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서핑의 명소, 부산 송정해수욕장. 서핑만큼이나 부산 송정해수욕장을 찾게 만드는 명물이 있으니, 바로 바삭 촉촉한 빵과 푸짐한 모짜렐라 치즈, 매콤달콤한 소스가 매력적인 문토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토스트 하나를 먹기 위해 전국에서 몰린 손님들로 장사진을 만들어낸 송정의 명물, 문카페가 외식기업 ㈜문패밀리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부산을 넘어 전국 브랜드로 성장하며 해외시장에서 한국 토스트의 진가를 선보이고 있는 것. 주간인물은 소상공인의 성공신화를 만든 임종철, 배선옥 대표의 스토리를 담았다. _박미희 기자


7전8기, 소상공인의 성공모델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가족을 구해 준 토스트, 이 토스트 하나에 인생이 담겨있어요. 멀리서 토스트 하나를 먹기 위해 달려온 손님들을 위해서 오늘도 쉴 새 없이 토스트를 굽겠습니다(웃음).” 환하게 웃는 임종철, 배선옥 대표.

1남 1녀의 단란한 가정을 이룬 부부는 맨손으로 대박가게를 만든 소상공인의 성공모델이다.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CEO인 그들은 진정한 인생의 맛을 아는 고수. 지금의 성공과 달리 그들의 시작은 아주 초라한 것이었다. 40대 초반, 갑작스러운 사업실패로 일가족의 생계를 걱정해야할 정도였다. 그렇게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시작한 작은 포장마차가 지금의 문카페의 시작이었다. “갑작스러운 사업 실패로 먹고 살 길이 막막했어요. 이렇게 삶이 한탄스러울 때도 착한 딸과 아들을 보며 다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미용실을 차리려고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고 있을 때 한 손님이 ‘다른 사람이 하다 그만 둔 포장마차가 있는데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 순간, 깊은 좌절감을 느끼는 동시에 새 출발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죠. 그렇게 2000년에 작은 포장마차로 문카페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송정해수욕장에 문을 연 작은 포장마차에서 부부는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모든 것이 서툴렀지만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고 있다는 책임감과 손님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부부는 몸을 아끼지 않고 일했다.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배선옥 대표는 “창업 초에는 주머니에 10만원만 있어도 큰 부자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 어려웠다”며 “첫날 장사해 번 돈 2만 8천원이 너무 크고 감사해서 손님들이 마치 신(神)처럼 보였다”며 “인생에 있어 돈의 가치를 제대로 안 순간”이라고 그때를 회상했다.



절벽 끝에서 돈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은 순간에 이미 성공의 씨앗은 뿌려진 것과 같았다. “한파가 몰아치던 추운 겨울이었어요. 한적한 바다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허허벌판 같은 바닷가 한가운데에서 나는 꿈을 키워야겠다. ‘돈을 벌기 위해 연연하기보다는 고객  한사람, 한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돈을 쫓기보다는 돈이 쫓아오게 하라’는 말처럼 생각의 틀을 깨고 발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 했어요. 그때부터 손님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맛에 대한 연구와 서비스 마인드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연구와 노력을 계속했다. 힘들 때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눌 수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끼며 일했다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메뉴가 송정의 명물, 모짜렐라치즈 토스트와 매운 토스트다. “처음에는 먹기 쉽도록 토스트를 잘라서 담아 준 게 시작이었죠. 이후에 아이들과 피자를 먹으러 갔는데, 치즈를 너무 적게 주더라고요. 토핑 추가를 해도 너무 조금만 주기에 이유를 물으니 ‘치즈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하더군요. 순간 ‘차라리 내가 모짜렐라치즈를 듬뿍 넣은 토스트를 만들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아무리 비싸도 아끼지 말고 푸짐하게 넣자는 생각으로 모짜렐라치즈 토스트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매운 맛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을 겨냥해 매운 토스트를 개발했어요. ‘처음엔 토스트가 맵다고?’ 의아하게 생각했던 손님들도 캡사이신이나 조미료를 쓰지 않고 오로지 천연재료로 맛을 낸 토스트를 맛보곤 반응이 좋았어요. 처음에는 매운맛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만들었지만 이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매운맛으로 밸런스를 맞춰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모짜렐라치즈 토스트와 매운 토스트는 뛰어난 맛과 가성비로 인기를 얻었다. 3~4년 전 푸드트럭으로 변경한 문카페 앞에 줄서는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이색적인 모습이 SNS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송정에 오면 문토스트’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친 것. 대박가게로 거듭난 비결에 대해 묻자, 그들은 음식에 담긴 정성을 말했다. “작은 것 하나 허투루 쓰지 않았어요. 모짜렐라치즈도 100% 천연 치즈를 까다롭게 선별해 쓰고 있습니다. 치즈 회사에서 물건을 써달라고 직원을 보내면 토스트를 만들어 함께 테스트해 볼 정도죠. 이렇게 까다롭게 식재료를 고르는 것은 계란도 마찬가지에요. 접시에 계란을 깨서 흰자가 흐트러지면 100% 반품 처리를 해요. 조금이라도 신선하지 않은 계란은 절대 쓰지 않겠다는 원칙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빵도 토스트에 가장 적합 빵을 맞춤 생산해 쓰고 있어요. 방부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비타민을 첨가해 만든 건강한 빵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내는 것이 비법이죠. 과일을 비롯한 천연 재료를 베이스로 한 소스도 맞춤 생산을 해 쓰고 있어요. 이렇듯 재료 하나, 하나에 들이는 정성이 바로 맛의 비결입니다.”

