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08(월)
 


  주민들이 조직한 지방단체에 의해 지역사회의 공적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집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지방자치. 그러나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현주소는 그렇지 못하다. 동(洞)마다 조직되어 있는 주민자치위원회는 대민봉사 정도의 역할에 머무를 뿐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 그렇다면 주민자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오늘 만난 임혜숙 회장은 주민자치 본연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고민, 그 체계와 초석을 다잡아 주민자치의 모델이자 모범사례로 꼽히며 주민자치의 선구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 이에 주간인물은 그가 걸어온 길을 통해 진정한 주민자치란 무엇이며 주민자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_박지영 기자


안심카드보급사업, 청소년주민자치회 시행으로
전국 주민자치위원회의 모델로 떠올라



거제 상문동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취임하던 날 임혜숙 회장은 화환을 거절하고 대신 쌀을 받았다. “주민자치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단순히 봉사가 아닌 정말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취임식 때 받은 쌀로 바자회를 열었습니다.” 바자회를 통해 확보된 예산으로 임 회장은 주민자치의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일본 야매시(거제시와 자매결연)의 나가사키를 방문했다. 이를 통해 노인복지사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임 회장은 시(市)복지담당자와 보건관계자, 119 안전센터장 등 다양한 자문을 통해 ‘안심카드보급’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성과 반응이 좋아 전국에서 벤치마킹 요청이 들어올 정도. 후속사업으로 주민자치위원들과 건강지수가 가장 낮은 노인 간 1:1 자매결연을 통해 모닝콜 사업도 준비 중이다. 이어서 상문동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사업은 청소년주민자치회. 작년 2015년에 창립한 청소년주민자치위원회는 청소년에게 풀뿌리민주주의를 가르치고 지역사회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만든 단체다. 중학생 10명, 고등학생 10명 총 20명으로 창립한 이 단체 역시 상문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해 추진한 사업. 이 역시 반응이 좋아 확대 시행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여전히 자금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주민들을 위해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주민들을 위해 두 사업이 지속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지요.”


거제관광민간홍보사절단 중국 무석시 방문

주민자치 역량 확대와 더불어 주민자치 위상 정립까지
주민자치 기틀 마련에 힘 쏟아



2014년 거제시를 통합하는 주민자치연합회 창립총회에서 임혜숙 회장이 초대회장으로 추대되었다. 통상 위원장들로만 구성되는 주민자치연합회와 달리 주민자치위원회를 구성하는 모든 위원들이 참여하는 거제시 주민자치위원 연합회는 관과의 협치 형태를 벗어나 실질적인 주민자치의 길을 가기 위해 구성원들의 역량강화와 주민자치의 위상 정립에 힘쓰고 있다. 교육을 통해 주민자치위원들의 역량을 강화, 주민자치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올해 11월에는 ‘주민참여 예산제’라는 슬로건을 걸고 ‘예산’에 대한 대대적인 교육이 이뤄질 예정. 주민자치 역량강화와 더불어 주민자치조례를 시(市)조례로 제정하는 등 주민자치의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데도 힘쓰고 있다. 나아가 임 회장은 2015년 전국에서 3번째로 주민자치조례를 도(道)조례로 제정, 주민자치위원회 제도의 효율을 높이고 역할을 명확히 하는 등 주민자치제 위상을 정립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남부내륙철도 거제 유치, 거제관광민간홍보사절단 등
지역 현안과 대외활동에도 적극 참여




남부내륙철도 거제유치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중심지인 거제. 외부인의 왕래가 잦은 도시임에도 늘 KTX 유치에 고배를 마셔왔다. 이에 상문동 주민자치위원회를 포함한 거제시 주민자치위원 연합회에서는 국회와 세종시를 여러 차례 방문, 남부내륙철도 거제 유치 확정에 힘을 보탰다. 앞으로는 지심도 반환 확정에 힘입어 저도 반환 운동도 계획 중이라고. “주민자치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 지역에 주어진 현안을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연합회 회장이란 직함을 내려놓더라도 함께 힘을 보태려 합니다.” 또한 적극적인 대외활동으로 거제를 알리는 데도, 선진 문화를 배워오는 것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며칠 전 중국 무석시에 거제관광민간홍보사절단으로 참여해 농수산물 판매 MOU체결 현장을 보고 왔습니다. 제가 본 것, 경험한 것, 그리고 깨달은 바를 주민자치에 기여하도록 또 고민해봐야죠.” 이렇듯 지역 현안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준 임 회장은 ‘시의회 본회의 공개방송’을 이끌어내며 주민들의 알 권리와 더불어 주민들이 정치에 한 발 더 다가서게 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봉사는 봉사단체에, 복지는 복지단체로
주민자치는 주민들의 행복을 위한 정책,
문화사업에 힘써야


임혜숙 회장이 보여준 다양한 행보는 주민자치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말만 주민자치가 아닌 체계를 갖추고 실질적으로 주민들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여 본연의 역할을 해내는 것. “봉사는 봉사단체에서 복지는 복지단체에서 해야 합니다. 봉사와 복지를 위한 단체는 주민자치단체가 아니더라도 무수히 많죠. 주민자치는 주민들의 행복을 위한 정책과 문화사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앞으로 제 임기가 끝나더라도 끝까지 주민자치 발전에 힘쓸 생각입니다.”


[안심카드보급사업]
안심카드보급사업은 65세 이상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지급된 병에 혈액형, 지병, 복용중인 약, 외래병원 연락처, 비상연락망 등을 넣어 냉장고에 보관하게 하는 사업이다. 안심카드보급사업 대상자는 집 대문에 따로 표시를 해두어 위급 상황에서 정보를 제공, 정확한 초기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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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박지영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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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행복을 위한 정책과 문화사업이 주민자치의 진정한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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