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지역이 지닌 고유의 맛을 식탁에 담아내고 있는 남도음식 명가를 찾았다. 다채롭게 변화하는 24절기의 풍미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순천식 남도 한정식 전문점 ‘향토정’이다.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지역을 알리고, 많은 이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나의 책임”이라 말하는 박혜숙 대표. 음식에 대한 그의 진정성 있는 철학을 주간인물이 담았다. _정효빈 기자

“저희 친정어머니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있어요. ‘음식은 간이 맞으면 맛있는 것이다. 중요한 건 자신의 시야에서 벗어난 음식,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은 진정한 맛을 낼 수 없다’는 것이었죠. 제 목표는 입에서만 맛있는 음식이 아닌 오감을 행복으로 충만하게 채울 수 있는 음식을 손님들께 올리는 겁니다.”

향토정은 지역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순천한상을 선보이는 절기 한정식 명가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변화하는 순천 사계절의 풍미를 소담히 담아내는 곳. 고향집을 떠올리는 정겨운 입구를 따라 내부로 들어서니, 순천의 맛을 알리기 위해 걸어온 박혜숙 대표의 오랜 여정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수많은 표창패와 인증패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2020년 순천 미식대첩 고수맛집 대상, 전라남도 남도음식명가 지정 등 명실공히 순천을 대표하는 한정식 명가로 평가받는 향토정은 향토음식을 통해 지역을 알리고 정통 한정식의 맥을 이어가는 곳이다.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이와 먹는 이가 함께 행복한 곳’을 추구하는 박 대표와 그의 든든한 남편, 언니가 함께 팔을 걷어붙여 가족식당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남에서 나오는 최상의 식재료를 그때그때 조리해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만을 제공하겠다는 그들의 고집 탓에 손님을 맞는 향토정의 아침은 늘 전쟁터다.
외식업에 몸담아온 세월만 27년, 대한민국 한식대가, 향토발효칠게음식 명인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박 대표이지만, 그에게도 음식은 늘 공부하고 도전해야 하는 분야다. 한양대학교 외식컨셉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서울과 순천을 오가며 식당 운영을 병행하기도. 육체적으로 고된 나날을 보냈지만, 지친 자신을 다시 일으킨 원동력은 언제나 향토정이었다며 박혜숙 대표가 당시를 회상했다. 인생의 고난도 전통음식과 이를 통해 순천을 알리겠다는 그의 열정을 꺾을 수 없었다고. 그는 “한정식의 쇠퇴를 두려워하고 아쉬워하는 한 사람으로서, 다음 세대에 우리의 전통음식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었다”고 전했다.


“향토정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닌 순천시를 대표하는 브랜드라는 책임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외부 관광객이 방문하셨을 때 항상 음식과 관련된 순천의 자랑거리를 오랫동안 늘어놓곤 해요(웃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음식을 전부 맛있게 드실 수 있을지를 늘 고민했지요. 한정식은 먹지 못하고 버리는 잔반이 많다는 문제점도 존재하는데, 이를 개선할 방법이 무엇일지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박혜숙 대표가 찾은 해답은 ‘스토리텔링’이었다. 향토정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식자재에 관한 설명은 물론 음식의 유래를 이야기해주기 시작한 것. 그의 정성과 애정이 전달된 것이었는지 이후 손님들도 향토정의 음식을 귀하게 여겨주었고, 그릇의 바닥이 깨끗하게 비워진 테이블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단다.
“먹을거리는 볼거리, 즐길 거리와 더불어 관광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순천의 명소들과 지역 특산물로 만든 요리를 연결지어 음식을 맛보는 분들이 지역을 탐방하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순천이 가진 멋을 음식으로 표현하며 많은 이들에게 ‘순천의 맛’을 알리고 있는 박혜숙 대표는 지역사회를 향한 공헌활동에도 열심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방역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정성을 담은 200인분의 음식을 대접하는 등 따스한 나눔 활동에 앞장서기도. 박 대표는 칠게장, 칠게쌈장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순천 특산물을 활용한 전통음식을 널리 알리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 운영을 통해 전통음식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가장 순천다운 맛을 더 많은 분께 알리고, 순천의 미식을 접한 사람들이 이를 직접 맛보기 위해 순천을 방문해주시는 게 나의 꿈”이라며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느끼는 건, 음식은 맛뿐만 아니라 추억으로 먹는다는 거예요. 수많은 음식점이 존재하는 이유는 저마다의 추억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고, 그 중 사랑받지 못하는 음식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그 옛날 어머니들이 소쿠리 채반에 새참을 가득 싣고, 아이는 주전자를 들고 밭으로 따라가던 모습을 모티브로 삼은 치유의 밥상을 선보이고 있어요. 향토정의 음식을 맛본 분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주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웃음).” 

인증업소&입상경력

•대한민국 한식대가 (향토발효음식)
•향토발효칠게음식 명인 인증
•전라남도 남도음식명가 지정
•2020 순천미식대첩 대상 (고수맛집)
•제1회 순천미식대첩 최우수상
•식품의약품안전처 위생등급‘좋음’ 지정업소
•순천만달빛칠게 특허·상표 등록
•남도전통음식지도자
•세계한식요리경연대회 금상
•지역봉사 순천시장상
•한국식문화 세계화축제 서울시장상
•국제요리·제과경연대회 대상
•국제요리명인전시경연 보건복지부장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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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정효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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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하나 수북하게!’ 순천을 오롯이 그릇에 담아낸 순천식 남도 한정식 명가 ‘향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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