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이석윤 감독의 가족이나 다름없는 강봉효 하동군 씨름협회장과 함께


허벅지와 허리에 긴 천(샅바)를 메고 힘과 기술로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경기. 고구려의 고분벽화에서 부터 조선시대 풍속화까지, 역사 곳곳에 등장하는 한민족 고유의 민속 경기인 씨름이 작년 11월, 사상 처음 남북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돼 화제다. 24개국 만장일치로 가결되어 남북 문화유산 교류의 계기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씨름. 유네스코에 등재된 씨름의 명칭은 ‘한국 전통 레슬링’으로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유네스코가 밝힌 공동등재의 이유다. 민속 경기였던 씨름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우뚝 서며 그 위상을 더욱 높이고 있다. _김민진 기자



경남생활대축전 씨름대회 종합우승
“훌륭한 선수, 좋은 전략으로 이뤄낸 결과”



경남생활대축전 씨름대회 종합우승 트로피

제30회 경남생활대축전 씨름대회에서 하동군씨름협회 소속 선수 30명이 출전해 단체전 우승과 개인전 6명이 입상하며 종합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중심에는 하동군씨름협회 전무이사인 이석윤 감독이 있다.
탁월한 지도력과 우수한 선수 발굴·육성으로 씨름계를 계승·발전시키고 있는 인물이다.

이 감독에게 우승 비결을 묻자 “무엇보다도 선수들과의 협심과 협동이 컸다”며 연신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 수차례 다른 비결이 없었냐 되묻자 그제서야 입을 뗀다.
“특히 여자 선수들의 ‘전략’을 잘 짠 것이 종합우승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선수가 공격할 때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를 미리 예견하고 전략을 짜는 것이 감독의 일이지요. 첫째도 전략! 둘째도 전략!! 곧, 전략 싸움입니다. 최소 5가지 경우의 수는 생각하고 빈틈없이 계획해야 합니다. 그러나 더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있는 선수지요. 아무리 감독의 지도력과 전략이 좋다 할지라도 그 전술을 정확하게 캐치해서 받아들이고 감독과 한마음으로 따르는 선수들이 없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습니다.”


제2의 강호동’ 씨름 영재 ‘이창범 학생’ 편 <SBS 영재발굴단(64회)>에 함께 소개된 이 감독

“밭이 좋아야 농작물이 잘 크듯이 이번 케이스가 딱 그와 같다”는 그는 “탁월한 전략이라고 하는 씨가 어느 밭에 뿌려지는가에 따라서 그 결과는 확연하게 달라진다며 결국 선수단이 두텁고 탄탄해야 한다”고 전했다. 좋은 선수단을 밭에 비유한 이석윤 감독의 메시지가 인상 깊다.
이석윤 감독이 이 자리에 있기까지는 이 감독의 든든한 지원군인 강봉효 하동군 씨름협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경남 하동 씨름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쓰는 강봉효 회장은 여자 선수단의 인재 육성기금, 씨름협회 운영금 등 매년 약 1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선수단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운동을 그만두지 않도록 하기 위함일 뿐이다”라고 전한 강봉효 회장의 말에서 경상도 사나이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씨름은 다른 종목과 달리 전국 대회는 모든 경기가 방송으로 진행된다는 특성을 살려 전국에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과 지역 특산품인 하동재첩 왕의 녹차, 하동 대봉감 등을 홍보하는 데에 큰 공을 세운 강봉효 회장이다.


남다른 안목과 지도력 갖춘 지도자
선수 영입에도 적극적


훌륭한 지도자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관찰하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그들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선수의 기량 향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이석윤 감독 역시, 선수를 등용하는데 있어 탁월한 안목을 가지고 편견없이 임하는 지도자였다.
지도하던 선수인 이창범 학생의 경우 2016년에 방송된 <SBS 영재발굴단(64회)>에 씨름영재로 소개될 정도. “자기 본업이 있는 사람들은 영입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좋은 인재를 발견하면 끝까지 물고 늘어집니다. 알아보고 설득하고, 마음을 움직이려고 노력하지요. 그런 재능있는 분들이 자꾸 눈에 보이네요. ”
실력만 있다면 외국인도, 고령의 선수도 예외없다.
“옥종면에서 1등한 선수를 보는 데 자세가 정말 좋더라구요. 외국인이라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발견하는 순간 찾아내서 영입했지요(웃음).”


씨름장 등 체육 인프라 갖춰지길
여자 씨름단 창단 꿈꿔



“사실 하동군에 씨름장이 없습니다. 금남고 학생들이 있어서 금남고등학교 모래사장을 빌려 쓰고 있어요. 포대만 있는 곳에서 연습하고 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어서 연습을 못하는 실정입니다. 기껏해야 한달 1~2번 연습할 정도에요. 일반인분들도 관심을 갖고 배우고자 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인프라만 갖춰지면 동호회 등도 넘쳐나고 활성화 될텐데, 아쉬운 마음이죠.”
생활체육으로는 ‘하동이 1등’이라며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 이 감독. “특히 유네스코에도 등록된 미래전향적인 스포츠인 씨름에 많은 응원과 지원을 부탁한다”며 “하동군에 여자 씨름단이 만들어지길 원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팀을 승리로 이끄는 명장, 이석윤 감독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1083]

주간인물(weeklypeople)-김민진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우뚝 선 ‘씨름’ ‘경남 하동’의 씨름 역사에 한 획을 긋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