그들의 또 다른 성공비결은 진심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서비스를 한다는 점이다. 오후부터 새벽녘까지 긴 줄로 늘어선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부부는 한 순간도 쉴 새 없이 토스트를 구웠다. 수년 동안 하루 3시간 이상 자 본적이 없다는 그들의 모습에 직원은 물론 고객도 감동을 했다. “저와 남편, 직원 한명이 푸드 트럭에서 토스트를 만들 때는 아무리 일해도 줄이 줄지 않더라고요. 토스트 하나를 먹으려고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이 있는데 실망시켜드리기 싫어서, 몸을 아끼지 않고 일했습니다. 새벽까지 일하다 집기 더미에 쓰러져 잠든 저희를 보고 직원들이 굳은 마음을 먹더군요. ‘저렇게까지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지켜보던 고객들도 한 마음으로 저희 부부를 응원해줬어요.”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외식기업 ㈜문패밀리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로 호평



점점 유명세를 타며 여기저기 문카페를 따라하는 업장이 하나, 둘 생겨나가기 시작했다.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인기를 얻을 무렵, 그들은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입점을 계기로 ㈜문패밀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의 길로 들어선 것. “전국에서 손님들이 너무 몰리다보니 제 그릇에 넘친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부터 함께해 온 소상공인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때마침 서면 롯데백화점 입점 제안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백화점에 입점한다는 것이 두렵고, 멀게만 느껴져서 꺼려했어요. 그러나 지금 한 식구로 일하고 있는 박태영 이사님과 몇몇 분들이 새벽녘까지 일하는 걸 지켜보며 진심으로 권해 용기를 얻어 백화점 입점을 결심했어요. 이후 높은 매출액을 기록하며 많은 곳에서 입점 제의를 받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문패밀리를 설립해 외식기업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경영학 박사님을 비롯해 전문가들을 모시고 착한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입점 이후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롯데백화점(서면, 광복, 강남), 김해워터파크, 죽전 신세계백화점, 롯데몰(김해장유, 은평), 전포동 문라운지, 경성대 부경대역 內, 수원 영통 홈플러스, 서울 홍대, 대구 동성로 등 그외 다수에 문을 열며 꾸준한 성장세를 그렸다. 최근에는 일본 도쿄점, 미국 LA점을 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등지의 해외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역으로 해외에서 한국 토스트의 진가를 알리겠다는 것이 그들의 포부다.


이렇듯 ㈜문패밀리는 부산을 넘어 전국적인 외식 브랜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본질을 잊지 않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초심을 잃지 않는 태도다. 평소에도 송정 본점에 나와 토스트를 굽는 배선옥, 임종철 대표는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이다. 푸드 트럭에서 시작해 번듯한 사옥을 세웠지만 처음 마음 그대로 단골손님을 맞는다. “벌써 송정에서만 20년이니까요. 중고등학교 때 데이트하러 송정을 찾으면 들렀던 단골손님이 아이들 손을 잡고 다시 찾곤 해요. 반가운 마음으로 제가 맛있게 토스트를 만들어주죠. 단골손님들과 오랜 정을 느낄 때가 가장 큰 보람이에요. 최근에 문을 연 미국 LA점을 찾았을 때도 ‘맛있게 토스트를 만드는 것보다 손님이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서비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했어요. 맛은 만드는 이의 정성과 마음이 담길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욕심내지 않고 앞으로도 초심을 잘 지켜나가겠습니다.”



본사와 점주가 상생하는 브랜드, 소상공인들에게 힘이 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그들의 꿈이다. “사업 실패로 절박했던 순간, 문카페는 제게 새로운 꿈이었습니다. 저처럼 누군가 절박한 상황에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힘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에요. 성실하게 노력하지 않고 유명 브랜드의 간판만을 걸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 외식업입니다. 정말 건실한 마인드를 가진 점주들과 함께하고 있어요. 앞으로 책임져야하는 식구들이 늘어난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건강한 프랜차이즈 문화를 만들어나겠습니다.”


명함 아래 적힌 ‘작은사랑 큰희망’은 그들이 꾸준히 참여해온 봉사단체다. 월 매출 100만원이 채 되지 않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나눔과 봉사를 계속해온 것.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키워온 꿈의 주역은 자신들이 아니라 오랫동안 사랑해준 손님들이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송정의 명물로, 송정해수욕장을 찾으면 문토스트를 꼭 먹어봐야한다는 입소문을 전해준 것은 바로 손님들이에요. 1~2시간은 기본이고 최대 3시간 반까지……. 토스트를 먹기 위해 긴 줄을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준 손님들이 있어 문카페가 전국적으로 알려질 수 있었습니다. 손님들과 함께 성장해온 문카페, 이젠 ㈜문패밀리로 소상공인들과 함께 상생하는 착한 기업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건강한 일터를 만들고,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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