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이영규 아이티공간 대표이사는 최근 열린 ‘2021년 조선기자재 상생협의체 정기총회’에서 회장으로 취임했다. 조선기자재 상생협의체는 울산과 경남 부산 3개 권역의 한국동서발전 협력사와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협의기구다. 동서발전과 협력중소기업의 요구사항 파악, 정보공유, 공동기술개발, 판로개척, 인력지원 등 협력기반을 조성하고 협력사 간에는 기술 및 판로 확보에 대한 정보교류와 유대강화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감사자문위원장, 울산정보산업협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영규 회장은 취임사에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회장을 맡게 돼 책임이 무겁습니다. 앞으로 소통과 화합으로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_박미희 기자

이영규 회장은 IT업계의 기린아다. 그의 고향은 울산 장생포. 어려운 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이 회장은 IT업계 CEO으로서는 이례적인 야구선수 출신의 기업인이다. 초·중·고 야구선수로 활동한 그는 전국 고교야구 4강에 진출해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자랑했다. 유망한 선수로 장래가 촉망되던 그가 고교시절 돌연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야구선수로 최고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최고가 되기 위해서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이 뭘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죠.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야구를 하느라 친구들처럼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어요. 제가 10년 동안 야구에만 매진해서 야구박사가 되었다면, 친구들은 이미 공부박사가 돼 있더군요. 뒤늦게 노력한다고 해도 그 갭을 좁히기란 어려워보였죠. 그 당시가 막 PC가 보급되면서 처음 컴퓨터 자격증이 나올 때였어요. 친구들은 컴퓨터 자격증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더군요. 남들보다 일찍 관심을 갖고 컴퓨터 자격증을 취득한다면, 장차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그는 야구선수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고향인 울산에서 대기업의 자동화 시스템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며 산업 현장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은 것. “울산은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지역이잖아요. 자연스럽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대기업의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산업 현장에서 쌓은 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스물아홉 살이 되던 해인 2001년에 아이티공간을 창사했다. 동종업계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업에 도전한 것. “어떻게 보면 ‘무모하다’할 정도로 용기 있게 창업에 도전했어요. 처음에는 1인 기업으로 기업 자동화 시스템 프로그램을 주요사업으로 시작했어요. 그 당시에는 IT란 용어 조차도 생소하던 시절이었어요. 창업 초기에는 IT(‘information’ technology)와 공간(space or area)란 뜻을 담아 사명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로 단순한 정보기술을 넘어서 지능적 기술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사명의 의미를 IT( ‘intellectual’ technology)와 공간으로 바꾸었어요. 이젠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서비스 기업으로서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전류 예지보전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회 전반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업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안정적인 사업화로 매너리즘에 빠졌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던 그에게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킨 건 시대의 지성이었다. “창업 초창기, 안정적으로 매출 2~3억을 할 때였어요. 주어진 일만 묵묵히 하다 보니 제가 보는 세상이 만만하더군요. ‘우물 안 개구리’처럼 매너리즘에 빠져있을 때, 우연히 서재에 꼽혀있는 책 한권을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익숙하지 않는 인문학 서적이라 처음에는 어려웠어요. 잘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이 책을 읽고 또 비슷한 책들을 계속 읽는다면 궁극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넘겨지지 않는 책장을 끝까지 넘기며 마지막까지 다 읽었습니다. 한권, 두권 읽다보니 어느새 새로운 세상이 보이면서 지성의 확장이 일어나더군요. 나중에는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해서 담배를 끊을 정도였어요. 그렇게 100여 권의 책을 내리 읽다보니 새로운 세상과 비전이 보였습니다.”
