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하나부터 열까지, 저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은 없습니다.”

아워즈팜은 울산 최초의 자립형 식물공장으로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제작하는 회사다. 납땜에서부터 시작해 생육 기술까지 외주제작은 일절 없이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하는 아워즈팜은 이젠 스마트팜 업계에서 통합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_정지훈 기자


일반인보다 약 2천 배 높은 오이 알레르기

장원규 대표는 미래에 가치 있는 분야에 유독 관심을 가졌다. 앞으로 사람들이 안전한 식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환경적인 문제를 고려할 때 과학적 농업이 잠재적인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스마트팜 산업에 뛰어들었다. 농업의 메카인 상주로 가서 이리저리 길을 찾다가 비닐하우스형 오이를 키우는 스마트팜 농가에서 직접 생활하며 일을 시작했다.

“처음 일을 배울 때 두드러기도 나고, 숨 쉬는 호흡에도 문제가 생기길래 더위를 먹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일반인보다 약 2천 배나 높은 오이 알레르기가 있다는 검사를 받았죠. 의사분이 만약 오이를 키우려면 목숨을 걸고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일단 알레르기가 없는 걸로 가야겠다 싶었죠.”

스마트하지 않은 스마트팜, 높은 현실의 장벽

“하지만 이론적으로 배웠던 스마트팜과 너무 달랐어요. 이건 땅 농사와 똑같은데, 휴대폰으로 비닐하우스 개폐장치 여닫는 수준이라, 업무적으로 기술적인 부분은 많이 없더라고요.”
그 이후 장원규 대표는 인도어팜(Indoor Farm), 식물공장을 알게 되면서 그 길로 들어섰다. 식물공장은 인공적으로 환경을 제어함으로써 각각의 작물의 특성에 맞게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하여 고품질 계획생산을 실현할 수 있는 첨단 농업의 형태이다. 내부적인 변수가 없어서 이 모델이 발전시켜나가기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마트팜 설비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하우스형 스마트팜을 구성하는 설비 기기 자체가 워낙 고가형들이라  최소 3억에서 5억이 들어가고, 인도어팜인 식물공장 또한 평당으로 계산하더라도 감당이 안 될 정도였어요. 진입장벽이 높다는 걸 알게 되면서 스마트팜은 누구나 꿈꿀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죠. 그 당시 부딪혔던 현실적 어려움들로 많이 힘들었지만, 근데도 포기하고 싶진 않았어요. 현실은 현실이되, 미래의 가치는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비용 고효율, 반드시 가야할 길

“‘정말 진입장벽이 높은 걸까?’ ‘뭐가 이렇게 비싸지?’, 그래서 이러지 말고 직접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수소문 끝에 프로그램 설계로 대학 강단에도 서셨고, 회사도 운영하셨던 지금의 이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과 함께 직접 만들어보니깐 초기 진입장벽에 대한 금액이 왜 그렇게 책정되는지 알겠더라고요. 스마트팜을 제작할 때는 보통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되는데 설비만 하더라도, 하드웨어 제작업체 따로 소프트웨어 제작업체 따로, 이런 식의 구조가 나뉜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었어요. 그러면 제작단가가 많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죠. 또한 식물공장 운영에 있어서도, 우리나라가 인도어팜 형태의 농법이 활성화되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작물마다의 생육에 필요한 정량화된 데이터가 많지 않습니다. 이 또한 진입장벽 중 하나이죠. 그래서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고, 결국 그 데이터값을 스스로 찾아야 해요. 모든 걸 직접 제작하고 경험해 봄으로써 단가는 낮추고 효율을 높이는 방식의 모델을 점차 설계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스마트 농부들을 위한 교육 커리큘럼도 만들게 되었죠.”

