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의 독식이 줄을 잇는 가운데, 차별화된 맛과 오랜 역사로 굳건히 입지를 다져온 곳이 있다. 천년고도의 고장 경주의 ‘대남통닭’이 그 주인공이다. 옛날 통닭 특유의 맛을 유지해온 대남통닭은 경주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그 맛을 찾는 손님들로 늘 문전성시다. 이제는 2대 경영으로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대남통닭. 최근 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부 주최 ‘백년가게’에 선정돼 전통의 자부심을 인정받는 대남통닭, 새로운 외식문화를 만들어가는 김성진 대표를 만나 대남통닭이 걸어온 길을 집중 조명해보았다. _김민진 기자


‘대남통닭’은 1973년 창업주 김태순, 김영환 씨가 경주 중앙시장에 첫 문을 연 통닭집이다. 이후 2010년부터 아들 김성진 대표가 2대째 대를 이어오며 47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판매하고 있는 모든 메뉴는 국내산 생닭만 사용하며 뼈 있는 메뉴와 손수 뼈를 발라낸 순살 치킨 중 선택할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전통 방식 그대로 가마솥에 튀김옷을 얇게 입힌 생닭을 튀겨 다진 마늘을 듬뿍 올려 제공하는 ‘마늘치킨’. 210도 이상 올라가는 가마솥에서 튀긴 통닭은 남다른 바삭한 식감과 촉촉한 육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양념 소스를 버무린 순살 통닭 위로 깨를 솔솔 뿌려 마무리한 ‘닭강정’도 인기 메뉴이다.
“더운 날에는 더 덥고 추운 날에도 더 춥고 남들 놀러 갈 땐 일하는 재래시장에서 40년 넘게 성실하게 한 우물을 파며 대남통닭을 일구어 오신 부모님께서 긍정적으로 인정받은 셈이죠. 그런 부모님을 존경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이제는 제가 보답할 차례이지요. 사실, 가업을 잇는다기보다는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라며 백년가게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소감을 밝혔다.

대남통닭만의 차별화를 위해 늘 고민 중인 김성진 대표는 복고를 이어가기 위한 경주 중앙시장 본점을 주축으로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메뉴 개발을 위한 대남통닭 현곡점 준비에 한창이다.







“시대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만큼 사람들의 입맛도 빨리 바뀝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옛날 추억의 맛을 잇지 못하고 찾는 사람들도 동시에 늘어나지요. ‘옛날 통닭을 버리고 트렌드에 맞게 닭강정 등으로 메뉴를 바꿀 것인가’ 저 또한 늘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정한 바, 현재 본점은 전통시장에 걸맞게 옛날 통닭의 맛과 경영방식 모두 복고를 유지하기로요. 통닭은 서민음식이라고 생각하기에 너무 비싸서도 안되고 또 양은 푸짐하게 나가야 합니다. 타 프랜차이즈와 비교했을 때 양은 기본이 두 배 차이가 나지요. 재래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남통닭 프랜차이즈를 통하여 트렌드에 발맞춰 젊은 층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입맛을 사로잡는 컨셉 메뉴로 다양하고 시도하고자 합니다.”

이 과정 중에 김성진 대표의 아내, 강재은 씨는 “한 번 도전해 보자!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만 실패하게 되더라도 비싼 경험했다고 생각하면 된다”라며 김 대표에게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으며 사업 확장을 할 수 있게 가장 큰 힘을 실어준 조력자이다.

전국 각지에서 대남통닭의 맛을 찾는 손님들로 늘 문전성시인 가게에서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는지 김성진 대표에게 물었다.
“외국인 분이 오천원 권과 착각을 하고 오만원 권을 주고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손님도 너무 많고 저희도 그 순간 헷갈렸지만 온 시장을 다 돌며, 그분을 극적으로 찾아서 돌려드렸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웃음). 우즈베키스탄 분이셨는데 지금은 단골손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뵙는 할머니 한 분이 외상을 하고 드셨는데 ‘그냥 드린다’는 생각으로 대접하였고, 한 달 뒤 외상값을 갚으러 오셨습니다. 이 분도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꼬박 오십니다. 누가 오시든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님의 입장에서는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하지요. 마음이 통하면 ‘이 집은 항상 친절하구나’를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저를 믿고 따라준 우리 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휴가 없이 늘 일만 해서 미안한 마음이지만 이 또한 제가 짊어져가야 하는 일이기에 현곡점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점의 확장과 안정화를 차근차근 이루어나가며 인내하며 기다려준 가족들에게 보답하고자 합니다.”라며 김성진 대표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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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73, 한자리에서 47년 전통을 자랑하는 경주 옛날 통닭의 원조 - 2대 경영으로 그 역사를 이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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