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한국인의 네버엔딩푸드 떡볶이. 동네 분식집부터 대형 프랜차이즈까지 어디서나 쉽게 맛볼 수 있는 흔한 음식이다. 너무나 흔해서 사업 아이템으로 적당할까 싶지만 특별한 맛과 탁월한 경영감각으로 ‘떡볶이’ 하나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브랜드가 있어 찾아가보았다. 다양한 떡볶이 메뉴와 프랜차이즈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가운데에도 10년 동안 오로지 떡볶이 하나로만 약진을 거듭해 온 ‘떡볶이공장’. 노점에서 시작해 연 매출 25억을 목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젊은 경영인 강선식 대표의 기민한 행보를 좇아가 보자. _김정은 기자


온라인 시장에서 고객 만족을 실천하며 빠르게 성장한 떡볶이 브랜드가 화제다. 충북 청주에 위치한 떡볶이공장이 그 주인공. 수많은 가맹점을 늘리는 문어발식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위한 내실 경영에 집중해 ‘가성비 갑’, ‘인생 떡볶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곳으로 유명하다.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개인 구매자 외에도 분식점과 술집, 식품회사, 프랜차이즈 본사 등 전국 75여개의 고객사에 납품하며 연 매출 2억을 시작으로 15평 점포에서 13억, 올해는 25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11월, 청주시 오창읍에 새 공장 준공을 마쳤습니다. 이전의 사천동 소재 공장에서는 내부 공간 협소로 밀려드는 주문량을 소화할 수 없어 생산시설을 확충해 공장을 이전하게 되었어요. 현재는 월 30톤 규모의 떡볶이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었으니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웃음).”

대지 800평, 120평 규모의 2층 건물로 지어진 떡볶이공장의 자체 생산 공장은 강선식 대표가 사업 10년 만에 이룬 성과다. 여기서 놀라기는 이르다. 단일 메뉴로 매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음에도 하루 100여 통에 달하는 고객문의는 아직도 강 대표가 직접 응대한다.
“제조 업무는 8여명의 직원이 각자의 역할에 맞는 체계적인 매뉴얼과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지만, 고객 문의의 경우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가 직접 연락을 받고 있어요. 요즘 어느 회사든 친절과 고객관리를 하고 있습니다만, 그것만으로 고객 만족을 실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지금의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깔끔하고 단정한 말투,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와 매너 그 속에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여유. 강 대표의 첫인상이다. 인터뷰가 이어질수록 느껴지는 추진력과 성실함은 마주한 사람을 집중하게도 때로는 긴장하게도 만든다.

“떡볶이공장의 레시피에는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요. 그보다, 좋은 원재료 선별에 각별히 신경 쓰고, 생산과 관리의 모든 과정에서 청결과 위생에 철저히 임해야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앞으로도 꼭 지켜야 할 의무이기도 하고요.”




제대 후 2005년부터 식품회사에 입사해 4년 동안 전국의 식자재 납품 업무를 담당해 온 강 대표는 자연스레 식품 유통 전반에 전문성을 갖추게 된다. 유년시절부터 할머니와 부모님이 운영하는 가게를 보면서 장사의 꿈을 키웠던 그에게 식자재 유통업은 본인의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지금의 떡볶이공장이 좋은 원재료를 사용하면서도 높은 가성비를 유지할 수 있는 바탕이 된 것.
“2009년 청주 오창에서 호떡을 메뉴로 친구와 함께 노점에서 장사를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장사가 곧 잘돼서 6개월 뒤 15평의 작은 가게를 오픈했습니다. 호떡의 인기가 높아지자 떡볶이도 먹고 싶다는 손님들의 요청이 늘면서 떡볶이 소스를 개발하게 되었죠.”
동업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하면서 창업한 '허니호떡'. 훗날 떡볶이공장의 모태가 된 셈이다. 호떡을 주력으로 일 매출 80~100만원을 유지하면서도, 떡볶이 소스 개발에 박차를 가했던 강 대표. 2년 후에는 떡볶이 매출이 호떡을 추월하며 그야말로 떡볶이로 대박을 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부터 떡볶이가 맛있는지 않았어요(웃음). 라면도 제대로 못 끓이는 실력이라 맛있을 턱이 없었죠. 손님들 반응도 별로였고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판단해 떡볶이 레시피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손님들께서 떡볶이를 매장에서 드신 후 포장해서 가져가시는 것을 목표로 세웠죠.”
한가지에 집중하면 성실하고 끈기있게 행동하는 그의 뚝심은 통했다. ‘떡볶이 소스 및 제조 방법’ 특허를 출원하며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맘카페에서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사업가로서 탁월한 기질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들을 장사 밑천으로 2017년 ‘떡볶이공장’을 설립해 온라인 판매로 판로를 확보 했다. 메뉴는 오직 하나 떡볶이. 그동안 소스 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만큼 18가지 재료의 비율에 중점을 두고 더욱 연구했다. 특히 첨가제나 캡사이신을 넣지 않고, 색과 맛을 고려한 4가지 종류의 고춧가루를 직접 주문 생산하기도 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떡볶이공장의 떡볶이는 유통기한이 짧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방부제가 없고, 밀로 만든 따뜻하고 말랑하게 뽑아진 당일 생산한 떡만 고집해 진공포장 후 배송하기 때문. 이렇다보니 하루 생산량이 많을 수가 없단다.

아이스박스에 떡볶이 재료와 소스가 깔끔하게 담겨 배달되며, 재료에 물만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조리 덕에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기타 사업장에서도 인기가 높아 피씨방과 분식점, 애견카페, 만화방, 술집, 식품회사, 프랜차이즈 본사 등 전국 75여개의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타 브랜드가 지향하는 맛과 이미지, 성격에 맞춰 떡볶이 레시피를 강 대표가 직접 개발해 납품하고 있다는 것. 추후에는 닭떡볶이를 개발해 편의점에 출시할 계획을 전했다.




“저희 떡볶이에는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맛도 중요하지만, 좋은 원재료를 선별하고 관리하는 모든 과정에서 청결과 위생에 철저히 임해야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앞으로도 꼭 지켜야 할 의무이기도 하고요.”
올해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수출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는 강선식 대표. 한국인의 소울푸드 떡볶이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브랜드가 되기를 기대한다. [1090]

주간인물(weeklypeople)-김정은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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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에서 시작해 외식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떡볶이공장, 월 매출 2억에서 13억, 올해는 25억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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