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 ‘적층형 과일 접시’ 특허 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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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산자락에 안긴 금용사는 청정한 도량이다. 속세의 근심 걱정을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언제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곳. 그곳에서 만난 동암 스님은 부산시 무형문화재9호 범음 · 범패 이수자로 그 명맥을 잇고 있었다. 타고난 범패승으로 이름난 동암 스님은 최근엔 적층형 과일 접시를 개발, 특허를 출원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주간인물은 틀에 박힌 사고를 벗어난 참신한 착안으로 주변을 놀라게 한 동암 스님을 만났다. _박미희 기자

 

동암 스님은 영남 범음 · 범패의 명맥을 잇는 타고난 범패승이다. 범패승으로 고명한 통도사 혜륭 큰 스님의 제자로 10년간 가르침을 받았다. 현재 부산무형문화재9호 범음 ·범패 이수자로 그 명맥을 잇고 있다. 현재 금용사 주지로 소임을 맡아 일하며 부산불교연합회 사무부총장, 금정경찰서 경승실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범패(梵唄:불교음악)는 하늘에 고하는 소리를 뜻해요. 불국사, 통도사 등 대형사찰의 불교의식에도 집전하시던 혜륭 큰스님. 촉박한 시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염불삼매에 빠져들어 대중을 감복하게 하던 큰스님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난 10여 년간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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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스님은 오직 불법을 찬탄하고 민중을 어루만지는 범패(梵唄:불교음악)와 작법(作法:불교무용)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범음(梵音)의 나래를 남다른 원력으로 예수재, 수륙재, 영산재 등 대규모로 봉행되는 불교의식을 성대하고 치러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통도사화엄산림법회 범어사 개산대제, 부산시봉축행사, 호국위령제, 토요상설무대(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무형문화재9호 시연무대), 진여원 주최 낙동강전투군인 위령제 등이 있다. 

“ 경전이 택시라면 범패는 버스에 비유할 수 있죠. 부처님의 가르침을 글로 전하는 것이 경전이라면 범패는 글을 잘 알지 못하는 대중도 쉽게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불교음악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한다는 목적지는 같지만 가는 방법이 다를 뿐이에요. 바쁜 세상에 점차 불교 의식도 간소화되다보니 영남의 범음·범패의 정통도 차츰 잊히고 있어요. 우리 소리도 경기 소리와 영남 소리가 다르듯이 범음·범패에서도 지역별로 그 특색이 다릅니다. 영남의 범음· 범패에는 영남 사람의 정서가 녹아나 있어요. 질박하지만 진솔한 영남 범음·범패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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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스님은 최근에 ‘적층형 과일 접시’를 개발, 특허 출원으로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 사찰에서 불단을 올리거나 불교행사를 할 때 과일을 여러 층으로 쌓을 경우 이쑤시개나 나무젓가락를 꽂거나 투명 테이프를 발라 고정시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보다 쉽게 과일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하는 고민 끝에 적층형 과일 접시를 개발, 특허 출원을 하게 됐어요.” 


적층형 과일 접시(상락향 그릇)을 사용하면 누구나 쉽게 흔들림 없이 과일을 쌓을 수 있다. 주로 불단에 과일을 올리는 과일 접시의 지름은 30cm. 이 적층형 과일 접시의 지름은 25cm로 과일 접시 안에 들어가는 사이즈다. 투명한 플라스틱 소재를 써 겉으로 볼 때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고정하는 봉대에 특수 고무링을 끼워 아랫접시와 윗접시의 공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윗접시에 놓인 과일의 하중을 받아 아래로 미끌려 내려가지 않도록 고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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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 출원한 적층형 과일 접시 

 

“써보신 분들의 만족도가 높아요. ‘과일을 비롯해 다기까지 어떤 물건이든 자유자재로 쌓을 수 있어 실용적이다’라고 말씀하세요. 특히 야외에서 불단을 쌓을 때, 비바람이 불어도 안정적으로 과일을 쌓을 수 있고 눈에 띄지 않아 보기에도 좋죠. 무엇보다 과일을 손상하지 않고 쌓을 수 있어 위생적입니다.” 적층형 과일 접시는 홍법사, 광명사, 대광명사, 내원정사 등 전국 200여개 사찰에서 사용되며 실용성을 입증, 인기를 얻고 있다. 


동암 스님은 부산시 무형문화재 범음 · 범패 이수자로 영남 지역의 범음·범패의 명맥을 잇고 후학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금용사에서 범패 북 강의를 열 계획이에요. 이를 통해 영남 범음 · 범패의 명맥을 잇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1150]





과일을 비롯해 다기까지 

다양한 물건을 쌓을 수 있다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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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범음 · 범패를 계승하는 범패승 - 동암 스님 금용사 주지(부산시 무형문화재9호 범음 · 범패 이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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