새벽 2시 퇴근, 아침 8시 출근, 그리고 불면증

“처음엔 6평짜리 컨테이너 2동으로 시작했어요. 1동은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위한 테스트 베드로, 1동은 사무실로 만들었어요. 화장실이 없어서 옆에 냇가가 있어서 거기서 해결을...(웃음) 처음엔 누전도 되고, 문제도 생겨보고 시행착오를 1년 반 정도 겪으며 이사님과 거의 새벽 2시에 퇴근하고 아침 8시에 출근하면서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참고할만한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이건 맞아, 이건 맞지 않구나’ 하며 저희만의 시스템으로 최적화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물리적인 위기보다 막연함이라는 내적인 위기가 가장 큰 고통이었다고 했다. 처음이었던 경영기획에 책임감도 무거웠고, 가고자 했던 사업의 자료가 많지 않아 막막해했다. “제가 선택한 길에서 같이하는 사람들을 끌고 가야 하는데, 이렇게 고생하는 게 맞나 싶었죠. 그래서 불면증도 오고 쉽지 않았습니다.”


최상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샐러드카페, ‘스윗파머’

“공장에서 재배한 후 처음엔 직판장에다 팔았어요. 근데 농산물은 사람들에겐 그냥 농산물이더라고요.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우리의 가치를 직접 알려야겠다고 생각해 우리만의 식품으로 가공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스윗파머’라는 샐러드카페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채소를 서브 음식이 아닌 메인 음식으로 기획해 ‘샐러드 비빔밥’, ‘바질페스토 파스타(인기상품)’, ‘루꼴라 피자’ 등 20여 가지의 신선한 샐러드 음식들을 선보이고 있다. 쓰면서 강한 향인 ‘루꼴라’, 상큼하면서 신맛이 나는 ‘소랠’, 등 현재 15개의 품종을 재배하고, 더 다양한 품종들을 기획하고 있다. 향이 강한 루꼴라를 샐러드 메뉴에서 피자나 파스타에 넣어서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으로 다양하게 레시피를 개발한다. “신품종이 나오면 계속 키워볼 거예요. 중요한 건 납품이 아닌 어떤 식으로 가공해서 스윗파머만의 제품을 만들어 갈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울산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스윗파머는 새로운 푸드스타일로써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팜 투 테이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까지

“아워즈팜은 다단재배 형식이고 1년 내내 연중 수확이며 변수가 없어요. 현재 50평(하루 생산량 월 1톤)인 식물공장은 노지재배의 약 20~30배 정도의 효율성이 있습니다. 50평 규모로 노지재배의 2~3천 평 정도 되는 수확량이 나오는 거죠.” 식물공장은 계획 생산이 가능해 매일 얼마만큼의 생산량을 내겠다고 하면 변수가 없다. 인공적으로 환경을 제어해 ‘당일 수확-당일 가공-당일 판매’ 시스템으로 팜투테이블, 즉 텃밭에서 우리의 식탁으로 도시형 농장의 최고의 신선도를 제공한다. 또한 아워즈팜의 SNS 채널에서 정기배송을 신청하면 매일 신선한 채소를 받을 수 있다. “저희가 아무리 잘 키우더라도, 소비자들이 좋아해야 하거든요. 이런 노력으로 이젠 손님들께서 채소 맛을 알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래서 소비자분들이 많이 믿어주세요. 씨앗부터 완제품까지 신뢰가 가는 회사라고.”

농업의 현주소, 스마트농부가 필요한 시대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땀 흘리며 농사짓는 것에는 관심이 없어서 농촌으로의 인구 유입은 점차 감소하잖아요. 하지만 현대인들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인식은 계속 높아지고 있어서 농업의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봐요.” 농업은 기본이며 지속돼야 한다는 장원규 대표는 현재가 가진 문제점을 보완하거나 해결하면서, 미래에서도 유망한 분야가 돼야 선순환이 된다고 한다. “스마트팜의 끝은 없다고 생각해요. 과학적 농업이 발전될수록 먹거리는 더 좋은 것이 나오기 때문이죠. 언젠가는 스마트팜에서 나오는 먹거리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날이 온다고 확신합니다. 언젠간 아이들이 ‘나는 스마트 농부가 될 거예요.’라는 말을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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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최초 자립형 식물공장, 스마트농업인의 스마트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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