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는 “내가 화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꽃 덕분일 것이다. 나는 언제나 꽃과 함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꽃은 누군가에게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다.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은 그런 의미에서 더 아름답다. 4계절 내내 꽃이 활짝 피어있는 카페를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선물하는 김경미 대표를 인터뷰했다. _엄지현 기자



꽃을 보며 휴식하는 공간을 만들다


김경미 대표의 첫인상은 꽃처럼 화사했다. 공대 출신인 그녀는 꽃이 좋아 전문적으로 배우고자 영국으로 떠났다. “꽃을 만지기 시작한지 올해로 2년이 됐네요. 영국에서 맥퀸즈, 지타엘츠 학위과정을 수료하면서 더 넓은 시각으로 꽃을 바라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처음엔 제 샵을 차리고 싶었습니다. 준비 과정 중, 문득 많은 사람들이 ‘꽃과 차를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예쁜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또 예쁜 것 중에서 꽃이 빠질 수 없잖아요. 너무 외진 곳보다는 꽃과 차가 생각나면 언제든지 찾아오실 수 있도록 어느정도 사람들이 있는 번화가에서 시작하고 싶었다보니 남포동에 꽃바테라는 저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꽃바테만의 매력은 콘크리트, 철제망 등 투박한 인테리어에 꽃을 매달아 대비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대표도 이를 연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꽃바테를 시작할 때 빈티지한 인테리어를 원했어요. 다행히 김해공감인테리어 김경률 실장님께서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내주셨고 많이 소통했죠. 노출된 콘크리트 기둥에 꽃이 피어나고, 녹슨듯한 철제망에 꽃을 매달면 더 좋겠다는 실장님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금의 예쁜 꽃바테가 만들어질 수 있었죠.”



 플라워카페에 걸맞게 이곳 메뉴에는 꽃차가 있다. “꽃을 메인으로 한 카페다보니 꽃차를 메뉴에 넣으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효능이 좋은 꽃차를 직접 찾아보고 공부했습니다. 실제로도 손님들께서 저희 가게에 오면 꽃차를 더 많이 찾으세요.”
 여기서 끝나지 않는 김 대표의 꽃바테는 플라워 클래스까지 진행한다. 원데이 클래스, 취미반, 정규반 등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사람들에게 꽃다발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준다고. “제가 영국까지 가서 배워온 꽃에 대한 지식들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주문제작도 가능하지만 이왕이면 배워서 직접 만든 꽃다발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죠. 가끔 수강생들과 함께 직접 꽃시장에서 꽃을 골라오는데, 그 과정에서 꽃을 다양하게 접하게 되니 더 뿌듯합니다.”


꽃에서 느끼는 큰 행복


그녀는 꽃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벅찬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영원하지 않다는 거요. 꽃은 영원하지 않아서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요즘 프리저브드 플라워가 유행이라지만, 약품을 사용해 수명을 연장시키는 거지만 결국엔 시들거든요.”
 이토록 꽃을 사랑하는 김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많은 꽃 중 고르지 못해 어려워할 것이라는 기자의 예상과 달리 그녀는 단숨에 대답했다. “저는 벚꽃이 제일 좋아요. 딱 지금이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잖아요. 다들 벚꽃보고 행복을 느낀다는게 좋아요. 또 벚꽃은 나무에서 피는 꽃이기도 하고 유통되지 않다보니 핸드타이트나 어레인지 할 때 잘 사용하지 못해요. 그래서 그런지 더 갖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드는듯합니다(웃음)”
 고객에게 특별한 날을 만들어줄 때 가장 기쁘다는 그녀는 “주문한 꽃다발을 받으시고 ‘너무 예뻐요!’라는 말을 해주실 때 가장 기뻐요. 또 제가 만든 꽃다발이 평범하던 누군가의 일상에 특별함을 선사한다는 게 행복하죠. 한번은 어떤 남자분이 여자친구에게 깜짝 선물로 꽃다발을 미리 주문하셨는데 그때 여자 분의 벅찬 표정을 잊을 수 없어요.” 사람마다 기념일이 다르기 때문에 정해진 휴일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낸다는 그녀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고 한다.

 김 대표는 앞으로 웨딩 관련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꽃은 웨딩에서도 필수요소로 더 발전하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또한 꽃바테 2호점, 3호점을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꽃과 차를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녀의 명함은 점선을 따라 접으면 예쁜 꽃다발 모양이 된다. 명함에서도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 중 악한 사람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꽃으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물하는 그녀와 꽃바테의 앞에는 꽃길만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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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엄지현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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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가 활짝 피어나는 꽃을 선물하세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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