 정신 질환 등 많은 문제가 인스턴트 음식, 과도한 동물성 식품으로 인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음식만 바뀌어도 많은 문제가 개선됩니다. 학교 현장과 함께 학부모님들도 공부하고 실천하셔야 해요. 채식 식단은 유별난 게 아니라 지켜가는 겁니다. 앞으로도 올바른 음식문화에 이바지하며 많은 분들과 함께 외롭지 않은 길을 가고 싶습니다(웃음).”  [1152]

주간인물(weeklypeople)-김유미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BEST 뉴스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내 아이를 지키는 면역밥상, “엄마들부터 공부하고 바뀌어야 합니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