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2천 년은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메주의 역사는 곧 ‘장(醬)의 역사이다’라고 할 만큼, 우리나라 전통 메주는 대대로 내려온 조선 장류 제조를 위해 중요한 발효원으로 사용되어왔다. 모든 한식의 기본이 되는 건강하고 맛있는 장! 현대 사회에 접어들면서 집집마다 장을 담그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 입맛은 쉽게 변하지 않기에 여전히 깊이 있는 장맛을 찾는 소비자들은 꾸준하다. 이런 상황에서 40여 년의 전통의 맛을 고수하며 위생까지 책임지는 메주 제조회사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_김민진 기자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에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풍경을 배경 삼아 위치한 (주)언양전통식품. 너른 마당에 장독대가 즐비한 모습 또한 장관인 곳에서 세련된 젊은 부부, 2세 경영인 김경민·정소현 (주)언양전통식품 대표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취재원을 반겼다. 직접 담갔다는 매실청 음료는 그날 하루 피로를 풀어주는 건강한 달콤함을 선물해주었다. 경치 좋은 카페 운영이 더욱 잘 어울려 보이는 김경민·정소현 대표가 어떻게 이 메주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이유가 궁금하여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고위감(以古爲鑑)
옛 것을 오늘의 거울로 삼는다.
아버지로부터 받아온 전통식품 생산자로서의 발자국
을 자식이 따라 걷는 전통 계승∙가업 승계의 길을 걷다




“시작은 아이를 생각하며 건강식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라며 정소현 대표가 웃어 보였다. 체육학을 전공한 정 대표는 서울대학교 운동생리학으로 대학원까지 졸업한 똑똑한 젊은 2세 경영인이다. 정소현 대표의 아버지(정연태 씨)와 어머니(김순옥 씨)께서 1983년부터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구어온 메주 사업을 정 대표가 잇게 된 것. “인체와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꾸준히 공부를 했을 뿐인데 배운 학문을 메주 사업에 적용할 줄 몰랐네요(웃음).”
정 대표의 남편, 김경민 대표는 육군 3사관학교를 졸업한 대위 출신으로 장인, 장모님의 일을 이어받기 위해 작년에 전역을 했다. “2016년에 이곳을 휩쓸고 간 태풍 차바의 위력이 엄청났습니다. 그때 밀려온 큰 돌들이 아직 마당에 남아 있지요. 어려운 시장 경제 상황, 천재지변 등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이 일을 하시는 장인 장모님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저 또한 이것이 계기가 되었고 ‘물려받지 않으면 없어지는 가게’가 되겠다는 생각에 제가 먼저 나섰습니다.” 사무실과 공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니 군인의 칼 같은 정신이 느껴지는 각 잡힌 반듯함과 청결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無색소|無방부제|無인공조미료
전통의 맛과 청결함이 우선되는 특허 메주의 건조방식!
젊은 세대를 겨냥한 세련된 개별 소포장으로 선물하기에도 좋아


“언양메주는 과거 부모님 시대 때 볏짚에 엮어 천장에 매달아 놓는 방식에서 지금 시대에 맞게 위생적인 부분과 젊은 층까지 대중화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발전시킨 개량 메주입니다. 옛날에는 공기와 접촉하며 생기는 바실러스균과 각종 먼지들, 곰팡이 등으로 파리가 꼬이고 또 썩은 부분은 덩어리째로 버렸죠. 지금은 언양메주는 100% 국산 콩과 아버지께서 전수해주신 전통방식 그대로의 배합 비율에 엄선된 종균으로 만들어졌다는 차별화된 점을 더하여 탄생하였습니다. 메주 양면에 구멍을 뚫어 통기가 원활하게 되어 부패되지 않죠. 좋은 균만 남기고 썩는 부분 없이 완전히 건조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특허 과정까지 마친 언양메주를 균 종류부터 차근차근 잘 설명하는 정소현 대표에게서 강의자의 모습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작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클래스를 운영한 바 있다. 생산자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메주의 곰팡이균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유해균을 섭취하지 않도록 지식 전달까지 하고 있었다.

세련되고 눈에 띄는 소포장 패키지로 젊은 층까지 접하기 쉽게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는 중인 언양메주는 음식의 문화를 전파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메주, 보리 고추장 만들기 세트 등 패키지를 개발하여 구매자들이 손쉽게 집에서 내 손으로 직점 담그는 장까지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유기농 콩으로 제작하는 유아용 상품개발에도 주력 중인 (주)언양전통식품 김경민 대표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학습 체험장과 카페 오픈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오직 전통을 이어가고자 하는 그 일념 하나로 대중화 작업에 투자하며 사업을 확장하는데 멈추지 않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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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국산콩과 엄선된 ‘종균’으로 만든 정직과 믿음의 전통 우리 「언양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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