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성인용품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음지에만 있던 성인용품 매장이 이제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핵심 상권에 진출하기도 하고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디스카운트 스토어 '삐에로쑈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 바로 성인용품 제품을 파는 코너란다. 이는 성에 관한 주제를 솔직하게 다루는 미디어도 한 몫 했지만, 밝고 유쾌한 분위기로 대중들에게 다가 온 어덜트숍들의 변화가 가장 컸다. 15년 전부터 올바른 성문화를 위해 성인용품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변화를 선도해 온 이가 있다. 러브토이119의 최호진 대표를 만나 보자. _김정은 기자


“성인용품점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반사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어두운 골목길, 음침한 분위기. 과거 어덜트숍(일명 성인용품숍)은 어두침침한 뒷골목에 음침하게 자리 잡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이는 성(性)은 왠지 감춰야만 할 것 같은 선입견 때문이기도 한데요. 성(性)은 숨기고 다가가기 어려워야 하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3대 욕구라고도 할 만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인데, 숨기려고만 하는 풍토를 보면 아쉬운 점이 많아요.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서도 어덜트숍은 필요한 곳이죠.”

대구의 남구청 사거리길 대로변 한복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번쯤은 붙들어 놓는 곳이 있다. 총 150평으로 이루어진 성인용품점 러브토이119가 바로 그곳이다. 최근 더욱 급부상하고 있지만 사실 이곳은 2004년 성인용품 도매업을 시작해 우리나라 성인용품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브랜드들을 자리 잡게 한 최호진 대표가 운영하는 소매점이다.



“기존의 성인용품점이 가진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기위해 1층으로 내려와 어두운 창문 필름지를 모두 걷어내고 밝은 조명과 인테리어를 구성했습니다. 아직까진 주로 젊은 층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고객들이 오고 계시니, 앞으로 성인용품 구매에 대한 점진적인 인식 변화에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2년 전 문을 연 러브토이119는 최 대표의 오랜 노하우를 반영한 시스템으로 고객들이 접근하기 쉬운 분위기를 이끌며 용품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들을 수 있는 내부 방침이 인상 깊다.

최 대표의 이러한 노력은 불과 1, 2년 전의 이야기가 아니다. 15년 전 성인용품 도매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건강한 성문화’를 제시하고자 합법적인 제품만 입고했으며 다양한 제품의 사용법과 기능을 소매업에서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이렇다보니 성인용품점 오픈과 창업 상담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전국으로 100여 곳 넘게 창업을 지원해 드렸습니다. 상권과 매장이 있는 위치와 환경에 맞는 용품, 그리고 영업지원, 교육까지 도움을 청하는 분들에게는 성심껏 조언을 드렸어요. 당시 10년 전만해도 소규모에 깜깜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창업주가 많았는데, 저는 밝은 분위기를 권유하고 밖으로 나오길 바랬어요. 왜냐면, 성인용품은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빈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따라서 매장을 오픈한 창업주의 매출을 고려한 것도 있지만, 고객들에게 용품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주의할 점을 인지시켜야 매장 접근이 쉬워지면서 성 문화가 차츰 변해갈 수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최 대표의 의견과 같은 창업주들이 점차 늘기 시작하면서 수도권뿐만 아니라 대구와 경북, 경남 지역도 밝은 이미지로 성인용품샵을 론칭해 나가기 시작했다. 현재도 성에 대한 인식 변화 및 지속 성장으로 성인용품 시장에 도전하고 자 하는 예비창업주들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그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자본으로 고수익을 기대하고 창업을 희망하는 분들은 제가 나서서 말리기도 합니다. 현재 성인용품시장은 예전과 달라요. 상권도 고려하지 않은 채 소규모에 적절한 투자 없이 매장을 오픈하는 것은 안타까운 사례가 되는 경우가 높거든요. 또한 제품에 대한 이해와 숙지도 필요하고요.” 여기서 상권이란 임대료가 높은 곳을 말하는 게 아니며, 제품들도 여성과 남성, 연령대에 따라 구성을 다르게 해야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최 대표는 오픈 매장에 필요한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하는 것은 물론 용품도 기존의 인기 있는 상품을 포함해 전 제품을 구색에 맞게 진열한 후 3개월 뒤 교체를 한다고. 이유는 지역과 환경에 따라 고객들이 요구하는 용품들이 다르기 때문.

“일억천금을 버는 일도 아닌데, 제가 더 벌자고 창업을 도와 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10년이고 20년이고 함께 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성인용품 시장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제품만 판매하는 일차원적인 관념을 탈피하고, 정확한 정보와 조언으로 제품을 추천하는 등 긍정적인 시각이 확대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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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性문화’를 제시하기 위한 노력, 국내 성인용품숍 브랜드 최다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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