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닭갈비’라고 하면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고,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외식메뉴다. 요식업이 활발한 요즘 시대에 개성 없는 음식으로 살아남기란 힘들다. 하지만 대중적인 음식이 무작정 변화를 하여 본연의 맛을 잃어버려서도 안 된다. 이러한 조건을 길다면 긴 시간인 10년 동안 조금씩 변화하여 자신만의 색깔을 찾은 ‘미누식당’. 그 뒤엔 김민우 대표와 한마음 한뜻을 이루고 있는 직원 35명으로 이루어진 ‘미누크루’가 있다. ‘양정 파전닭갈비’에서 시작해 ‘미누식당’, 그리고 ‘코끼리 식품’, ‘슈퍼와룽’까지... 다양한 도전과 젊은 패기가 빛나는 ‘미누크루’ 김민우 대표를 만나보았다. _장서은 기자


어릴 적 모두가 한번 씩 꿈꾸는 맛집 사장님. 막연하게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다들 꿈꾼다. 그렇게 평범한 꿈을 꾸던 김민우 대표는 꿈을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조리학과에 진학했다. “군 생활 도중 휴가를 나오면 서울에서 닭갈비 가게를 운영하는 친척집에 자주 인사를 갔어요. 그 후 자연스럽게 친척집에서 일을 배웠고, 그때 배운 걸 밑천으로 다시 부산에 내려와서 소자본으로 닭갈비집을 열었습니다. 10년 전, 어린나이에 가진 것이 없을 때라 가족들과 함께 부산 양정동에서 무작정 작은 가게를 얻어 시작했죠.”



그것이 김 대표의 첫 가게인 ‘파전 닭갈비’다. 특별할 것 없고, 서울에서 가져온 레시피로 부산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기란 쉽지 않았다.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많은 동네였어요. 그래서 ‘이렇게 음식을 하면 안 된다’며 많이 혼났었습니다(웃음). 그 덕분에 많은 연구를 하게 되었죠.”
10년 전에는 지금처럼 ‘SNS’가 활발하지도 않았기에 개인적으로 홍보를 하지도 못했다. 그러던 중 당시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던 몇 몇 블로거들이 찾아온 것. 그렇게 블로그를 통해 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6~7년 동안 그 인기를 유지하며 양정 대표 맛집으로 자리를 잡았다. 본점의 인기에 이어 그는 서면에서 ‘미누식당’을 열었다. 과감하게 상호명을 바꾼 것은 본점의 인기가 운이 아니라 진정한 실력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어떻게 보면 그냥 패기였다”며 “번화가에서 새로 시작하는 만큼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메뉴와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성공한다면 운이 아닌 실력임을 증명하고 싶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미누식당의 개성 있는 메뉴는 지속적인 인기의 비결이다. “닭갈비 본연의 맛을 잃고 싶진 않았어요. 그렇다고 너무 흔하고 싶지도 않았죠. 남녀노소 좋아할 음식에 남녀노소 좋아할 ‘고구마 무스’가 생각났어요. 처음에는 그냥 단순한 추가메뉴였죠(웃음).” 하지만 그 단순한 추가메뉴는 어느 순간 미누식당 닭갈비를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필수가 되었다. 그렇게 다른 상호명으로 시작한 곳 또한 줄을 서게 되는 맛집이 되면서 소문만 유명한 맛집이 아닌 것을 증명했다.



요식업을 하며 시간이 흐른 만큼 함께한 직원들이 점점 늘어났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 대한 애정이 뛰어났다. 한창 장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청년들과 일하고 있는 만큼 그 시절에 갖고 있는 갈증을 풀어주고 싶었다고. “저도 닭갈비뿐만 아니라 다른 일을 배워보고 싶을 때도 있어요. ‘저보다 어린 직원들도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요리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까지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요식업에 국한되지 않고 인테리어,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명을 ‘식당’이 아닌 ‘크루’로 정한 것도 직원들과 이 도전을 함께 하기 위해서죠.” 그렇게 김 대표의 도전과 이유 있는 패기는 미누식당에서 멈추지 않았다. 다양한 도전을 위해 작은 사무실 겸 연구실을 얻어 식당과 똑같은 부엌을 만들어 놓은 것. “사무실이라고 하기 에는 너무 거창합니다. 아직 체계적이라기보다는 즉흥적인 면이 더 큰 거 같아요(웃음).” 매일 순간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메모 해 놓는 습관을 가진 김 대표. 그 메모가 현실이 되는 곳이 바로 사무실이다. 또 언제든지 직원들의 새로운 도전 또한 가능하다.


음식뿐만 아니라 가게 인테리어까지도 빠짐없이 신경 쓰는 ‘미누크루’. 3,40대층을 위한 ‘레트로(retro)’ 감성의 식당 ‘코끼리 식품’은 들어서자마자 마치 80,90년도에 온 듯 한 느낌이 가득하다. 그러기에 소품 하나하나 신경 쓰고, 많은 공을 들였다. 또 ‘발리’ 감성의 식당 ‘슈퍼와룽’은 미누크루 직원들의 손길이 모두 담긴 그림으로 한 쪽 벽면을 꾸며 완벽보다는 자유분방한 멋을 보여준다. 그렇게 ‘미누크루’의 가게들은 상호명과 메뉴, 그리고 콘셉트 및 인테리어가 모두 다르다.
창조가 아닌 변화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미누크루’. 그러한 만큼 가볍게 생각을 하고 모방하는 곳도 많아졌다. “더러 따라한다고 하는데 만약 그런 것이라면 저는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못하고 있다면 그런 일이 없을 텐데, 못하지는 않나 봅니다(웃음).” 이유 있는 자신감을 보이는 김민우 대표는 또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있다. 끝으로 ‘미누크루’의 각각 다른 모든 가게들마다 딱 하나, 같은 것이 있었다. 바로 캐릭터로 보이는 로고다. 김 대표는 “스타벅스 로고를 보면 스타벅스라는 단어가 없어도 알 수 있듯이 저희 가게 이름이 다 다르고, 또 언제 어디에 가게가 있더라도 저희 로고가 있으면 모두 ‘미누크루 식당이네!’ 라고 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웃음).” 새로운 도전에 대한 패기, 자신감이 돋보이던 김민우 대표가 승승장구 할 날과 ‘미누크루’의 로고를 모든 사람들이 알아보게 될 날이 오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후라이맨’이라는 이름을 가진 미누크루의 로고. 얼굴처럼 보이지만 닭갈비 볶음밥이다. 동그란 냄비의 얼굴, 손잡이는 귀. 실제로 볶음밥 위에 올라가는 계란 프라이와 김 가루로 눈, 코, 입을 개성 있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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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인가, 닭갈비인가? 달달 고구마 무스로 시선과 맛을 사로잡은 닭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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