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2018년) 자영업폐업률이 90%에 달한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여기서 집중해야 할 사실은 나머지 10%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냐는 것이다. 특히나 포화상태의 외식산업에서 성공하기란 더욱더 쉽지 않은 일일 터. 더욱이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에 부닥친 자영업자의 수는 눈에 띄게 늘었다. 

이에 주간인물은 부산에서 35년간 외식시장에서 성공가도를 달려온 잔뼈 굵은 인물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 부산의 4대 대구탕 전문점으로 꼽히는 ‘양대감’ 론칭을 시작으로 보양식 전문점 ‘일품오리원’까지 기존의 외식장소와 차별화된 메뉴와 맛은 물론, 오감만족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까지 일궈 온 이충규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정직으로 다진 깐깐한 신념으로 오늘날의 명성을 쌓아온 그의 남다른 스토리를 주목해보자. _김정은 기자


일품오리원


자연의 멋진 풍경과 따스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에서 맛볼 수 있는 보양식은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이 아닐까. 매스컴을 타고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식당, 일품오리원이 그곳이다. 동물농장과 캠핑장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정원과 깔끔하게 넓은 내부는 각종 모임과 회식 장소로도 인기다. 특히 요리전문가들과 협업해 출시한 각종 오리 요리가 주목받는 곳으로 원적외선과 음이온 방출로 몸에 좋지 않은 바이러스나 독소를 흡수하는 왕겨숯을 사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외식업은 차별화된 맛을 선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본인이 원하거나 혹은 본인이 하고 싶은 아이템보다 고객이 원하는 아이템을 찾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음식이라는 게 사실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추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든 건강하게 드실 수 있는 음식을 대접해야 장수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양대감대구탕 연산점


무심하게 걷어 올린 셔츠 소매에서도 엿보이는 호방한 기개와 기품 있는 언행이 인상적인 이충규 대표. 인터뷰 내내 자신을 평범한 장사꾼이라며 낮추어 소개했지만, 사실 그는 부산의 4대 대구탕 전문점으로 꼽히는 ‘양대감’을 론칭해 대구요리의 대중화에 기여했으며, 35년의 경영노하우가 집약된 ‘일품오리탕’을 2년 전 정관에서 선보이며 성공가도를 달려 온 인물이다.
인터뷰를 이어가던 중 장사의 성공비결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소리 없는 웃음을 지어 보이던 그는 “장사를 시작했다면, 장사가 일정 수준 궤도에 오르기까지 앞만 보고 달리는 절박함이 필요하다.”라며 “장사가 잘될수록 고객의 반응에 예민하게 반응해 응대하고, 단골 관리에 더 충실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솔직한 조언으로 포문을 열었다.


양대감대구탕 동래점


1986년 부산 온천장에서 대구탕 전문점으로 첫 깃발을 꽂은 양대감. 당시 대구탕은 단가가 높고, 고급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해 대중적으로는 다소 문턱이 높았다. 이충규 대표는 이러한 인식을 바꿔 대중화를 꾀하고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양대감을 열었다.
“당시에는 가족모임이나 단체모임으로 고깃집을 찾는게 일반적이었습니다. 색다른 식문화 조성을 위해 대구탕을 주메뉴로 선정했고, 접근성을 높이고자 기사식당을 컨셉으로 시작했지요.”

싸고 양 많은 음식이 인기를 끌던 시대는 가고 건강한 식문화를 찾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판단으로 대구탕 전문점을 세운 이 대표. 오래전부터 영위해 온 외식사업을 기반으로 요리에 대한 정성과 노력을 더해 대구탕 레시피 연구에 몰두했다. 결과는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주차장을 가득 채운 택시로 인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었고, 머지않아 일반인들의 방문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작은 식당에서 시작한 양대감 본점은 350여 평까지 확장하며 부산 서면과 동래, 화명, 연산, 양정 등 도심의 메인상권 7곳에 직영점을 둘 만큼 유명 외식장소로 거듭났다.

균일한 맛 체계에 집중하기 위해 바쁜 와중에도 다른 사람 손에 양대감의 요리를 맡기는 법은 없었다는 이충규 대표. 음식의 맛뿐 아니라 슬기로운 외식 문화를 만들어 가는 브랜드로 구전효과를 내며 양대감은 부산의 4대 대구탕 맛집으로 명성을 쌓았다.
가맹점을 내고자 찾아오는 이들도 문전성시였다. 하지만 장사란 음식의 맛에서만 좌우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섣불리 판단하지 않았다. 


일품오리원에서 운영 중인 커피스미스 정관뷰점. 정관신도시가 한눈에 들어오는 뷰명소로 불린다


“솔직히 말하자면, 가맹사업을 안 해서 후회한 적도 있습니다(웃음). 농담이고요. 큰돈을 벌 수도 있었겠지만, 중요한 것은 가맹점이 성공해야 본사가 성장한다는 겁니다. 요즘 상생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던데, 이 말은 즉 가맹점이 낙오되면 그 책임도 본사가 짊어져야 할 문제가 되는 겁니다. 그만큼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하는 사업이에요. 체계적인 기술전수와 유통, 상권분석이 잘 되면 성공에 대한 확률은 높아지지만, 사업자의 태도나 노력은 단기간의 교육으로 이룰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더구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실추하면 다른 지점에도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고요.”
여전히 매장을 찾는 이들로 북적이며, 배달 앱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양대감이 현재 온천장과 연산동점 운영으로 지점을 축소한 이유도 수익에만 열을 올리는 구조보다 탄탄한 내실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외식장소가 되기 위함이다. 
인터뷰 내내 솔직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기자의 질문에 응했던 이충규 대표. 탄탄대로의  평탄한 길만 걸어 온 것 같지만, 지인을 도운 선행이 화살처럼 돌아온 순간도 있었고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남의 가게에서 일해야 될 때도 있었다. 성실히 모아온 재산을 하루아침에 잃은 경험도 있었으며 가족들과 지낼 곳이 없어 숙박업소에서 몇 날 며칠을 생활하기도 했다. 과거 힘들었던 일을 회상하면서도, 고비 없는 인생이 어디있겠느냐며 호탕한 웃음을 짓는다.
“오랫동안 장사를 하면서 참으로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좋은 일도 많았고, 또 수없이 쓴 고배도 마셨지요. 돌이켜보면, 사업이 번창해도 돈이라는 게 꾸준히 찾아오는 것은 아니더군요. 순간적인 거죠. 운이라고도 하는데, 그 순간과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들이 매우 중요해요. 요즘 외식시장에서 성공한 젊은 친구들을 보면 참으로 기특합니다. 그러나 일부 청년들은 노동 강도가 낮거나 남 보기에 좋은 창업만 고집해 안타깝기도 해요. 남들이 하지 않는 일, 겉으로 화려한 일보다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경험에 열중한다면, 노력은 어떤 형태로든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시코어호텔. 울산 정자해수욕장에 위치한 시코어호텔을 건립해 호텔산업에 도전장을 내민 이충규 대표. 무인호텔로 운영 중이며 전 객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은 투숙객들이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시설로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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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경영과 내실에 집중해 온 35년 관록의 외식업계 베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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