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 통념을 넘는 통찰, 섬세한 감성 담은 ‘선(禪)’에 관한 수필로 큰 울림을 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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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산선원, 조계종 세존사는 열린 전법, 포교 도량이다. 연꽃을 닮은 금련산의 동맥에 있는 세존사는 도심과 가까운 자연도량으로 심신의 안식처가 되는 곳이다. 2003년 개원한 세존사는 지난 4월 20일, 개원 20주년을 맞이했다. 기념 법회에서 장산 스님은 많은 불자들과 전법의 재도약을 발원했다. 장산 스님은 1965년 해인사에서 고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해인사 강원과 동국대 불교대학을 졸업했다. 동화사 등에서 정진한 스님은 호주 시드니 불광사를 설립해 해외 포교에 앞장섰다. 조계종 초심호계위원, 서울 대각사 주지 등을 역임한 그는 2003년 세존사를 창건, 현재 회주로 주석 중이다. 불교계에 손꼽히는 문장가이기도한 장산 스님은 월간 <신문예> 등단 작가이며 『허공의 달을 병에 담은 동자승』으로 ‘제19회 탐미문학상’ 수필부문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_박미희 기자

 

부산 금련산 자락, 세존사 반산선원에서 안거하며 스스로를 노산(老山)이라고 자호하는 장산 스님은 충청남도 서산에서 태어났다. 그의 유년은 6.25 전후 세대의 아픔이 담겨있지만 수행자로서의 길은 운명이었다. “그때는 모두가 가난했죠. 어느 날, 나무 한짐을 지고 내려와 아궁이에 땔감을 때고 있었어요. 지게 작대기로 아궁이를 치며 노래를 흥얼거렸어요. 그걸 가만히 듣고 있으시던 어머니는 ‘너, 마치 독경하는 스님같다’라고 말씀하시라고요. 그때 불현듯 출가를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요. 그길로 가야산 해인사로 가 고암 스님을 찾아뵙고 낙발(落髮)을 했습니다.”

은사 스님은 고암 선사는 스님의 일생을 관통하는 가르침을 전했다. “은사 스님인 고암 선사는 저에게 ‘철산을 뚫고 대해 파도를 건너야 네가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가르침을 주셨어요. 그리고 저에게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一歸何處)’의 화두를 주며 ‘너의 일생이 이속에 속한다’고 하셨습니다.” 

본격적인 수행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스님은 해인사 강원과 동국대 불교대학을 졸업했다. 동화사 등에서 정진한 스님은 호주 시드니 불광사를 설립해 해외 포교에 앞장섰다. “짧은 영어 실력을 가지고 무작정 바랑 하나 메고 해외 포교를 나갔으니, 그야말로 개척자 정신의 발로였죠. 젊었으니까 가능했고 해외 포교의 중요성을 알았으니 바로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조계종 초심호계위원, 서울 대각사 주지 등을 역임한 그는 2003년 부산 금련산 자락에 세존사를 창건, 현재 회주로 주석 중이다.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던 그는 돌연 모든 자리를 내려놓고 훌쩍, 국토순례를 떠나기도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기저기 걸어 다니며 수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두타인데, 두타의 상징적인 분이 가섭존자죠.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다니며 탁발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부산 세존사에서 출발해 오대산 적멸보궁으로해서 신흥사까지 총 53일 중 딱 이틀만 쉬고 걸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울산 정자동인데,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는 날 걸은 바닷길은 그야말로 선경이었죠. 국토순례를 마치고 3개월 만에 다시 찾은 정자동은 하지만 너무 실망스럽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모든 것은 마음이야, 결국엔 다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요(웃음).”   


장산 스님은 뛰어난 문승(文僧)이다. 2018년 수필집 『허공의 달을 병에 담은 동자승』을 출판했고 2019년 월간 <신문예>에 수필 『궁남지 연꽃이 필 무렵』이 당선된 이후로 집필 활동을 이어왔다. 저서로는 『조주어록 석의』 상하권, 『화엄경 백일법문』, 『걷는 곳마다 마음 꽃이 피었네』가 있고 『고암 법어록』, 고암영첩 『자비慈悲 멀리서 가까이서』 등이 있다. 


 『허공의 달을 병에 담은 동자승』으로 ‘제19회 탐미문학상’ 수필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탐미문학상은 1997년 창간된 문학운동지 ‘탐미문학’의 발행인 고(故) 하유상 작가가 1996년 제정된 문학상이다. 2019년 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작을 비롯해 그 동안 쓴 수필을 모아 발간한 책으로 세상사와 인간사를 관통하는 수행자로서 섬세한 감성과 통념을 넘어서는 통찰력이 담겨있다. 53편의 수필은 일반적인 수필이 아니라 ‘선(禪)’에 관한 수필이다. 이 책은 풍진세상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깨달음이란 선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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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탐미문학상’ 수필부문 본상을 수상한 『허공의 달을 병에 담은 동자승』 

 

반산선원, 조계종 세존사는 연꽃을 닮은 산이라는 금련산 자락에 위치한 도량이다. 광안리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위치에 자리하고 사찰 주변은 대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처져 도심과 가까운 자연도량으로 심신의 안식처가 되는 사찰이다. 많은 불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은 전법, 포교도량으로 지난 4월 20일에는 개원 20주년을 맞이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전법과 포교에 대한 하나된 마음으로 불사에 정진해 온 장산 스님은 기념 법회에서 전법의 재도약을 발원했다. “20년 전 걸망을 지고 이곳 세존사가 있는 자리에 걸망을 지고 찾아왔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절을 보냈습니다. 전법을 위한 초심은 저와 불자들이 20년이 지난 지금도 한결같을 것입니다. 세존사 사부대중은 20년의 원력 그대로 앞으로도 항상 석가모니 부처님을 생각하며 가족과 이웃, 동료를 위해 전법하는 불자의 길을 함께 나아가십시다!” [1150]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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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문승(文僧)] 장산 스님 조계종 세존사 회주 / 월간 등단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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