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자영업자는 563만 8천명으로 전년 대비 4만 4천명 감소하였다. 그러나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OCED 회원국 중 5위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전체 사업체의 99%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라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들의 성장은 우리 경제에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이다. 30년 넘게 중소기업 지원의 현장에서 이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달려온 한종관 이사장을 만나, 그의 경영철학을 집중 조명해 보았다. _우호경 취재본부장,  추치호 기자



投筆成字의 좌우명을 실천해온 30년


한종관 이사장은 전북 진안의 산골에서 태어났다. 어린 산골 소년은 십리 길을 걸어 초등학교를 다녔다. 그때의 습관이 몸에 배어, 그는 지금도 퇴근길에 차를 물리고 40분 남짓을 걸어간다. 격무에도 흔들림 없는 강한 체력의 비결이기도 하다.
공직에 계셨던 부친과 교육열이 남다르셨던 모친 슬하에서 心淸事直(마음은 맑게 하고 일은 정직하라)의 가르침을 받고 자란 그는 1984년 신용보증기금에 입사했다. 기업의 신용과 가치를 평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은 공익을 중시하는 가풍 속에서 자란 그에게 소명과도 같이 느껴졌다.
신용보증기금에서의 30여 년은 그야말로 역전과 반전의 스토리였다. 그도 그럴 것이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가장 핵심부서라 할 수 있는 신용보증부에 배치되어 국가 경제의 회생을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도맡았기 때문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한 이사장은 각종 특례보증제도를 입안하여 위기에 처한 기업에게 대규모 신용보증을 공급하는 데 앞장섰다. 꽉 막혀 차갑게 식어가던 우리 경제 곳곳에 따뜻한 피가 돌기 시작했다. 


▲ 성동구 지역협의체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월화수목금금금’의 나날이 1년 이상 계속되었어요. 체력만큼은 자신 있다 자부해 왔는데 그때는 너무 힘들어 어쩔 수 없이 보약의 힘도 약간 빌렸습니다.(웃음)”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그의 진정한 저력은 보약이 아닌 ‘投筆成字’(명필은 붓을 내는 대로 글자가 된다)의 좌우명에 있었다. 프로라면 응당 여건을 탓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불만사항을 뒤집어보면, 곧 새로운 아이디어가 됩니다.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는 힌트와 다름없는데, 싫어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기업의 미래가치평가에 기반한 보증심사제도 개혁도 이런 발상에서 비롯되었다. 경영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 대표들은 하나같이 과거 실적 중심의 보증심사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종관 이사장은 이들의 하소연에서 힌트를 얻었다. 바로 기업의 미래가치평가 모형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기업가치평가 및 인증 시스템, 지식재산가치를 반영한 평가 시스템은 지식・기술 기반 중소기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기업평가의 신뢰도를 높여 보증부실률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창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3년에는 정부로부터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 <서울CEO지식향연>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특강이 끝난 후 소기업・소상공인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생 제2막,
서울시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다시 뛰다



2018년 9월, 한종관 이사장은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수장으로 임명되었다. 30년 넘게 축적해온 중소기업 지원 노하우를 더욱 의미 있게 활용할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담보력이 부족한 소기업・소상공인의 채무를 보증함으로써 원활한 자금융통을 돕고 창업 및 경영개선을 지원하는 서울시 산하기관이다. 기본적인 역할은 신용보증기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소기업・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그는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국내외 경제상 각종 악재가 거듭되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청년실업 장기화로 준비가 부족한 생계형 창업이 증가하면서 ‘제살 깎아먹기’식 과당경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한종관 이사장은 ‘준비된 창업, 적정한 창업으로 성공적 창업을 유도’하는 데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에서 탈피하여, 소기업・소상공인이 자생력을 갖고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기존 금융지원 중심 정책을 뛰어넘어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지역 밀착형 종합지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민선7기 서울시장 취임 후 박원순 시장이 삼양동 옥탑방에서 구상한 ‘생활상권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청사진은 지난해 재단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여 선포한 ‘미래비전 2022’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세계 최고의 소기업・소상공인 종합지원 플랫폼 기관’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4대 전략목표와 10대 전략과제, 53개의 실행과제를 도출했다. 특히 이 모든 것은 재단 전 직원뿐만 아니라 고객기업과 전문가의 총의를 모아 탄생한 것으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그래서일까.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동부지역본부 5개 지점에 경영지원 업무를 전진 배치하여 ‘지역밀착형 플랫폼’을 시범 운영함으로써 민(民)・관(官)・공(公)・학(學) 협의체 구성, 지역 상권별 특화 지원 등의 성공모델을 도출하였다. 실효성 있고 현장감 있는 소상공인 전문 정책 개발을 위해 ‘소상공인 정책연구센터’도 설립했다.
대외적으로도 그 성과를 널리 인정받았다. 서울시 경영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가등급’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지난해 10월에는 적극적인 소상공인 지원으로 혁신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소상공인 지원 단체 중 단독으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업무 성과를 추구하다보면 ‘효율’이라는 명목으로 요령을 부리기 쉽지만, 한종관 이사장은 ‘청렴과 공정’이라는 원칙을 단 한 순간도 잊지 않는다. 그는 직원들에게 ‘청렴은 생명과도 같다’고 강조한다. 공정채용 우수기관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 반부패 우수기관 서울시장 표창, 노사상생과 시정 공유 서울시의회 의장 표창 등을 수상한 것도 모두 이러한 원칙에 입각한 업무처리의 성과이다. 특히 지난 해 12월,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종합청렴도 1등급 기관으로 단독 1위에 오른 것은 굳건한 청렴윤리 의식을 인정받아 더욱 가치 있는 업적이었다.