‘혁신의 아이콘’라 불리는 이영규 회장의 시작은 이랬다. 알지 못하는 무지(無知)를 인정하는 것, 기득권을 내려놓고 세상을 더 이롭게 만들 기술과 서비스를 공유하는 것. 새로운 도전을 하는 용기를 갖는 것.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같은 이노베이터(innovator)도 걸었을 그 길에 그도 첫발을 내딛었다. “혁신의 출발은 스스로 잘 모른다는 무지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돼요.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해법을 찾기 위해 고심을 하다보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발견하게 됩니다. 세상을 더 이롭게 만들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더 많은 사람들과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공유하는 것, 그것이 혁신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세계 최초로 전류 예지보전 시스템과 솔루션을 개발해 상용화하는 쾌거를 거뒀다. “거래처였던 현대자동차의 자동화 라인이 2시간 동안 멈춰서는 사고가 생겼어요. 약 2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공장장이 교체되는 일이 벌어졌죠. 새로 부임한 공장장님은 ‘어떻게서든 자동화 라인이 멈춰서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미션을 받았고 그 해결책을 우리가 찾아냈습니다. 그 동안의 예지보전(predictive maintenance: 기기의 이상을 그 상태감시에 의하여 예지하고, 그 정보에 기인해서 행하는 보전)은 주로 진동과 소음을 분석해 기기 이상을 감시하고 예지하는 방식이었어요. 진동분석을 하려면 기기 10여대 당 3~4억의 비용이 들었어요. 현대자동차 1개 생산 라인에 약 400여개의 구동부가 있었고 그곳 마다 기기를 설치한다면 아예 설비를 모두 새로 사는 게 더 적은 비용이 들 정도였죠. 반면 전류를 분석해 예지보전을 한다면 1/40 비용으로 관리를 할 수 있었죠. 아직은 가능성만 있었지만 10개의 구동부를 검사 하느니 같은 비용으로 100여개의 구동부에서 검사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판단으로 전류 예지보전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도입 이후 자동화 라인에 문제가 생겼어요. 그전 데이터가 없어 미리 예지하지는 못했지만 사고 전 3개월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결국 현대자동차의 전 라인으로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첫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현대자동차 자동화 전 라인에 전류 예지보전 시스템을 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한국 공장은 물론 멕시코, 러시아, 터키, 인도, 중국 등 해외 현지공장에도 전류 예지보전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다. 이후 그는 대기업과의 성공적인 파트너십으로 승승장구하며 사세를 키웠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신설 증설된 해외공장이 잇따라 철수하면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그는 어려운 위기를 전화위복(轉禍爲福)으로 삼았다. 거래처 다변화와 다양한 사업영역으로 분산된 기업의 역량을 전류 예지보전 사업 분야로 집중함으로써 신(新)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현재 아이티공간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포스코, LG,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굴지의 기업들과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세계 최초, 전류 예지보전 시스템을 개발한 이 기업은 관련 기술로 약 162건의 특허를 취득한 상태다. 한국 산업기술을 이끄는 굴지의 기업보다 10년 앞서, 미래 신(新)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현장에 상용화한 것. “앞으로 전류 예지보전 사업의 성장가능성은 무궁하다”는 것이 이영규 회장의 설명이다.


“비유하자면 사람은 심전도, 맥박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 상태를 체크하잖아요. 만약 5천만 명의 데이터를 보유한 병원이 있다면 어떨까요. 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예측해 예방하는 의료기술로는 누구도 따를 자가 없을 겁니다. 자동화 시스템에서 전류 예지보전 시스템이란 이와 같습니다. 저희는 세계 최초로 전류 예지보전 시스템을 개발했고 이를 산업 현장에 상용화하면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의 특성상, 선도기업으로서 산업 발전을 이끌어나갈 것입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산업 특성상,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무궁하다고 할 수 있지요.”
그는 ‘2040년, 매출 10조 달성’, ‘직원 2만 명 고용’을 목표로 달려왔다. 하지만 데이터 전쟁이라 불리는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10년 전 세웠던 목표를 다시 조정했다. “이젠 기술이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서비스. 그 하나의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기술들을 융합하는 시대가 왔죠. 앞으로 아이티공간은 단순히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에서 나아가 서비스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사고, 고장 등으로부터 고객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 서비스 기업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전쟁’이라 불리는 시대상에 걸맞게 앞으로 ‘2040년, 매출 100조 기업’을 만들고 싶어요. 이를 통해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는 글로벌 강소기업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이번 조선기자재 상생협의체 회장 취임도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서 중소조선기자재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하는 뜻에서 비롯됐다. “조선기자재 상생협의체는 부·울·경 한국동서발전 협력사와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협의기구입니다. 조선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은 중소조선기자재 기업들이 조선기자재산업에 더 나아가 발전사로 시장을 넓혀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죠. 장차 미래산업인 수소산업으로 영역을 넓혀 융복합 산업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기업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이 가능한 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영규 대표이사]
•現 ㈜아이티공간 대표이사 / 울산정보산업협회 회장 / 조선기자재 상생협의체 회장
•미국 코헨 대학교 지성데이터 기술 명예박사 학위수여
•세계 최초 전류 예지보전 시스템 솔류션 개발 적용 및 공급
•스마트데이터(한국·중국·미국) 특허발명 107건 발명가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개발 및 관리 전문 경력 29년
•‘2018 국가생산성대회’ 4차 산업혁명 선도기업특별상 국무총리 표창
•‘2018 자본재산업발전 유공 포상식’ 국가산업발전공로 국무총리 표창
•‘2017 SW산업발전대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표창
•‘에너지플러스 2016’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표창
•초중고 야구선수 출신으로 전국 고교야구 4강 수상
•서울대학교 융합기술연구원 월드클래스 이수
•유니스트 경영대학원 최고기술 전문경영자 취득
•서울대학교 웰니스 최고위 취득
•TCB기술평가 T3(우수) 등급 획득(코스닥상장요건)
•3년 연속 글로벌 스타 벤처기업 선정, GS인증 1등급 획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9년도 우수 기업연구소 선정
•국내외 특허 출원 64건, 국내 상표 출원 43건, 국내 디자인 출원 7건
•PCT 출원 외, 해외특허 출원 및 등록 (독일/멕시코/인도/일본/중국)
•국내외 인증 (GS 인증 3건 LUDA v1.0, LUDA SA v1.0, UYeG v10.3 / IP 인증 / KC 인증 4건 UYeG, UYeG GATEWAY, IPC, UYeG-SM
    / CE, CB, KOLAS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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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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