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1962년부터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안동시 옥야동에 위치한 대흥식품. ‘대흥엿방’으로 지역에서 더 유명한 이곳은 경상북도 향토뿌리기업으로 선정, 3대(代)에 이어 전통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60년 동안 전통방식의 발효 과정으로 ‘조청’을 제조해 온 것도 놀랍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조청을 주원료로 한 과일 청과 잼 등을 개발해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더욱 널리 알리고 있다. 

오랜 세월 우리 지역 경제성장의 버팀목이 되어준 기업이, 한국의 전통 식품으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하니,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있을까. 대흥식품의 2대 김영욱 회장을 만나보자. _김정은 기자



농촌에서 길을 찾을 때는 내비게이션보다 어르신들의 손짓이 더 빠를 때가 있다. 대흥식품을 찾아가는 길도 마찬가지. 안동역에서 길을 묻는 취재진에게 인심 후한 할머니는 ‘어디를 찾느냐’ 고 되물으신다. 혹시 대흥식품을 아시느냐고 묻자 ‘아 엿 공장, 잘 알지. 이렇게 가다가 다른 사람한테 물어봐. 다 안다’라고 하신다. 약속이라도 한 듯 길을 묻는 취재진에게 어르신들은 ‘엿 공장 찾나, 거기 모르는 사람 없다’ 하시며 친절히 알려 주신다. 이게 바로 60년 세월의 향토기업의 힘이구나... 다시금 느끼며 대흥식품을 찾았다.

자연산 칡과 수수, 국내산 쌀을 활용해 색소와 방부제, 첨가제를 배제한 100% 전통방식의 발효 과정으로 조청을 제조하고 있는 ㈜대흥식품. 기계화, 자동화되고 있는 시대에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전통방식의 수작업을 고집,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을 위해 명맥을 이어 온 향토기업이다.



“3대를 잇는 60년 동안 전통 발효 조청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세계의 식탁에 우리나라의 조청이 놓이는 그 날까지, 제품 개발과 판매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전통방식으로 단맛을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조청.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 연구한 결과에서도 ‘조청’은 당의 흡수 속도가 올리고당이나 포도당에 비해 낮아 비만이나 당뇨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자연산 꿀보다 높은 당도를 자랑하지만, 낮은 칼로리로 식이조절 효과에 탁월하고, 각종 미네랄과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해 성인병과 당뇨 걱정이 없는 몸에 이로운 100% 다당류라는 것. 때문에 대흥식품의 조청은 재래시장부터 농협마트, 메가마트(부산) 등 전국으로 납품되고 있다. 이어 현대인들의 수준 높은 입맛에 힘입어 온라인으로 유통이 확대돼 ‘대흥명가’로도 그 입지를 넓히고 있다.



“먹거리가 귀하던 시절, 가락엿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엿과 생활용품을 맞바꾸던 시절에 대흥엿방은 문을 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새벽 4시, 수동펌프로 물을 끌어 올리는 일로 하루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큰 가마솥에 엿기름과 밥을 넣고 10시간 동안 정성을 쏟아 졸이면, 그날 저녁 9시나 10시가 되어서야 작업이 끝났지요.”

한 자리에서 60년의 세월을 지켜 온 것처럼 지금도 대흥식품의 공장은 전통방식 그대로다. 17세부터 하교 후 아버지에게 조청 제조 방식을 전수 받았다는 김 회장은 ‘힘들고 불편해도 전통 방식에 대한 자긍심과 소명을 지켜나가는 것’과 ‘그 가치를 알고 찾는 사람들’에게 큰 보람을 느낀다며 웃음 짓는다.



“열 두번도 더 때려치우고 싶을 때도 있었지(웃음).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엿 공장으로 큰 대야를 이고 와서 우리 집 조청 아니면 못 먹는다는 사람들을 보면 흐뭇해서 안 할 수가 없어(웃음).” 


세계 최초, 설탕없이 조청으로 만든 천연잼(Better Than Sugar) 출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단맛을 위해


현재 안동에 위치한 1공장은 조청을 제조하고, 용인에 위치한 2공장에서는 조청을 베이스로 한 사과잼과 블루베리잼, 토마토잼, 딸기잼을 개발, 제품 론칭과 함께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세계 최초로 전통 조청으로 만든 100% 천연잼(Better Than Sugar)을 출시한 것이다. 
“기존의 잼 제품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가 건강에 이롭지 못하다는 의견이 빈번했습니다. 이에 대흥식품은 건강한 단맛을 누구나 안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조청을 베이스로 한 천연 잼 개발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또한 ‘블루베리 조청 양갱’과 ‘오렌지 조청 양갱’ 등 어린이부터 임산부까지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조청으로 만든 과일 양갱 제품을 개발해 판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현대, 롯데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세계 시장 진출을 앞둔 '대흥'의 제품들. 100년이 지난 후에도 조청의 맛을 유지하고, 건강한 식품회사로서 소비자와 약속을 지켜나가는 장수기업이 되겠다는 김영욱 회장의 말처럼 우리나라의 향토뿌리기업 ‘대흥식품’의 조청을 세계의 식탁에서 만나볼 날을 기대하며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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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김정은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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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대흥식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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