한종관 이사장은 30년이 넘도록 같은 일을 해왔지만, 미래를 이야기할 때는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2020년에는 서울시 자치구별로 ‘1자치구 1지점’을 설치하여 지역밀착형 종합지원 플랫폼을 완성하고, 소상공인 정책연구센터 내 석・박사 등 전문연구인력을 20명 내외로 확충하여 그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미래 성장가능성 있는 기업을 위한 지식재산보증도 300억 원 이상 확대 지원하고, 채무자의 재기를 유도하기 위한 재기지원센터도 4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물론 사회가치와 인권존중 경영체계를 안착시키는 것도 중점 추진할 과제이다.
그를 이처럼 쉼없이 달리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물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Dream&Hope), 그게 제 경영방침의 핵심이자 에너지의 원천입니다.”
아무쪼록 한종관 이사장의 바람대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꿈과 희망 가득한 내일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 <서울CEO지식향연>이 끝난 후, 박원순 서울시장 및 기업 대표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한종관 이사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고 있다.

[ 학력 ]
•2015.08. 전북대학교 대학원 경영학박사
•1990.02.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
•1984.02. 전북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1977.01. 전주 신흥고 졸업

[ 경력 ]
•2019.07.~ 한국발명진흥회 비상임이사 (現)
•2018.12.~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운영위원 (現)
•2018.09.~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 (現)
•2017.04.~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전문위원 (現)
•2017.11.   국무조정실 국정과제 및 일자리창출평가 전문위원 (前)
•2017.04.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 위원 (前)
•2017.01.   한국창업학회 부회장(前)
•2016.03.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겸임교수 (前)
•2015.11.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경영혁신연구원장 (前)
•2015.02.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운영위원 (前)
•2014.12.   신용보증기금 전무이사 (前)

[ 포상 ]
•2013.12. 산업포장(중소기업금융지원 및 국가산업발전 유공)
•1998.12. 재정경제부장관 표창(금융산업발전 유공)

[ 발명특허 ]
•2015.08. 기업 신용도 위헙관리 컨설팅 방법
•2015.01. 지식재산의 가치를 반영한 기업 평가시스템
•2013.10. 금리추정 및 경쟁입찰 시스템
•2013.06. 기업가치의 평가 및 인증시스템   
    ※ 발명특허는 신용보증기금 명의로 등록, 한종관은 발명자로 등재됨   


「 청렴은 공직자의 생명입니다 」  

 … (중략) …

국민권익위원회의 종합 청렴도 1등급은 그 어떤 표창 및 훈장보다도 가치가 있습니다. 20년간 단 한 건의 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던 여러분의 청렴성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도저히 이룩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청렴은 牧民官의 本務요, 모든 善의 근원이요,
德의 바탕이니 청렴하지 않고는 능히 목민관이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능력과 역량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청렴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사장으로서 우리 직원들이 한없이 자랑스럽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저는 금번 평가결과를 접하면서
서산대사의 시(오도송 悟道頌)를 떠올리게 됩니다.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제
                           不須胡亂行 (불수호란행)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말지니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뒤에 오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되리니

이 시는 바로 여러분을 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남긴 종합청렴도 1위의 위대한 발자취는
뒤에 오는 후배들의 길을 인도하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 중에서 발췌 -


[1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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