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학업, 비즈니스, 관광 등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날로 늘고 있다. 이에 따른 외국인 주택매매, 임대차 계약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해외와 다른 한국 부동산 제도와 높은 언어장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들이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역 없이 부동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글로벌부동산중개사무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서울시에서 최초로 도입했고, 2011년 부산시가 벤치마킹해 시행하고 있다. 현재 부산에는 부산시가 지정한 66명의 글로벌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활약하고 있다. 주간인물은 이강석 부산시 글로벌 부동산 공인중개사 회장을 만나 제도 정착과 활성화를 위한 노력상을 담았다. _박미희 기자

“외국인들에겐 너무 어려운 한국 부동산, 부산을 찾는 외국인들이 주거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글로벌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이 발로 뛰고 있습니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부산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남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웃음).” 환하게 웃는 이강석 소장.

이강석 소장은 11년 경력의 베테랑 공인중개사다. 원래 글로벌 기업에서 해외영업 파트를 맡으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그는 공인중개사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마린시티 입주 무렵부터 공인중개사로 활동하며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해왔다. 풍부한 해외경험과 능통한 영어 실력으로 외국인 중개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해왔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부동산 공인중개사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11년부터 영어분야(1기)로 활동해왔다. “봉사하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내거나 돈을 마련하기보다는 현업에서 할 수 있는 작은 봉사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지원했어요. 부산에서 글로벌 부동산 공인중개사를 뽑던 첫 해인 2011년부터 선발돼 활동하고 있죠. 해외영업을 통해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과 비즈니스를 했고 마린시티가 들어설 무렵 공인중개사 일을 시작해 10여 년 동안 많은 외국인들과 일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전문가로 낯선 한국 부동산 제도에 어려워하는 외국인들을 도울 수 있어 보람된 순간이 많았어요(웃음).”

부산시가 시·구·군별로 선발하는 글로벌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기준을 통과해야한다. 영어, 중국어, 일어 등 각 분야의 언어능력과 법률 위반이나 제재를 받은 경력도 없어야하는 등 소양을 겸비해야하는 것. 글로벌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을 이용하면 통역 없이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현재 부산에서는 언어별로 영어 38명, 일본어 19명, 중국어 9명 등이 활동 중에 있다.

수많은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준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에 대해 묻자, 이 소장은 밝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고객의 어머니가 재독 간호사 출신이었어요. 몇 십 년 전에 독일마을에 불하받은 땅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땅을 상속받으셨죠. 등기는 어머니 소유로 되어있고, 고객의 국적은 독일인이라 상속받은 땅을 처분하거나 건축하는 일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대도시와 달리 남해군 같은 중소도시에는 부동산 관련 법무를 하는 로펌이나 전문 부동산 회사가 없어 저희를 찾으셨어요. 부산에서 남해까지 잦은 출장을 다녀야했고, 독일과 다른 한국 부동산 제도를 설명하고 용어를 통역하는 일이 어려웠죠. 힘들 때도 많았지만, 노력 끝에 일이 잘 매듭지어져 고마워하는 고객을 대할 때마다 보람을 느껴요. ‘이 일을 통해 모국에 대한 애정을 다시 느꼈다’는 고객의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강석 소장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정성껏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회원들을 보면 자부심을 느낄 때가 많단다. “봉사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 하고 있는 공인중개사님들을 보며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지와 다른 한국의 부동산 제도를 설명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하거든요. 현지 부동산 제도를 이해해야 한국 부동산 제도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도 계속해야하죠. 낯선 타국에서 고생하는 외국인들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되면 부동산 문제를 넘어서 결국 생활에 대한 일까지 챙기게 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다 해 봉사하는 회원들을 보면 자부심을 느낍니다.”

날로 늘어가는 부동산 중개 수요에 발맞춰 ‘글로벌 부동산 공인중개사’제도에 대한 홍보와 제도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도 활성화를 위해 어떤 변화의 움직임이 있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했다.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활발한 정보교류를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로 예산지원을 하진 않더라도 정례회를 할 수 있는 공간만이라도 대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또한 내국인, 외국인들에게 글로벌 부동산 공인중개사 제도의 취지와 내용을 알려서 활성화할 수 있도록 홍보에 힘써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장차 늘어나는 외국인 부동산 수요에 발맞춰 부산시의 국제 개발의 방향성에 대한 이해하고 민간의 의견수렴을 할 수 있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해요.”

인식개선과 홍보를 비롯해 부산시의 실정에 맞는 특화된 서비스 육성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부산은 산업 특성상, 러시아 계열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아요. 영도, 남항동, 중앙동 인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많아 관련 부동산 수요가 많습니다. 현재 글로벌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수요가 많은 영어, 일어, 중국어 위주로 구성되어있어요. 부산의 특성에 맞게 타 시도와 달리 러시아어 분과를 특화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 같아요.”
끝으로 그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부동산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제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부산은 이제 더 이상 국내 시장만으로 충족할 수 있는 도시가 아닙니다. 앞으로 세계 다양한 국가와 교류하면서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장차 늘어날 외국인 부동산 수요에 맞춰 전문성과 공신력을 갖춘 글로벌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1078]

주간인물(weeklypeople)-박미희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외국인들에겐 너무 어려운 한국 부동산 “이젠, 부산시가 지정하는 글로벌 부동산 공인중개사를 찾으면 통역 없이 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요!”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