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경주중앙시장은 1900년대 보부상들이 활동하는 2일장, 5일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70년대에 10년 동안 공설시장으로 운영되었던 경주중앙시장은 1983년 전국 전통시장 최초로 사설시장으로 등록돼 운영되고 있다.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경주중앙시장은 현재 500여명의 상인들이 종사하고, 636여개의 점포가 운영 중에 있다. 최근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야시장이 성공하면서 경주에서 가면 꼭 찾아가 봐야하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에서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전국 시장을 대상으로 주최한 ‘수산물 원산지 표시 우수시장 콘테스트’에서 최우수 시장으로 선정되며 저력을 증명했다. 주간인물은 전통시장 살리기에 앞장선 인물, 정동식 회장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_박미희 기자


최근 경주중앙시장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전국 시장을 대상으로 주최한 ‘수산물 원산지 표시 우수시장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시장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앞서 경북 단위에서 16년, 17년도 최우수상을 수상한데 이은 전국 단위의 수상이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에 대해 정동식 회장은 “수산물 원산지 표시 최우수시장 선정은 상인회의 조직 운영과 규정을 지지해준 많은 상인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체계적인 경영관리로 믿고 찾을 수 있는 전통시장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경주중앙시장은 전국에서 최초로 사설시장으로 등록된 이후 시설현대화와 경영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70년대 후반 출자 법인을 설립하고 경주시로부터 부지매입을 한 이후부터 경영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온 것. 올해로 25년간 경주중앙시장을 위해 일하고 있는 정동식 회장은 시장 발전을 위한 한평생 헌신해온 사람이다. “처음 법인을 출자하고 시작할 때는 상인회가 어려웠어요. 전체 점포 중에 30%가 빌 정도로 경영난이 심했고, 장을 보러 온 손님들이 다닐 통로를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리에 소홀했습니다. 중앙시장에 들어와 장사를 하다 보니 애로점이 하나, 둘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우리 시장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95년에 무보수 관리이사로 상인회 일을 시작해서 그해 7월에 상임이사로 실무를 맡아했어요. 실무를 챙기다보니 자연스럽게 회장직을 맡게 되었고, 2011년 정관개정을 하면서 상근직 회장으로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경주중앙시장은 시설 현대화와 경영 현대화에 성공한 대표 모델이다. 조직개선, 업무규정 대폭 수정을 통해 경영 합리화를 꾀했고, 정기적인 월례회와 시장순회를 통해 상인들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조를 이끌어냈다. 또한 상인들의 합의한 규정을 위반하는 상인들을 규제하기 위한 징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경주중앙시장은 전통시장에서는 보기 드물게 상인들이 직수로 물을 사용하고, 한전에서 전기를 바로 공급받아 쓸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어요. 수도세와 전기세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관리가 편리해 상인들의 만족도가 높아요. 선진지 견학을 온 다른 전통시장 상인회에서도 다들 부러워하는 경주중앙시장의 자랑이에요(웃음). 상인들이 약속한 규율을 지킬 수 있도록 규정 위반 시 징계위원회를 열어 단전, 단수, 영업정지 같은 패널티를 주고 있어요. 시장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율적인 규율로 시장 질서를 지켜나가고 있어요.”


경주중앙시장은 아케이드 설치 등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고, 이동통로 확보를 위한 ‘고객선지키기 운동’을 하고 있고, 상가의 위치를 찾기 쉽도록 ‘상세주소 지번 번호판’을 설치해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했다. ‘상인회의 주인은 상인’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상인들의 민원을 빠르게 해결하기 위한 ‘민원해결원스톱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상인대학, 상인맞춤교육, 선진지 견학 등을 통해 경영마인드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온누리상품권 사용과 제로페이 가입을 통해 결제방식을 개선했고, 야시장을 열어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경주중앙시장의 자랑에 대해 묻자, 정 회장은 야시장과 문화교실을 들었다. “문화교실은 상인들의 문화교육은 물론이고, 주민환원사업을 하는 봉사단체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 상인들의 하나 된 단결과 열린 소통으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죠. 또한 최근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경주중앙시장 야시장도 인기입니다. 젊은 세대들이 전통시장을 찾아 전통시장을 보다 친근하게 여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어요. 그리고 자체 개발 브랜드로 상표권을 등록한 ‘토종한우’를 알리기 위한 ‘떡과 토종한우 축제’를 개최해 우수한 특산물을 알리고 있습니다.” 경주중앙시장은 주민환원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소외계층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 전달, 독거노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 봉사, 연말연시 김장나누기 봉사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한평생, 전통시장 살리기를 위해 헌신해온 사람, 정동식 회장은 국내 최고의 전문가다. 전국상인연합회정책위원장, 경상북도상인연합회장, 전통시장 정책자문위원, 경주중앙시장 상인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정부정책 마련,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의 고향은 경북 영천. “전통시장에서 나고 자라, 60년을 전통시장에서 땀 흘리며 살았다”는 정 회장의 전통시장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사회생활을 하며 터를 잡아 가계를 꾸린 경주중앙시장 발전을 위해 25년을 애써왔고, 그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상인연합회정책위원장을 맡아 전통시장 발전의 큰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그간 전통시장 살리기를 위한 정부정책의 방향은 시설현대화에 국한되어왔어요. 인터넷 쇼핑몰로 인해 대형유통기업도 위협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단순히 시설현대화만으로 전통시장을 살리기엔 역부족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전통시장은 정부지원사업과 예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 정부지원 없이 자립할 수 있는 전통시장은 몇 안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에요. 궁극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시설 현대화가 아닌 경영 현대화를 추진해야합니다. 상인회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서 비상근으로 근무하던 상인회 회장들을 상근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 육성을 통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예산 낭비 없이 일관성 있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의 주인은 상인인만큼 전국의 상인회 회장들도 상인을 섬기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마인드가 필요해요. 앞으론 전통시장도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경영해야 비로소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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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원산지 표시 우수시장 콘테스트’ 최우수 시장 선정, 경영 현대화로 전통시장의 활력 불어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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